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병을 고칠수 있는 명약 - 눈물주
내 친구 중에 시각장애인이 있다. 일상생활이 불편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그는 늘 밝고 긍정적이다.
며칠 전 그와 반주를 하던 중 느닷없이 자신의 아래 속눈썹 가까이 들이대고 따른 술잔을 내게 권했다.
“이게 눈물주라는 거야.”
“이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명약이거든.”
친구는 ‘술잔을 눈에 바짝 대고 따르면, 넘치지 않고 술을 채울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까지 보탰다.
나는 이 친구와 2005년 중국 고비사막 253km, 2006년 칠레 아타카마사막 252km 그리고 2013년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정글 220km를 함께 달렸다.
사선을 넘나들던 레이스 내내 그는 한 번도 불평이나 힘든 내색을 비치지 않았다. 정상인도 버거운 극한의 상황에서 그도 예외는 아니었을 텐데 시종 그는 맞닥뜨린 현실에 순응하는 구도자의 모습이었다.
혹시 지금 자신의 처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거나 고민으로 가득하지 않은지. 사람은 역경에 처할 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불리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눈물주의 주인공처럼 고난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어쩌면 그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힘과 약이 되지 않을까. 나는 이 친구를 만나면 내가 신체적으로 건강한 것을 넘어 늘 긍정의 힘을 배운다.
유튜브 <경수생각tv> 운영
우리글진흥원 전임교수
전)강북구 마을협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