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침대 위에서

by 외과의사X

103병동에서 CPR이 났다. 도착하니 이미 asystole 상태였고, 환자는 이미 사망한 것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10~20명의 외과 의사들이 모여들었다. 일사불란하게 라인을 잡고 응급처치를 시작했지만, 환자의 바이탈은 돌아오지 않았다.


홍OO 교수님이 올라오셔서 ICU로 환자를 내려 ECMO를 돌리자고 하셨다. 그리고 나를 지목해 이동하는 동안 CPR을 하라고 하셨다. 환자 위에 올라타 CPR을 하며 병원 복도와 엘리베이터를 가로질렀다. 그렇게 ICU로 내려가 ECMO를 달고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환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미 사망한 사람을 두고 처치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외과 선생님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다시 살릴 수 있다면, 그 생존 기간이 몇 년에서 몇십 년이 된다면 그 보람은 엄청날 것이라고. 바이탈을 더 잘 다루고 싶다. 그런 상황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 기어코 사람을 살려보고 싶다.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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