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확률로 살 빼는 방법

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by 경규승

WARNING

아래 기술되는 체중감량 방법은 온전히 저에게 특화된 방법입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 방법입니다. 본인의 목적, 환경, 상황에 맞춰서 재해석하는 적극적인 독자, 당신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습관의 힘」에서 설명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프레임(열망, 신호, 반복 행동, 보상)으로 몇 달간 스스로의 행동을 해석했습니다. 스스로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거나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습관의 힘」의 pp 378~392를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책을 전부 읽고 삶에 적용하면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2018.12.26: 95.9kg → 2019.5.6: 82.1kg


감량했다. 성인이 된 후에 나의 일반적인 체중 범위는 80kg~95kg, max 105kg, min 75kg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15kg 이상 체중 변화가 12회 있었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6번의 감량과 6번의 증량을 겪었다. 친구들은 설경구승이라고 놀리곤 했다.


이러다 보니 체중을 줄이는 데 꽤나 익숙한 편이다. 실은 살 빼는 데 자신이 있다. 마음먹으면 살을 뺄 수 있다. 다만 마음을 먹기 위한 준비과정이 생각보다 빡빡하다, 감량하는 과정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부작용도 있다. 살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변한다. 언제건 나는 체중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먹어도 괜찮다고 합리화하는 악마가 마음속에 자라날 때가 있다. 특히 삶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 그런 경향이 있다. 정말로 터무니없이 먹는다. 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과일 주스, 젤리, 치킨. 나에게 끝판왕은 젤리다. 젤리는 무진장 타락해야 먹는다. 젤리를 먹고 있는 저를 보시면 '얘 지금 상태 많이 안 좋구나'라고 인지하시면 된다.


6회의 원치 않은 요요를 겪었다. 그래서 나는 의지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굉장히 민감하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6회의 감량을 통해서 내가 의지력을 지닌 상태로 어느 정도 기간을 지속할 수 있는지 알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어떤 계기로 식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제거하고 싶은 습관: 군것질

열망: 현실 망각

군것질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기존 생활을 스스로 불안정하다고 느꼈다.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알더라도 할 수 없었다. 인지부조화가 생긴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내 모습과 현실의 내 모습의 괴리를 느끼기 시작했다.


신호: 유튜브

현실 도피를 하기 위해 유튜브를 미친 듯이 보았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으며 '씹을 거리'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반복 행동: 퇴근길 군것질거리 사 오기

퇴근하면서, 저녁에 유튜브 보면서 먹을 자극적인 음식을 사 왔다. 돈은 돈대로 들었고 몸은 몸대로 나빠졌다. 악순환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었다.


보상: 1차원적인 행복감

정제 탄수화물은 뇌에 즉각적으로 행복감을 준다.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서 행동의 이터레이션이 누적되어 군것질에 중독된다.


해결방법

자기 전에 유튜브 보는 것을 끊었다. 일찍 잠을 잠을 드는 핵심 습관을 길렀다. 책에서는 신호와 보상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반복 행동을 변화하는 방향으로 습관을 변형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소스를 찾았다. 그리고 군것질을 원하는 신호 자체를 제거했다. 더 이상 유튜브와 군것질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필요하지 않도록 삶을 설계했다.




만들고 싶은 습관: 운동(+체중감량)

열망: 자신감

나는 살이 빠지면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이번에도 살을 뺐다. 모두가 힘들다고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이런 마음이 생긴다. 이런 작은 기쁨들이 누적되면 생활 전반에 활력이 생긴다. 스스로 꾸미려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내적 행복감은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생활에 자신감이 흘러나온다.


신호: 점심시간 + 찝찝함

점심시간이 되면 운동을 하러 갔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무조건 운동하기 위해서 머리를 감지 않고 모자를 쓰고 출근했다. 찝찝해서 무조건 점심때 운동을 하러 갈 수밖에 없다.


반복 행동: 피트니스 센터 가기

회사 바로 앞에 위치해서 점심시간이 되면 바로 운동을 시작한다.


보상: 초반에는 숫자가 주는 기쁨, 중반에는 타인의 칭찬

스스로 숫자에 굉장히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숫자로 된 콘텐츠를 좋아한다.(심지어 제목마저도 숫자가 들어간 제목을 좋아한다.) 1주일에 1번 체중을 측정했다. 물론 궁금함에 이를 지키지 못하고 중간에 확인한 적도 있다. 하지만 최대한 1주일에 한 번만 측정하는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제 살이 어느 정도(10kg 이상) 빠지고 나면 몸무게는 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운동을 지속하면 외형은 변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인지를 하기 시작한다. 타인이 인정해 주는 건 동기부여를 유지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머쓱하게 별거 아니라는 투로 그냥 조금 빠졌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글로 적으며 그때의 내 모습을 회상하니 진짜 재수 없긴 하다.


지속 방법

운동이 지겨워지지 않도록 종류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집 앞 호수 산책을 자주 한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월요일 아침마다 체중을 기록하고 있다. 숫자에 특이사항(체중 증가)이 생기는 것을 트리거로 이용하기 위함이다.




그 외 사소한 환경설정

자극을 주는 친구가 있다. 어깨, 가슴 대마왕이다. 등빨이 작살난다. 만날 때마다 어깨가 더 벌어져 보인다. 웨이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 바로 이미지 첨부해서 알려준다. 다음날 바로 시도해본다.


초반에 의지력이 충만할 때를 이용했다. 첫 1달 동안은 의도적인 식단 조절을 했다. 그리고 이런 식단 조절을 평생 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첫 1달만 하겠다는 제한사항을 두고 실행했다. 끝이 보이는 달리기는 그래도 할만하다.


친구에게 20만원을 맡겼다. 그리고 1달 뒤에 내가 원하는 몸무게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가지라고 했다. 나는 돈을 돌려받았고 예전부터 원하던 의자를 보상으로 구입했다.






이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꽤나 몸이 불편한 상태가 되었다. 이것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습관은 의식하지 않고 생활한다면 언제든 나쁜 습관으로 덮어 쓰일 수 있다. 힘들게 습관을 만들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다시 95kg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손실회피 편향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앞으로도 나는 군것질로, 유튜브로 현실을 잊고 싶은 일이 생길 것이다. 현실 도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는 것이다. 다만 장기화되어서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예전처럼 군것질 같은 1차원적인 자극을 지속할 상황은 제거한 것 같다. 왜냐하면 다른 형태의 행복과 자극을 찾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외부의 물리적 자극이 아닌 내면에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최소 만족 지점을 찾았다. 물론 기존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살이 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두렵지 않다. 난 살을 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대교, #씽큐베이션, #더불어배우다, #체인지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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