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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씽큐베이션: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후기

by 경규승

실력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와, 진짜 끝났다. 아, 행복하다!"


2019년 6월 25일 이른 아침, 마지막 서평을 마무리했다. 3달간의 긴 항해를 끝내고 마침내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결국 나는 해내고 말았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패는 절대 없다고 믿어왔다. 다시 한번 스스로를 증명했고, 선순환의 피드백을 강화할 수 있었다. 도파민이 머릿속에서 폭발했다. 감동의 순간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틀 뒤 우리 모임의 마지막 토론이 예정되어 있었다. <순간의 힘>을 읽은 우리들은, 분명히 순간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신도 같은 감정이라고 믿었다. 이기적인 나는 당신 안의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했다.


내가 인생을 걸쳐 고민할 문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선물하고 싶었다. 11주 동안 모두가 빠짐없이 작성해준 132개의 서평을 모으고 형태소 분석기를 이용해서 명사만 뽑아서 빈도를 확인했다. 그 과정은 지루했다. 안 해도 상관없는데 이걸 굳이 왜 하냐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렸다. 그래도 마지막이라는 순간을 고양시키기 좋은 환경은 지금뿐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의미가 사그라 들것이 뻔했다. 그리고 나 말고도 마지막을 준비하는 당신 역시 나와 같은 유혹이 있었을 것이고, 그때 나를 생각하면서 이겨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당신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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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글을 단어 빈도별 분포(멱분포), word cloud로 보여주었고, 12명과 단어 사용이 얼마나 유사한지 스코어링(1점에 가까울수록 유사함)했다.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지배한다. 어떤 단어를 많이 썼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어떤 경향의 사람인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어떤 감각을 주로 사용하는지, 무엇을 소중히 생각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사는지 알 수 있다. 12명의 단어를 보면서 개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결과가 나와서 흡족했다. 그리고 스스로가 그것을 해석한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그 사람이 쓴 책을 읽고 가라는 의미도 경험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읽는 것뿐만 아니라 글을 분석까지 해간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깊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마지막이 오기 전까지 행복할 권리를 얻었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의 기쁨이 더 크다. 형형색색 인쇄된, 당신을 대변하는 종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이미 당신에게 선물을 주는 순간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길들여졌다.


그날이 왔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행복했다. 어떤 모습으로 당신을 만날지 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두근거렸다. 항상 토론을 하러 갈 때, 조금은 긴장되면서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설렜다. 그런 두근거림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건 너무도 아쉽다. 하지만 우리의 순간은, 도자기같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그런 불안함을 함께하기에 더욱 인간적이고 아름답다는 것도 이번 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읽으며 배웠다.


많은 선물이 오고 갔다. 용마님의 필사 노트, 위경님의 처음과 끝이 같은 커피, 도연님의 스페셜티 커피, 캘리그래피, 손편지, 현진님의 사진, 팀장님의 증서, 스티커, 벳지, 나의 종이 한 장, 그리고 당신과 함께한 지금까지의 순간. 내가 당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만큼 당신도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온전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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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평생 가지고 갈 소중한 독서 습관과 글쓰기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해주어서.

고맙다, 혼자였으면 지쳐서 그만두었을 과정을 함께해주어서.

고맙다, 당신을 알게 되어서.

고맙다, 앞으로의 우리가 더욱 기대되어서.


고맙다








반성 → 계획

3달간의 독서토론이 끝났다. 회고의 시간이다. 반성해보자. 제대로 된 반성에는 계획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이번 여정을 돌이켜보고 다음 목적지를 찾아보도록 하자.


아래는 씽큐베이션 신청 당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기술한 글이다.


목표 토픽

씽큐베이션을 통해 아래 3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올바르게 토론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습니다.

독서 멘토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배우고 나누겠습니다.

공동의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환경을 갖추고 싶습니다.


행동 목표

1. 매주 모임 후기 작성하기(목표 1, 2 해당)

그룹장의 리더십, 리딩 하는 법, 토론하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익힐 항목을 정리하고 능력을 체화할 구체적인 목표 설정하여 성장하겠습니다.


