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같은 감정이라고 믿어요

독서 토론(씽큐베이션) 9주, 10주 차 후기

by 경규승

2주 동안 3권의 책을 읽고 3편의 서평을 썼다. 누군가에게는 만만한 양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최고 기록이다. 최근 집안일과 신변의 변화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한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부담이 적다. 없지는 않다. 여전히 책을 읽으려고 하면 마음을 먹은 후 읽어야 하고, 글을 쓰려고 하면 작지만 불편한 감정이 든다.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최근 몇 주간은 의식적으로 서평을 빨리 쓰는 훈련을 했다. 최근 서평은 2~3시간 정도에 완성하고 있다. 굉장히 인스턴트 하다. 그래서 내가 익숙한 소재, 기존에 여러 번 생각했던 소재를 많이 끌어다 쓰고 있다. 즉 불편하지 않게 서평을 쓰고 있었다. 익숙해진 반면 퀄리티는 떨어졌다. 그리고 스스로 글의 만족도가 떨어졌다. 최근 빠르게 서평을 쓰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내가 투입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내 글에 더 애착이 간다는 것이다. 며칠씩 고민하며 글을 쓰는 과정은 행복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빨리 쓰기 시작하며 이런 감각이 떨어졌다. 재밌는 건 코딩할 때는 코드와 나를 분리해서 ‘내 코드’라기보다는 ‘이 코드’라고 생각하는 편이나, 서평은 ‘내 글’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코드도 글도 내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나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글은 나 자신을 표현하고 알아가는 수단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씽큐베이션 과정은 마치 치료를 받는 느낌이 든다. 활자와 친해지고 책을 읽고 시각을 공유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가진다. 치유받는다는 의미에서, 마치 미국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인 알코올, 약물 중독자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경험과도 유사하다고 느낀다. 이번 주도 나는 회복되었고 다시 다음 주를 준비할 힘을 얻었다.



순간을 소중히

9주 차에는 오랜만에 토론을 하다 보니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싶어서 꽤나 끼어든 것 같다. 다른 씽커들이 말을 많이 하도록 해서 이 그룹을 더 좋게 느끼게 해 주겠다는 초심이 흔들렸었다. 그래서 10주 차에는 다른 분들이 말을 할 수 있게 두 번 물꼬를 만들어 주었다. 역시 의식하고 실천해야 변화할 수 있었다.


그런 실천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이번 <순간의 힘>을 읽으면서 배웠다. 이번 모임에 분명히 우리 그룹원들 중에 누군가는 실천해서 이벤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미묘하고 이상하고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그 순간을 만드는 것은 내가 되어야 했다! 순간 용기를 내고 움직였다.


꽃집으로 달려갔다. 문 닫기 직전이었는데도 감사하게 준비 가능하다고 해주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폼폼 국화를 선물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국화라서 선물하기 조금 께름칙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화의 꽃말은 성실, 진실, 감사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들이다. 모두에게 순간을 선물해 주는 건 내가 되어야 했다. 선물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내가 더 기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호구라고 해도 좋다. 나는 내가 기쁜 순간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사람으로 살 거다.


그렇게 꽃을 준비해서 한 송이씩 드렸다. 다들 놀란 표정으로 한 송이씩 받을 때 너무 기뻐하셔서 너무도 행복했다. 결혼하신 분들이 얼마 만에 꽃을 받는 거냐고 하셨을 때, 더 기쁘고 더 부끄러웠다. 그리고 동성에게 꽃을 선물해 준 것도 처음이었다. 퇴사하는 동성 동료들에게도 꽃을 선물해 주기는 하는데, 항상 형수님 선물이라 말하면서 드렸었다. 남자에게 꽃을 주는 경험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더 좋은 멘트를 준비했으면 순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오늘보다 더욱 고양된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연님도 순간을 만들 준비를 해주셨다. 마지막 10분을 서로 편지를 써줄 시간을 마련했던 것이다. 나는 도연님에게 편지를 써드렸다. 10분 동안 진실된 마음으로 예쁜 편지지에 사각사각 서로를 향한 마음을 기록했다. 따듯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편지를 받았다. 같은 순간을 나누고 같은 감정을 공유했다.


