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순 Aug 10. 2023

직장인인터뷰 넷. PM이면 오후밖에 몰랐었는데

2년차 블록체인 스타트업 PM (Product Manager)


평생을 간호사로 살지, 안살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하나'만 알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인터뷰합니다.






직무: PM(Product manager) - 블록체인 스타트업 PM

일한기간: 2년차



간략한 소개!

- 블록체인 스타트업 PM으로 2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 현재 일 대만족입니다.

- 이전에는 광고대행사에 다녔었습니다.

- 제품을 만드는 일의 중심으로 가고 싶다', '이 분야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일에 만족하시나요?

만족합니다. 특히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성숙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고, 저도 같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선택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직무/ 개인의 성장가능성/ 같이 일하는 사람/ 급여)

직무 -> 같이 일하는 사람 -> 개인의 성장가능성 -> 급여






어떤 일을 하시나요?


하는 일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 (PM)를 하고 있습니다.

PM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와  프로덕트매니저(Product manager)로 나뉩니다.  

저는 프로덕트 매니저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P는 Product(제품)인거죠.


프로덕트는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실물로 존재하는,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재화를 말하고,

또 다른 하나로는 IT회사에서 다루는 어플리케이션처럼 무형으로 존재하지만, 사용자에게 쓰임을 제공하는 제품을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블록체인 회사에서 PM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종류의 블록체인 위에서, 각 네트워크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치를 쌓아 가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마케팅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제품 기능'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특히 다릅니다.

PM(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떠한 기능을 사용자에게 화면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합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각 네트워크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우리 어플리케이션을 제시할 때, 이것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은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언어'로 전달한다면,

PM은 '화면과 사용경험'으로 혜택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데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고객과 소통을 어떠한 수단으로 하는가'가 다르고,

소통의 결과물은 매출 혹은 수익, 반응 이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많은 것을 다양하게 알고 있어야할 것 같아요.

맞아요. 알아야 할 것, 공부해야하는 것도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뭔들 공부를 안해야겠어요.. ㅎㅎ






현재 일에 만족하시나요?


만족이라...일 자체도 좋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족'은 잘 모르겠어요.

일하고 받는 돈에 '만족'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일한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던가, 뭐 그정도가 가능하다면 이제 "만족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글쎄요..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습니다. 한 한달에 천만원? 정도 받으면 만족할라나요? (ㅋㅋㅋ)



어떤 식으로 일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일단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따라오는 '하기 싫은 일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마저도 감수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되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렇다면 예를들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

'하고 싶은 것'은 무언가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그걸 할 때 기분이 좋아요.

거기서 '해야하는 일'은 쉽게 만들긴 했지만, 결국은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사용하게끔 만드는 일이에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해서라도 사용하도록 만드는 작업이죠. 그 과정에서 해야하고, 하기 싫은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아까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좋은가요?

네. 너무 좋습니다.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너무, 너무 중요해요.

저도 이분들하고 같이 일하면서 성숙해졌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철이 들었다'는 느낌도 들고요.


저희 팀은 제가 입사한 뒤로,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바뀌지 않았어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빠르게 바뀌어요.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오래 있겠다' 하는 기대도 딱히 없고, 나간다고 하면 '아 나가는구나' 하는.. 그렇게 받아들여요. 그래서 같이 일하는데도 서로 잘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그럼에도 저희 팀은 같이 오래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문화


1) 하는만큼 받습니다.

정말 하는만큼 나옵니다.

물론 시간적인 경력도 이 사람이 '한 것'이지만, 매순간 자신이 맡은 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공식적인 연봉테이블'이라는 것이 딱히 없거든요.

예를 들어 1년차에는 얼마를 받고, 10년차에는 받는 돈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업계평균은 있지만, 공식적인 연봉은 없습니다. 그래서 연차에 상관없이 사람마다 받는 급여가 달라요.


무섭네요. 사실 '하는만큼 받는다'가 잘 상상이 안돼요.

그렇죠. 잘하는 분들은 정말 잘 하시거든요. 받는 급여도 높고.

그런데 가끔가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스타트업은 전통적인 기업의 '수직적인 체계'에서 탈피한 환경이 잘 조성이 되는 편인데, 그게 정말 다인 줄 아는 사람.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일하기 좋은 환경이 주어졌음에도 열심히 일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 가끔 있어요. 아쉽죠.



2) 자유로움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형식적으로 작성해야하는 보고서 없음

일하면서 앞머리 롤(!)을 말고 있어도 됩니다. 아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그거 안좋아하는 어른들 많거든요.

빠른 의사결정

대기업은 이미 성공을 한 기업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실패를 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의사결정이 좀 느려지는 것 같아요. 조심해야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그에 비해서 스타트업은 성공을 해야하는 기업인거에요. 그러니까 일단 가능성이 있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준비를 해서, 실패에 상관없이 해보는 것이죠. 어떤 것을 시도해봤을 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접고, 또 다른 것을 해봐야 해요. 그래서 스타트업의 의사결정이 대기업보다 좀 더 유연하고 빠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것저것 동시에 도전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나에 초집중을 해서 빠르게 그 결과물을 얻어내는 작업을 무한 반복한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전에는 광고대행사를 다녔어요.

다녔는데,,, 다니다가,, '그만해야겠다'하고 나왔죠. 하하하…


저는 일하면서 받는 급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과연 진짜 내가 이 연차에, 이 돈을 받고

이 일에 집중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우리 결국 돈벌려고 직장다니는 거잖아요

그쵸..

