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브런치 알림 소리에 들어가 보니 이런 알림이 와 있습니다. 아내는 본 눈을 의심합니다. 뭐지? 잘못 왔나? 다시 봐도 알림 밑에 글 제목이 어제 올린 아내의 글이 맞습니다. 세상에, 생각 주머니를 끄트머리까지 쥐어짜 내며 공들여 썼던 글들은 오뉴월 찬서리보다 더 냉대받더니,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옆 동료에게나 건넬 법한 수다가 조회수 2000이라니요.
아내는 입이 떡! 벌어집니다. 이전의 알림 목록에 조회수 1000 돌파 알림도 이미 와 있던 터입니다. 전혀 상상도 못 한 일이지만 아내의 입꼬리는 절로 귀에 걸립니다.
그런데 아내는 아직 좋아하기엔 때가 이름을 곧 알게 됩니다. 글을 올린 다음날 퇴근하는 길에 조회수 3000 돌파 알림이 왔기 때문입니다. 한껏 들뜬 기분에 아내는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려줍니다.
남편의 응답입니다. 남편의 저 큰 머리에(남편의 머리는 실제로 평균 인간의 1.5배 정도 큽니다) '똥'이 아니라 '똔'이 찬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자, 고 아내는 분을 삭입니다. 아내가 저렇게 '똔'만 찬 머리였더라면 진즉 대박 좀 터뜨렸겠다 싶은 생각에 울화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겨우 참습니다.
아내는 이유를 알고 싶어 집니다.
다음(daum) 앱에 들어가 검색창에 '회덮밥'이라고 쳐 봅니다. 검색은 항상 네*버에서 했던 터라 다음 검색창에 뭔가를 검색해 보기는 난생처음입니다.
오, 다음(daum)에서는 '회덮밥'에 대해 음식 레시피를 가장 먼저 노출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내는 검색어가 포함된 블로그를 먼저 보여주는 네*버와의 차이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레시피 다음에 관련 정보를 담은 통합 웹 정보, 그다음이 장소 정보, 그러고 나서 친숙한 낱말, '브런치'를 찾아냅니다. 브런치 첫 번째에 자리한 더 친숙한 제목, '회덮밥'도 발견합니다.
이거였습니다. 그렇게 단시간에 조회수가 오른 것은.
아내의 마음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아내는 네*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만 써서는 통 조회수가 나오지 않게 되기 때문에 아내의 글을 노출시키기 위해 쓸데없이(?) 치장했던 겉치레들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아내는 깔끔한 폼에 글만 써도 다정한 눈길을 보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는 공간, 브런치에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검색어로 상단만 점유한다면 글의 질과는 상관이 없는 건가, 싶은 마음에 약간은 허탈해집니다. 아내가 매일 만나는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생각하면 이것이 다는 아닐 텐데 말입니다. 아내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웹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에라, 모르겠습니다. 뭔가 있겠지, 넘어가렵니다.
하찮은 글을 쓰는 아내지만 브런치에서 다른 작가분들이 쓴 고품격의 글들을 매일 만나며 이 곳에 속해 있음이 내심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브런치를 모르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곳을 널리 알려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했다가 아내의 글을 읽어달라는 말 같이 들릴까 봐 그냥 둡니다. 누가 아내 대신 이 좋은 세상을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해 주기를 소망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