2.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 하나 준비하기(목표 1, 2 해당)

핵심을 파악하기

책을 3 문장으로 요약해서 핵심을 파악하겠습니다.(또는 서평의 서평이 될 수도 있음)


질문 하나 준비하기

모두가 이해할 수 있지만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을 하나 준비하겠습니다. 질문의 답변과 질문이 나온 사고의 과정(명제, 전제, 귀납, 연역을 구분하여)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겠습니다. 단, 질문을 남발하지 않고 단 하나의 최고 퀄리티의 질문을 준비합니다. 적극적인 경청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3. 인생 친구 한 명 사귀기(목표 2, 3 해당)

성장에 중독된 인생 친구를 한 명 사귀고 싶습니다. [지속 성장 가능한 환경, 서로가 서로를 피드백, 서로가 서로를 자극, 내가 배운 것을 나누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공통된 목표가 있는 친구를 사귀고 싶습니다.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인생의 조력자가 되도록 함께할 것입니다.




평가

행동 목표 1: 10/12

총 12주 차의 과정에서 9, 10주 차 후기를 작성하지 못하였다. 처음에는 토론 내용만을 요약하려고 했었는데 욕심이 생겨, 해당 주간의 준비 과정과 토론에서 있었던 일들을 요약하다 보니 글을 작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4주 차 까지는 매번 작성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부담되었다. 특히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할 계획을 세우고 반성하는 일은 정말 고달팠다. 5주 차가 되어서 후기가 밀리기 시작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생활이 많이 흔들렸다. 그 결과 7, 8주 차 후기를 완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 작성하지 못하면 끝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매주 올리던 후기를 2주씩 묶어서 올리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하는 항목을 빼고, 내가 토론을 위해 준비하고 배운 것을 쓰는 것에 집중했다. 그 주간에 있었던 일과 나의 감정을 조금 더 표현하고 싶었다.


잘한 점: 끝까지 정신을 부여잡고 후기를 작성했다. 중간에 계획을 변경했다.

못한 점: 욕심을 부려서 퀄리티를 높이기보다 결과물을 내는 데 집중했어야 했다. 후기 작성의 데드라인을 설정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계획: 책에서 배운 내용 실천 기록과 평가는 데일리 리포트에 추가한다. 애프터씽큐에서는 모임 후기를 모임이 있었던 주말까지 작성한다.


행동 목표 2: 1/2

책을 3 문장으로 요약해야 한다는 목표를 까먹었다. 첫 주에만 실천했었다. 핵심을 파악하지 못해서 책의 글감을 매우 한정적으로 사용하며 서평을 작성했다. 질문을 두 개 이상 꼬박꼬박 준비했다. 하지만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서, 함께 나누는 질문으로는 많이 뽑히지 못했다.


토론 중간에 다른 각도로 삐딱하게 바라보고 질문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도연님이 내가 토론에서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해주었다고 말해주셨다. 노력을 인정받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토론에서 내가 말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적게 말하는 분들이 말할 수 있도록 질문을 가장해서 말을 유도하려고도 노력했다. 그럼에도 나는 토론에서 제일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잘한 점: 질문을 준비했다. 삐딱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못한 점: 책을 요약하지 못했다. 토론에서 말을 많이 했다.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서술하지 못했다.

계획: 책을 읽을 때 쳅터 별로 요약을 추가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의 내용을 3 문장으로 바로 쓴다. 날카로운 질문은 여전히 중요하다. 책을 읽을 때 기존처럼 질문을 계속 적는 것과 동시에, 책을 다 읽고 나서 2가지 질문을 한 번 더 작성한다.


행동 목표 3: 0.5 / 1

아직 당신을 잘 모른다. 하지만 더 알고 싶다. 우리가 함께한 순간은 추억과 사진과 영상과 글로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책을 사랑한다. 글쓰기를 사랑한다. 이 마음이 변치 않도록 내가 함께할 것이다.


