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순 Aug 10. 2023

직장인인터뷰 다섯. 간호사말고 다른 거 해도 될까요?

단발모리; 인스타툰 작가를 비롯한 N잡 프리랜서



평생을 간호사로 살지, 안살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하나'만 알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인터뷰합니다.





직무: 프리랜서 (인스타툰 작가를 비롯한 N잡)

일한기간: 5개월차



간략한 소개!

- 간호사 - 마케터를 거쳐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 자기계발 인스타툰 '단발모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 인스타툰 작가, 'HOC 커뮤니티' 매니저, 독서모임 운영자가 현재 가장 크게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 많은 고민 끝에 지금 일을 하고 있고, 간호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단발모리가 궁금하다면 클릭!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주로 인스타툰 작가로 활동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여러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5, 6개 정도의 일을 하고 있어요.


그중 3가지를 가장 메인으로 하고 있어요. 자기계발을 주제로 한 인스타툰 작가, 'HOC커뮤니티' 매니저 그리고 독서모임 '독서클럽' 운영자입니다.

독서모임은 저의 자기계발(인스타툰)계정을 통해서, 매달 8명에서 20명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로는 강의도 나가고, 책도 쓰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간호사는 3년 좀 넘게했고, 이후에 1년 8개월정도 간호사회사에서 마케터로 근무를 했습니다. 지금은 그 회사를 퇴사한지 5개월정도 되었네요.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단발모리님 인스타툰에서 병원 퇴사한지 2주만에 간호사회사로 취업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요. 좀 놀랐어요!

마케터로 이직을 한 것도, 그리고 그것이 빠르게 이루어지게 된 것도 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을 통해 이직을 하셨었나요?


간호사를 하면서 인스타툰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았고, '콘텐츠'와 '미디어' 관련된 학과를 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미술을 하기엔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고, 저도 스스로 미술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도전도 못해봤어요. 재수에서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요. 결국 '취업하자'는 생각으로 간호학과를 갔고, 간호사가 되었어요.


일을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정말 심하더라고요. 간호사를 한지 1년정도 되었을 때, 상여금으로 받았던 돈으로 아이패드를 구입하고, 그림을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주변사람들에게 인스타그램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하다보니 팔로워 수도 점차 늘어갔어요. 제가 시작할 당시만해도, 간호사가 인스타툰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 병원 퇴사할 때쯤 팔로워가 1000명정도 되었어요.


병원을 퇴사하고 구인광고를 찾아봤어요. 콘텐츠 만드는 일이 하고 싶었고, 병원과 관련된 일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간호사 회사에서 콘텐츠 제작을 한다" 라고 쓰여진 구인공고를 봤고, 재밌어보였어요.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도 못했는데,

'콘텐츠 제작하는 일이네? 창의적인 일을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그곳에 다니게 되었어요.


저도 여기에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있을지 모르겠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배운게 정말 많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제 인스타그램 계정도 같이 키울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회사를 들어가고 나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그렇죠. 회사를 들어왔기 때문에 '나만의 것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어요.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회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좀.. 나중에 알았을 것 같아요.


저는 회사에서 인스타그램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그밖에도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했어요. 같은 일 반복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모임 기획, 총괄, 진행도 해보고, 챌린지도 운영하고, 커뮤니티도 만들었어요. 저는 일을 가르쳐주는 사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에게 주어진 일들은 혼자서 헤쳐나갔어요.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회사밖에서 이런 일들을 혼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아무래도 회사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은 콘텐츠 제작에 제약이 있었어요. 여러사람의 의견이 모이다 보니까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제가 공부했던 것들을, 제가 하고 싶던 방향으로 적용해봤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제 계정이 회사계정보다 더 빨리 성장했어요.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외주와 광고도 들어오면서 수입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회사밖에서 제가 해보고 싶던 것들을 더 많이 해보면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어요.







간호사, 어땠나요?


