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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by gruwriting



생애 첫 천둥소리는 낯설어 무섭지 않았고

생애 첫걸음은 넓은 세상을 본 적 없기에 더뎠다.



어제는 잊은 지 오래고

오늘은 사그라져가는 시간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갈팡질팡 방향을 잃었다.



육신의 절망을 깨 내는 정신이 더 이상 빈둥대지 않도록

시간과 희망과 내일을 향해 문을 조금 열어두지만

속절없는 지금,

세상의 부질없는 행복이, 세상의 실체 없는 희망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용맹함도 객기도

사그라지는 육신과 함께 녹아버리는 시간,

고요한 호수 안에 눕는다.



평정의 호수 위로 부는 무절제한 바람은 이제,

앉을 곳이 없다.

홀연 세상을 벗어난 듯 생애 마지막엔 곁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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