잘한 점: 모든 서평을 읽고 댓글을 남겼다.

못한 점: 이름을 다섯 번째 모임이 되어서 다 외웠다.

계획: 애프터씽큐를 지속 운영한다.


최종 평가: 1.8 / 3

올바르게 토론하는 방법을 익혔다. 부족하지만 반복하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말을 줄이고 질문을 늘리자.

독서 멘토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를 사랑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습관이 생겼다. 함께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도록 책을 읽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내가 그들에게 자극을 주겠다.

애프터씽큐를 지속한다. 모임에 나가지 못할지라도 책을 읽고 서평은 무조건 남긴다.


마무리

books.png 여정을 함께한 책


"실력은 만들어졌는가?"라고 물으면 3달 전보다 조금은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평생 가지고 갈 독서습관을 만들었다. 글을 써서 사고를 확장하는 즐거운 순간에 중독되었다. 습관이 만들어졌다고 느낀 순간은 할머니 장례식 때였다. 억만재 김득신은 상중에 곡소리에 맞춰 백이전을 읊었다고 한다. 나도 상중에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쏟아지는 눈물과 감정을 글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책을 읽고 삶에 적용시키며 성장할 사람들을 만났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모임이다.


리딩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았다. 김주현 팀장님의 부드럽고 세심한 리더십, 하지만 강인한 목적의식. 우리는 12명 144개 100% 서평 제출이라는 어마 무시한 업적을 달성했다. 공동의 목표 설정이 없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압박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압박감이 결국 우리를 한계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내어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었다.


6번의 토론은 매번 기가 막혔다. 매 번 새로웠고 매 번 행복했다. 토론을 통해 질문을 하는 역량을 실질적으로 기를 수 있었다. 그 덕에 100명의 대중 앞에서 즉흥적인 질문을 할 수 있었고 권위자 앞에서 질문할 수 있었다.


나는 3개월간의 독서 모임을 통해서 독서 습관, 글 쓰는 습관, 질문하는 습관, 경청하는 습관,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경험, 성장하는 공동체를 얻었다.




PS. 같은 팀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서평을 수집하여 분석하였고, 선물을 드릴 때 이를 사과드렸다.


Appendix


11주 차 <행복의 조건> 질문


자신보다 어린 사람으로부터 배운 경험이 있나요?(자녀들로부터 무엇을 배우나요?)


지금 근무하는 회사의 분석팀은 저를 포함해 5명이고, 3명이 저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그리고 네 명 모두에게서 배울 점이 넉넉합니다.


첫 번째 동료는 저보다 8살 어립니다. 명석합니다. 데이터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저보다 2-3배는 빨리 만듭니다. 그리고 퀄리티도 높습니다. 수리적으로 명확해서 대화할 때 엄밀함에 대해 배웁니다. 조직의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해 저는 데이터 콘텐츠 만드는 일을 이 동료에게 맡기고 다른 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두 번째 동료는 3살 어립니다. 부지런하고 호기심 넘치고 책임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팀 리더가 들어오기 전까지 저는 이 동료를 우리 팀의 팀장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팀장처럼 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의 방향성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눕니다. 리더가 될 자질이 있는 동료입니다.


세 번째 동료는 2살 어립니다. 흔들리지 않습니다. 언제건 감정상태가 평온하고 퍼포먼스가 일정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지금 좋은 상태인 건지 나쁜 상태인건지도 모를 정도로 평온합니다. 상황에 대해서 빠르게 인지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물과 같은 동료입니다. 팀의 결속을 높여주는 동료입니다.


네 번째 동료는 회사에서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성숙한 어른입니다. 넉넉하게 베풀 줄 아시고 기다려주실 줄 압니다. 방향을 제시해 주시되 설득하지 않습니다. 선택하도록 부드럽게 유도해주십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해주십니다. 회사에서의 역할뿐 아니라 커리어의 가이드를 해주십니다. 오래도록 옆에서 배우고 싶습니다.


