13. 영어? 일단 좌절 좀 하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by gruwriting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면, 일정 시간이 지나고 궁금해집니다. 잘하고 있는지 어느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진행 상태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자꾸 찾게 됩니다. 특히 언어를 배운 것은 스스로 느끼는 것과 실제 사용하는 것이 달라서 정확하게 어느 정도 알고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간단한 대화는 해석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간단한 문장은 키워드 만으로 이해 가능한 정도? 간혹 막히는 단어가 있어도 문맥으로 유추할 수 있는 정도? 하지만 며칠이고 시간을 내서 연습하지 않으면 다시 보란 듯이 낯설어지는 언어?





결국, 잘 듣고 잘 읽고 잘 써보고 잘 말하고 싶어서 배우고 연습했던 영어, 영어를 매개로 다른 단어도 차츰 배워보리라 계획했건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듯해서 약간 피로감이 생깁니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고... 언어를 잘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세상에 대한 시각은 조금 더 확장되고 관심사에 대한 정보의 접근 범위도 확장됩니다. 그동안 모르던 세상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관점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식 사고와 영어식 사고가 다르듯 그 작은 사고방식의 차이가 같은 경험을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볼 기회가 생깁니다.






#생각과 관점의 확장을 위하여


한국어를 제외한 외국어에서 느끼는 공통된 부분일 것입니다. 영어가 수월해지면(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추가로 다른 언어도 배워볼 생각입니다. 언어를 배우는데 선입견이나 두려움은 없다는 걸 알았고 그렇다면 새로운 도전은 늘 가능한 상태입니다.



'무엇에 쓰려고 했던가?'

영어를 단순 지식으로 배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언어를 통해 여러 문화와 관계들, 삶에 대해 배우려고 합니다. 사고의 확장이고 세계관의 확장입니다. 사춘기도 아니고 무슨 세계관과 세상의 넓이를 따지냐고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좁디좁은 시공간의 장벽이 사고의 장벽을 칠 때 죽을 것 같아, 책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마음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나 자신과 인간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것뿐이고 그 수단이 언어일 뿐입니다. 어떤 것이든 동기가 분명할 때 집중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은 따라옵니다.



프렌즈, 처음엔 시끄러웠습니다. 미국의 시끄러운 젊은이들의 이야기라 공감대도 없고 피곤한 소리가 그저 소음이었습니다. 지금은 뉘앙스가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초집중을 하면 가끔 그들의 유머에 함께 웃게도 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말도 안 돼 보이던 그 이야기(스토리)를 말이죠.







#어떻게 증명하고 확인할까



읽고 듣고 말하고 매일 30분씩 꾸준히 하는 힘, 그건 결국 매일매일의 작은 성공이 쌓여서 실력으로 증명된다면 얼마나 뿌듯할지 상상해 봅니다. 인간이란 원래부터 자신이 극복하지 못할 환경에 노출이 되면 되던 안되던 발악(?)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질러보고 깨달아가는 거죠. 알듯 말듯한데 (한국인 특유의) 눈치코치로는 알 것 같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1. 말할 때, 단어 생각이 나지 않았을 때,

말하고 싶은 걸 직접 사용하지 않고 대신 다른 쉬운 단어로 묘사(스무고개를 거꾸로 해 보는 것 같은 방식) 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상대방은 말하는 사람이 어떤 걸 말하고 싶어 하는지 유추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하고 싶은 단어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반복된 문장구조로 연습이 필요합니다.(이게 사실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설명하는 방식이라 문장 구성을 하기가 처음엔 어렵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문장이 아니라 몇 단어로 하다가 단어 수가 늘어 문장이 되고... 그렇게 변해갑니다.)



2. 문법구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때,

구동사의 반복/ 패턴학습이 유효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구동사의 틀을 연습하면서 표현하고 싶은(혹은 알고 있는) 단어로 살을 붙여 한 문장을 완성해서 말하려고 하고 문장으로 써보는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



긴 문장으로 학습 내용이 확장되면서 얼마 전부터는 팟캐스트 청취를 조금씩 추가해 봅니다. 팟캐스트에서 영어화자들의 문화에 대해 조금씩 색다른 경험(우리가 배운 사전적 의미와 다른 것이 꽤 많네요)을 하기도 합니다. 억지로 단어를 외우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콘텐츠나 관심 분야 글들을 익히면서 단순히 의미를 이해해 보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주 듣고 자주 보고 자주 재미를 익혀가는 방식이 저는 맞습니다. 일단 흥미를 유지하면서 한 가지 관심 영역에서 그 영역을 하나씩 추가해 가는 방식으로...







모든 시작은 극히 단순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복잡해질수록 처음의 과정을 유지하느냐 포기하느냐에 따라 내 것이 되고 안되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영어 역시 간단한 문장 하나하나는 각각이지만 이를 연결하면 긴 문장이 됩니다. 그걸 이해하고 하나씩 늘려가다 보면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전철의 광고 카피 한 줄(‘미래를 잊을 줄 몰랐어요’라는 카피를 보고... 영어로 미래에 'm'이 적절한 위치에 몇 번 들어가 있는지, 'r'이 연속으로 들어가는지, 'o'의 위치는 어디쯤 놓여야 맞는지 헷갈리는 중년을 표현한 광고)을 보고 이렇게 뜬금없는 시작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영어라는 도구보다도 오십 대 후반을 향한 시점에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그 느낌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시작했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SKY를 나와도 회화조차 못하던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고 실용적인 측면을 전혀 고려할 수 없던 시대에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마치 이어 플러그를 귀에 꽂고 활자만 구경하던 수준에서 시작을 한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이제는 압니다. 되던 안되던 시작을 하면 증명할 방법도 찾아진다는 걸. 시작이 반이란 말이 이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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