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is happening FOR you, not TO you. 모든 일은 그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일어난다.
어감상, 모든 일은 당신을 '그저 엿 먹이려고'가 아니라 당신을 '더 나아지게 하려고' 일어난다는 뜻이란다. 나에게 갑작스럽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그것도 매우 고약한 일이 발생했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하는 인간형인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외면하고 회피하는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또' 일어나는 거냐며 좌절하는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모르고 갈팡질팡 하는가?
삶이 가끔 나를 실험대에 올린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것에 좌절하고, 외면하고, 회피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며 음, 네가 그럴 줄 알았다,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 지구인이 삶의 시험대에 오른 지 1년이 넘었다. 우리는 좌절하고 갈팡질팡했다. 이번엔 나만의 고통은 아니었음이 그나마 다행인 건가.
어둡고 긴 팬데믹의 터널을 통과해 오면서 내 지난 1년을 돌아본다. 처음으로 마주했던 낯선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겪어내야 했던 현실은 암담했다. '코로나'라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실감했고, 무기력해지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또 놀라운 자생력으로 우리는 긴 터널의 출구를 향해 나아가는 법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 출구까지 이르려면 얼마나 더 많이 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방향을 찾아간다는 것에 희망이 있다. 그 길 끝에 쏟아지는 빛이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현재의 나와 우리. 언제나 중요한 건, 그리고 의미 있는 건, 살아내는 '현재'이다. 가끔은, 혹은 자주 나를 속여 슬프고 노하게 하는 삶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사설이 길었다.
50이 코 앞에 다가오는 것도 서러운데 모든 것을 묶어버린 코로나 세상이라니. 그 속에서 숨통을 틔워 보고자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다.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내가 만남과 소통의 제약에서 궁여지책으로 나 자신과라도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나 할까. 나쁘지 않았다. 아니,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는 잘 몰랐던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일이 잦아졌고, 덕분에 자주 충만해졌다.
그러다 보니, 글로 모인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지난겨울, 8가지 주제로 진솔한 일상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여러 사람이 한 주에 2~3개의 공통 주제로 쓴 글을 공유하는 일은 전에 해 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기한이 정해진 글쓰기는 변화 없이 안위만을 추구해 온 나태한 삶에 오랜만에 찾아온 설렘 어린 긴장감이었다.
6명의 작가들(나를 포함, 유별, 장선경, 소네치카, 이조영, 스테르담)의 '공저' 형식이지만, '그루잠'이라는 내 필명이 적혀있는 책을 받아보니 감개무량하다.
*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씨앗 삼아 싹을 틔우고 튼실한 열매도 맺기를 바라며, 독자들께 내 이름이 들어간 공저, <글로 모인 사이 3>(출판사 BOOKK)의 출간 소식을 기쁜 마음으로 전합니다. 더 나아지는 글을 쓰기 위해 더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