인턴으로 다닌 프로덕션 이후 다녔던 대기업은 급여는 만족스러웠는데, 일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그리 크지 않았어요. 이게 제가 있던 시기의, 제가 있던 부서만의 특징일 가능성이 높아요. 모두가 이렇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토대로 제품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었어요. 이미 정해진 틀이 너무 견고해서, 저는 그것을 그냥 따라가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늘 기획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학생일 때 공모전에 참여해도, 항상 기획을 담당했고, 그것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학과가 마침 광고홍보학과니까, '나는 광고기획을 하고 싶은 가보다'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렇게 두번째 회사도 나와서 생각해봤어요. 생각해보니,


1) 기획이라는 특기에 산업전문성을 갖추고 싶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광고기획분야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다뤄야하는 산업군의 범위가 넓습니다. 어느 한분야에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넓은 범위를 오가며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춰야 합니다.

어제는 의자 광고주, 오늘은 과자 광고주와 소통해야하는 경우도 올 수 있어요.


2)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아니라면, '다루는 제품군의 연속성'이 많이 낮아집니다.

어제는 새우깡을 광고하다가, 오늘은 스마트폰을 광고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 후, 강점이 발휘되는 산업군에 점점 전문가가 되어갑니다.


3) 제품이 탄생하는 전반적인 과정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발전시키고 싶었어요.

산업군의 '중심'에 들어가고 싶었죠. 광고를 기획할 때는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해는 사실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저연차였기에 이런 경향이 더 컸죠)

'내가 사람들에게 "이 제품 써보세요"라고 광고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제품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을까?'라는 왠지모를 의구심도 느꼈고요. 일의 연속성이 낮고, 유행에 의해 민감하게 바뀌는 것도 크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있는 곳은 '제품을 만드는 일의 중심으로 가고 싶다', '이 분야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온 곳입니다.






직장 선택조건


직무 -> 같이 일하는 사람 -> 개인의 성장가능성 -> 급여


1) 직무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원했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 이 회사에 와 있는 것이니까요. 하는 일이 일단 자신과 맞아야하죠.



2) 같이 일하는 사람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며 다니기 위해서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그들에게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잖아요?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 저 또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좋은 사람'은 '친구로서 좋은 사람'과는 다른 것 같아요. '친구로서 편한사람'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공감을 주고 받고 감정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직장에서 '좋은 사람'은 '성장을 도모하고 성과가 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은 기본적으로 깔려야 하는 것이고, 일을 함으로써 나와 회사가 성장을 하고 성과를 내야하니까요.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존경..(?)이라는 말은 좀 부담스러운 것 같고, '닮고 싶은 사람'을 말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좋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에요.

일을 하다보면, 회사동료들을 그 어떤 가족과 친구, 연인보다 더 자주본단말이죠? 제 생각에는 일하는 그 8-9시간동안,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보이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사람이 자신의 삶과 이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 사람이 얼마나 성실하고 꾸준히 실력을 길러왔는지, 그리고 이 사람이 최고가 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보이는 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무섭죠. 저도 누군가에게 그것들이 보인다는 의미이니까요.



3) 개인의 성장가능성

제 생각엔 회사를 선택할 때, 외부의 정보들만으로는 '성장가능성'을 점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내가 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가'는 이미 회사에 들어갈 때 어느정도 걸러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회사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 회사가 저를 뽑았겠죠?  

그 후에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는 회사에 들어가봐야 아는 것이죠. 그래서 '회사를 선택함'의 관점에서 보자면, '성장가능성'을 후순위에 두었어요. 밖에서 볼 때는 내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죠.

직접 회사의 현직자를 인터뷰해보거나, 그럴 수 없다면, 직접 들어가서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내가 갈 회사'라는 선택지에서 선택된 회사이고, 그 사이에서도 필터링이 거쳐지고, 또 다시 걸러지고.... 매일매일이 성장과 검증의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4) 급여

앞의 세가지가 갖춰지면 어느정도 급여도 따라오더라고요.

급여도 사실 중요해요. '나는 낮은 돈을 벌고도 일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던 것은 예전에 했던 생각입니다.. '앞서 세가지 조건이 갖춰졌지만, 급여는 낮아도 괜찮아'는 아니에요.  앞의 세가지 조건이 갖춰졌을 때, 거기에서 어느정도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죠.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아야할까요?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싫고 귀찮은 일을 기꺼이,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일이요.

예를 들어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할게요.

사진을 찍기위해 스튜디오도 예약을 해야하고, 카메라도 구해야하고, 먼지하나 없는 방에서 이 제품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청소를 하는 것, 관련 정산하는 일도 모두 해야하는 일이에요.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좋아하는 일이지만, 다른 일들은 의미없어 보이고, 싫은 일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런 싫고 귀찮은 일들마저도 의미있게 만드는 일,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아야할까요?

저는 선후관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내 직업을 좋아하면 됩니다. 정말 정말 아무리 해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모든 걸 감수할 정도로 마음을 다져야해요.

배운건 어디 가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산업 혹은 새로운 직업의 표면적인 것에 적응 할 기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에는 무조건 성장통을 겪게 됩니다.

어느 순간 이미 적응한 환경 속에서는 또 이전과 같이 싫고 귀찮은 일을 하는 나를 마주하게 될 거에요. 반복인거죠. 그걸 감당하고 감수해야해요.

그러기 위해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