편지와 꽃이라니! 완벽한 순간이었다.



더 많은 생각과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 12명이 다 함께 모여서 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 기회는 아마도 다음 오프라인 모임 한 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12주를 꽉 차게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함께 마지막 이정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래도 우리의 끝은 끝이 아니다. 다른 형태의 유산으로 남아 전달되고 연결될 것이다.


바로 당신에게로,

바로 씽큐베이션 2기로 말이다.


이번 10주 차 <순간의 힘> 토론을 하면서 많은 씽커분들이 올해 있었던 결정적 순간을 '씽큐베이션에 참가하게 된 순간'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까지 단 5번 만났을 뿐인데, 기억 남는 결정적 순간들이 항상 있었다. 상장을 받기도 했고, 편지도 받았고, 인터뷰도 했고, 감정이 고조되어 토론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20년 전의 트라우마에 대해 이해하기도 했다. 책이라는 매개체에 자기만의 색을 입혀 서로 자랑하고 독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했다. 교감할 수 있었다. 연결될 수 있었다.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서 이뤄가기도 했다. 우리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팀은 첫 모임 때 팀장님께서 목표가 100% 서평 제출이라고 말씀하셨고, 이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10주 차까지 이를 지켜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씽큐베이션 기간 동안 두 번의 장례식을 겪었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쳤었다. 그럼에도 해낼 수 있었다. 나보다 더 큰 존재인 우리 팀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새롭게 생긴 목표도 있었다. 전원 브런치 작가 되기. 첫 모임 때 이미 브런치 작가였던 분들도 몇 분 계셨다. 하지만 거의 매주 한 분씩 작가가 되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은 12명 중에 8명이 '작가'가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다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이곳, 씽큐베이션이다.


씽큐베이션 2기 신청 링크: 클릭


부디 당신도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Appendix


9주 차 <마음의 미래> 토론 요약

별점

3점: 3명

3.5점: 3명

3.75점: 1명

4점: 3명

5점: 1명


소감

영화와의 연관이 많고 왜 영화가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그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렵게 읽었다. 보고 싶지 않은 미래를 본 느낌이다.

팀장님이 같은 맥락에서 책을 고른 걸 건데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고른 것일까? 보물 같았던 것은 기존에 읽었던 책들의 사례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의식이 실존하는 것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기존에 뇌의 구역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에 한 번에 정리해 주어서 좋았다.

과학적 공상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책 선택 이유: 1. 의식적 노력의 중요성의 반증. 2. 모르는 세상에 대해서 알기.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서 볼 수 있었다. 물리 법칙 하에서 원리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는 과학자의 안경을 써볼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부분

시험관 아기가 금기시되었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 실은 세상은 천천히 움직이는데 인지하기 힘들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갑자기 변한 것 같다.

외계인의 마음. 외계인은 너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이 신선했다. 어긋난 시간대에 살고 있을 수 있다.

의지의 단계를 설명해주었다. 로봇은 과연 의식의 3 수준인 시간에 관심이 있을까? 다른 변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기억을 주입하더라도 그것을 써먹을 수 있는 몸의 협응력이 길러지지 않는다면 결국 과부하가 걸린다.

영혼도서관: 선조와의 채팅. 지식이 나의 경험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마음과 의식이란?

기독교 영과 혼을 분리하여 설명한다. 영이 있어서 사람이다. 영: 창조주와의 교감 통로, 혼: 마음 지식 생각, 육: 육체

마음: 시냅스 안의 전기적 신호. 입자의 움직임. 물리 현상.


과학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하다.

사람을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지능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지능의 격차가 생기게 될 것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격차가 생길 것이다.

환경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문제로 접근하여 기술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만능이 아닐 수 있다. 기술을 기술로 해결하기보다 원천적인 시스템적 문제 해결법을 알아봐야 한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인간이 따라가지 못한다.