병원이라는게,, 20대 초중반의 사회초년생이 첫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혹독한 것 같아요. 자존감을 보존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일 못하니까 혼나고 잡일을 하는 것, 처음 들어온 신규에게 반말을 하는 것, 병원 안에서 위치에 따라 생기는 차별대우, 위에서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하는 것.. 이런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저도 연차가 쌓이니까 그런 환경에 쉽게 물들더라고요. 무서웠어요.


그리고 성장보다는 '하루하루 버틴다'는 느낌이 저에게는 강했어요.

성장은 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못하는 일이나 새로운 일을 해내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3,4년차가 되어도 같은 일을 반복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일을 열심히 한다고 그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던 형태도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것이 사람 특성에 따라, 그리고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저희 독서모임에 나오시는 분들 중에 3년차 간호사분이 계세요. 그분 같은 경우에는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어하셨어요. 알고보니 그분 주변에는 성장할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대학원을 가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엔클렉스를 준비하거나, 전문간호사를 준비하는 등 많더라고요. 그런 환경에 있으면 자신도 자연히 성장할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저와 똑같이 3년동안 간호사 생활을 했는데, 다르게 생각하고 나아가는 것을 보면서 '환경이 크게 작용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간호사가 병원 밖을 나오면 어떤가요?


간호사 출신은 일을 잘한다?

병원 밖을 나오면, 간호사를 하다가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최근에는 간호사로 7년간 일하다가 옷가게를 하고 계신분의 이야기도 들었는데, 마케팅도 잘 하고 일을 잘 하시더라고요.

"간호사 출신은 일을 잘 한다"라는 소문아닌 소문이 있고, 저도 실제로 그런 사례들을 자주 봤어요.



사소한 일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저도 병원 밖을 나와서 일을 꼼꼼하게 잘하려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잘한다"라고 말해주는거 하나하나가 너무 감사해요. 병원에 있으면서 "잘한다"라는 말 듣기 사실 어렵잖아요. 병원에서 아무래도 '혹독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모든 상황에 긍정적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

간호사로 3년간 일하면서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당장 굶어죽지는 않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또 저는 3년 간호사 경력이 있으니까, 나중에 병원을 돌아갈 마음이 생기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돌아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요..ㅎㅎ

'망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저에게 여유를 만들어주었고, 그 여유가 새로운 도전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주변 환경이 바뀌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간호사를 하면서 다른 생산적인 일을 꾸준히 했으면 좋았겠다 라고 생각해요. 제가 여가시간에 취미를 갖거나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았었거든요. 다행히도 제가 그림을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운영을 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워요.

제가 간호사로 일할 때는 제 낙이 병원다니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었어요. 즐거웠지만 일을 끝나고도 병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느라 일과 제 개인생활이 분리가 잘 안됐어요.

물론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시도해볼 생각을 한다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라는 말을 들어볼 정도로 무언가를 열심히 해봤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간호사말고 다른 거 해도 될까요?


간호사도 분명히 좋은 점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간호사를 오래할 자신이 없었어요. 퇴사할 때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더이상 간호사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한번도 살아보지 못했다'라는 생각에 뭔가 억울했어요.


주변환경이 정말 중요해요

주변에 간호사를 하면서도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을 관련 커뮤니티나 인스타그램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그런 사람들 없이 혼자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정말.. 나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더이상 이상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회사밖에서 다양한 일에 도전해보세요

병원 밖을 나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할 때, 제일 먼저 눈이 갈 수 밖에 없는 곳은 쌓아왔던 경력과 관련된 곳이거든요. 그래서 스펙을 다양하게 쌓아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케팅이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마케팅이 결국 콘텐츠를 만들고, 메세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글과 그림을 통해서 하고 있고요. 결국 자신을 selling(판매)하는 일들이 자신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아야 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처음부터 잘 찾아서 잘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현재에 만족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요.

반드시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성과가 나는 사람이에요. 그걸 제가 잘 알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선택했어요. 각자에게 잘 맞는 삶의 방식이 있을 거에요. 그것에 맞게 살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인터뷰 넷. PM이면 오후밖에 몰랐었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