훌륭한 동료들을 곁에 두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의 장점을 옆에서 보다 보면 제가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됩니다. 저도 제가 동료들을 좋아하는 것만큼 동료들도 저를 좋아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할 한 가지가 있다면?(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순간에 행복한지 알아야 합니다. 실은 본인의 기호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그러한지 모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무엇을 싫어하는가 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마치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잘 쓰지만 장점에 대해서는 쓰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어느 상황에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인지한다면 나머지 행동들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 있습니다. 생명체로서의 인간을 자각한다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사회성 동물로서의 인간을 자각한다면 나누고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을 것이며, 인격체로서의 인간을 자각한다면 스스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는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수단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습니다.




12주 차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토론 요약

평점

4점: 5명

4.5점: 5명

5점: 2명


인상 깊었던 부분

존엄 있게 죽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안락사에 대해 생각했었다. 하지만 좋은 죽음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론적으로 죽음에 대해서 푸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이었다.

신문의 부고란은 무언가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 지위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거를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

제목 자체가 중의적이다. advice for future corpses의 corpse는 나도 될 수 있을 것이고 corpse를 지켜보는 나도 될 수 있다.

석가모니. 고개를 돌리지 마라.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제대로 보라.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고 사는구나. 소모적인 것에 낭비하지 않을 수 있고 주변에 집중하자.

가치관을 흔드는 책이었다. 나도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책. 죽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멋진 표지. 죽어가는 나뭇잎.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삶의 순환.

구두끈을 묶어주었다. 죽음은 마무리하는 것이다. 끈을 끊는 것이 아니다.


죽음의 순간에 대한 공유

천상병 - 귀천

죽음에 따라서 감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그래서 대리인 지정이 중요하다. 대리인의 역할, 의사결정자의 역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3개월 시한부. 바운더리를 그리기. 5단계부터 연락해서 하나씩 할 일을 마무리 짓기.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가족들과 보낸다.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죽음이지 않을까?

윤회의 관점. 계속 성숙해간다. 지금 회피하면 다음 생에 또 과제가 올 것이다. 결국은 넘어서야 할 길. 그러면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 주어졌을 때 하는 것이 다음에 낫다.

친한 이가 죽기 전에 점점 멀어지는 자신. 돌아가시고 나서 불현듯 그 감정이 떠오를 때의 미안함.

아버지의 죽음. 동시에 얻은 위안. 병원 생각이 끝났다는 것. 몸이 좀 편해지겠구나. 장례를 통해서 아버지의 삶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간이 되기도 했다. 지나고 나니 좋았던 것만 남게 되는 과정. 그리움이 남아서 우리는 더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모르는 곳에서 항상 도와주고 계셨던 아버지.

죽음의 공포에 대해 공감하기는 현실적으로 정말 힘들다.

장례식에서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발인날 도와드리기, 주차 티켓 찍어주기, 신발 정리 도와드리기, 물건 들어올 때 영수증 확인하기. 죽은 자의 친인척이 애통하는데 도와줄 수 있도록 하자. 말은 그렇게 안중요 할 수 있다. 옆에 있다고 말해주자.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도와주자.

스님들 참선을 하고서 말없이 간다. 언제 어느 순간일지 모르지만 끝이 존재한다. 실은 지금 만나는 우리의 순간이 끝일 수 있다. 영원하지 않다. 매일이 끝이다.

삶의 끈을 놓지 않는 생명의 강인함.

아빠가 없어 도움이 필요하다는 시선 자체가 힘들었다. 엄마도 도망가고 싶었다.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미래,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능력 없음에 대한 안타까움. 어머니의 짐을 내가 다 짊어지는 것이 과연 정녕 도와주는 것일까? 상황이 만들어진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니 짐을 뺏아서 들려고 하지 말고 옆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어른이 안되면 안 되겠더라고요.


마무리

실력은 만들 수 있다.

2019-06-27 실력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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