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문장》이 출간되었습니다!

by 정혜영


4년 만입니다.

은사님을 뵈러 가는 거요. 작년 이맘때에도 제 은사님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어요. 5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여지없이 더 그리워지는 저의 중3 담임 선생님이시죠.


코로나 이후, 지방에 계신 어르신들은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가족조차 반길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렇게 "코로나 끝나는 대로 만나자" 하시던 선생님을 이번에 드디어 뵌 거예요. 가정의 달 5월엔 지방으로 가는 KTX 열차 예매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랍니다. 특히 제가 이용할 행신역은 종점역이라 더 표 예매가 어려워요. 이번엔 꼭 선생님을 뵈어야겠다, 생각하고 2주 전에 들어가 보니 꼭두새벽이나 늦은 밤 시간 외엔 표가 매진이더라고요.


계속 친분을 유지해 오던 중학 동창들 몇과 은사님을 만날 생각에 오랜만에 소풍 전날 아이처럼 설레었지요. 출발 전날 밤, 제 노트북 가방에 선생님께 드릴 선물 하나를 챙겨 넣었어요. 작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어린이의 문장》이 원제 그대로 책으로 출간되었거든요.


타깃 독자층이 2030 세대라 60대 중반을 넘기신 선생님께서 보신다면 "허허" 하실 내용이겠지만 제자가 쓴 책이니 그것 자체로 의미 있기를 바라면서요. 함께 만난 반가운 중학교 때 친구들과 까르르 웃고 떠들다 먼저 일어서시는 선생님께 조용히 책을 건네드렸어요. 선생님은 예의 그 넉넉한 웃음으로 책을 받아 드셨지요.

"아이들 너머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교사의 자세,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영원한 나의 은사님이시자, 영혼의 아버님, 감사합니다."

책 첫 장에 쓴 저의 진심을 담은 문장이 정년 은퇴 후 2년이 지나 후련하면서도 헛헛하실 선생님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면서요.


교직 23년 차인 저는 이제야 선생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제자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시고 제자들의 삶에 관심 가져 주시던 큰 어른 같던 선생님이 지금 돌아보니 당시엔 30대 초반이었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저는 그 나이 때 제 학생들에게 어떤 선생이었을까요?


아이들의 글과 함께하며 제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들을 엮어 글을 쓸 때도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되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요. 아홉 살 때 했던 생각과 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고 마니까요. 사라지면 아쉬울 아이들의 문장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한 편, 두 편 쓰다 보니 글이 모이고 책이 되는 기적이 생겼네요. 제게 위로가 된 아이들의 문장이 일에 치이고 인간관계가 힘에 부치는 2030 세대들에게도 위로가 된다니 참 다행이에요. 투명한 단순함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나 봅니다.


제 책의 책임 편집을 맡아주신 흐름출판의 편집자님은 제 글을 읽은 첫 MZ 독자이기도 했어요. 편집자님께서 제 글을 교정 보시다 전해 주신 메일 말미에 사담이라며 전해주신 이 말에 저는 그야말로 감동의 쓰나미였답니다.

- 이번에 작가님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또 감상에 빠지곤 했답니다. 이것은 직무유기가 아닌가, 하면서요. 분명 펜을 들고 있으면서도 한 번은 그저 글에 흠뻑 빠져 읽고, 아차차 이럼 안 되지! 하며 다시 읽으며 펜을 대었다가도 이걸 수정하는 게 작가님께 폐가 되진 않을까... 의미 전달에 오류가 있으면 어쩌나, 하면서요.

그렇게 어느 때보다도 고친 게 없는 원고를 보며 이래서 되나... 했답니다. 이런 고민을 하게 하는 글을 만나 또 한편으론 너무나 행복했고요.

작가님이 오래도록 글을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



제 글을 저 다음으로 가장 애정해 주시는 편집자를 만나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덕분에 용기 내어 더 열심히 글을 써 보려고 해요. 편집자님 뿐 아니라 제 글을 본 출판사 관계자 분들 모두 비슷한 반응이었다고 하니,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독자들께 널리 읽히길 소망해도 될 것 같아요. 함께 해... 주실 거죠? :)



다음은 출판사 책 소개입니다.


세상에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다.
나의 문장이었을 아이들의 문장으로 조금 더 단순한 내일을 살기를


그럴 때가 있다. 아무도 타박하지 않고 지적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위축되는 순간. 집으로 돌아가 간절히 혼자 있고 싶은 순간.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홉 살을 지나 어느덧 사회인이 된 우리들은 힘껏 버티다 여지없이 무너지곤 한다. 낯선 환경에, 어려운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꿋꿋이 버티는 어른들을 위해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어린이의 문장』이 흐름출판에서 출간되었다.


8천여 편의 후보작 중 엄선된 단 한 권의 에세이 『어린이의 문장』은 유쾌하고 말랑말랑한 아이들의 글과 따스한 시선을 가진 작가의 마음이 모여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초등교사로 20여 년이 넘는 기간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작가의 이 책을 읽노라면 아이들의 엉뚱하고 신박한 표현에 미소 짓고 어느새 가슴 한편엔 온기가 퍼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세상에 어린이가 아니었던 어른은 없다. 어른이 어린이의 마음을 만난다는 것은 각자의 어린 시절과 조우하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앞을 보며 달리다 지쳐버린 어른들이 잊고 있던 자신의 어린 시절 문장을 만나기 바란다. 덕분에 위축된 어깨를 펴고 복잡다단한 일상 속에서도 조금 더 단순한 내일을 살기를 희망하며, 작가는 이 책으로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마지막으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 정문정 작가님이 써주신 추천사 글 덧붙입니다. 정문정 작가님, 감사합니다.


육아의 순간 중 제일 크게 웃게 되는 건 아이와 대화할 때다. 아이의 기발한 말들과 편견 없는 말랑말랑한 시선에 매번 놀라워한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바쁘다는 이유로,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조금은 시시하게 여기며 무심코 지나쳐왔던 아이들의 말이었다.


그에 반해 아이들은 일상을 하나하나 곱씹어 겪으며 느린 시간을 겪는다. 그 시간 속에서 자주 반성하고 다짐하며, 노력으로 달라지는 세계를 진심으로 믿으며 자신들을 둘러싼 세상을 대한다. 그리고 이건 우리 안에도 한때 머물던 마음이었다. 그때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기를 꿈꿨던가.


이십 년 넘게 초등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이 말하고 쓴 이야기를 수집해 온 저자의 이 책은 우리를 푸릇한 잔디밭에 앉아 잠시 쉬어가도록 이끈다. 여유 없는 하루에도 최소한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오랜만에 시간이 천천히 흐를 것이다.

- 정문정(《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저자)



《어린이의 문장》은 다음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9243420

http://aladin.kr/p/2zqOq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430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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