자본가들이 발전한 기술을 계획에 따라 조금씩 풀고 있다는 루머도 있다. 나누면 잘 살 수 있지만, 독점하면 야금야금 기술을 제공하게 되어 박탈감이 큰 상태로 살 수 있다. 인류가 인류를 폄훼할 수 있다.




10주 차 <순간의 힘> 토론 요약

별점

3.5점: 2명

4점: 3명

4.5점: 5명


소감

내가 했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삶의 나의 순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마지막 말이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말이 될 수 있다.

평범한 순간이라도 누군가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매 순간 나를 바라보고 의미를 부여한다. 혹은 반성을 하며 나중에 돌이켜 볼 때 그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인지할 수 있다.

하루를 보내고 이불킥 순간, 후회의 순간을 반성할 수 있게 되었다.

C25K(Couch to 5 km)를 실천한 계기가 된 책이다. 책 한 권을 가지고 서평을 여러 번 쓸 수 있는 책이다.

순간을 창조하는 방법. 시간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시간과 순간을 붙잡는 방법을 알 수 있다. 하루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방법을 알았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간 시점에서 이정표를 세움으로써 다시 달려간다

매직 캐슬 호텔: 트립 어드바이저에 들어가 봤다. 허름한데 정말로 평점이 높다.

이번 주에는 뭘 실패했니?

선한 의도라도 연습이 되어 있지 않다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CPR을 연습해보자.

구덩이 메꾸기: 고객이 불만을 표할 때 후처리를 신속하게 대응해 줄 때 오히려 순간을 고양시킬 수 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용기를 내어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나 한 사람의 용기로도 해낼 수 있다.

유머 자체의 존재는 인간관계를 고양시키는 목적이 있다. 웃는 것이 친밀하게 만든다. 그래서 무반응이 관계를 박탈하게 한다. 웃는 사람과 함께 노는 아이들. 내 웃음에 반응해주면 내 사람들이라고 인지하는 아이들.

레벨업 전략. 예전에는 덤비기 바빴는데 지금은 어떻게 진행할지 과정을 적고 나서 레벨업 할 방법을 찾는다. 서평 역시도 레벨업 할 방법 찾고 있다.

적당히를 조심하라. 상대방의 감정을 지레짐작하지 마라. 안티프레질한 방법: 일어나는 확률이 있지만 일어났을 때에 대한 대비는 할 수 있다. 100만 분의 1에 대한 확률에 대한 대비, 용기를 내는 방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당신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인가요?

씽큐베이션

직업이 아닌 사람 그 자체로 사람과 교감할 수 있었다.("아니, 그런 것 말고 '사람' 어떠냐고?") 사람들의 글을 하고 존재에 의해서 의지를 하게 된다. 너의 존재 자체가 감사하다.

브런치 작가가 매주 한 명씩 늘어나면서 선한 영향을 느꼈다.

마인드 차이. 장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마인드 셋이 바뀌게 된다. 책임. 환경에 맞춰서 생각을 바꾼다.


가족

엄마가 된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다. 아기 때문에 뭔가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보는 건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느낌이 든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 줄 때 그때의 내가 치유받는 느낌이 든다. 아이가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아내를 만나게 된 순간, 내가 바뀌게 되었다. 나 자신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나의 진심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진심으로 안아주게 된 순간이 있다. 아버지의 길고 긴 노력 덕분에 결국 아버지와의 스킨십이 늘었다. 어릴 때 잘해준 것은 기억에 안 남는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곳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결정적 순간을 가지기 위한 계획

누군가 피워놓은 모닥불: 10년 뒤 나만의 공간을 가지기. 공간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마라톤 결승점 순간: 실은 그 순간에 별것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시뮬레이션하는 것만으로도 순간에 이르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 도움이 된다.

깐느에 간다: 문해력 다큐멘터리. 영어로 수상 소감 말하기 위해서 영어 공부.

행복할 권리: 할 수 있는 것을 할 권리.

환경문제 해결: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과 돈을 보고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가 있다. 진정한 사명감 찾기 훈련이 필요하다. 내가 하는 것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동기를 찾으려 한다. 축산 시스템의 개선을 통한 환경 문제 해결에 도전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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