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뜻한 만년필 May 04. 2024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 (중)

산뜻한 출발 : 데뷔앨범 [Richard Marx]

괜찮은 시작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1987년 6월 15일, 자신의 이름을 딴 데뷔 앨범 [Richard Marx]를 발표했다.


앞편 글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 (상)에서 언급했듯,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에 세션 연주자로 참여하고, 곡을 써주며 작곡가로서의 가능성도 보였던,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자신의 앨범에서, 그 모든 잠재력을 극대화했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직접 쓰고(작사 & 작곡), 키보드, 드럼, 어쿠스틱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했다.

1987년 리처드 막스의 데뷔앨범 [Richard Marx] (*이미지 출처: Wikipedia)

첫 번째 싱글 <Don’t Mean Nothing>이 빌보드 싱글 차트(Billboard Hot 100) 3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Should’ve Known Better> 3위,

<Endless Summer Nights> 2위,

이렇게 순서대로 발매한 3곡의 싱글이 모두 Top10에 올랐다.

그리고 내놓은 다음 싱글, <Hold On to the Nights>가 마침내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 1위에 올랐다.


이 정도면 다른 어떤 가수의 그것과 비교하더라도 대단히 성공적인 데뷔앨범이라 할만하다. 앨범 [Richard Marx]는, 미국에서 300만 장의 판매를 기록했고, 빌보드 앨범 차트(Billboard 200) 8위에까지 올랐다. 


그런데 뛰어난 개별곡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앨범이 1위를 못하고, 고작(?) 8위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쉽다. 사실 이 정도면 아쉬움을 넘어, 의아할 정도다. 하지만, 1987년의 일이라 납득은 된다.


1987

앨범 [Richard Marx]가 남긴 기록들—음반판매량, 앨범과 개별 싱글의 차트성적—은 신인가수의 데뷔앨범으로서는 분명 대단히 성공적이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게다가 이것이 1987년의 성적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왜 자꾸 1987년을 언급하는지를, 지금부터 이야기하겠다.


이미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지금에서야, 비로소 내릴 수 있는 결론이긴 하지만, 이름 없는 신인가수가, 데뷔앨범의 발표시기를 조율했다면, 리처드 막스(Richard Marx)가 데뷔했던, 1987년은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다—거의 최악의 선택지였다.


최정상급 슈퍼스타의 새 음반, 팝음악 역사에 남은 베스트셀링 앨범, 음악계에서 명반으로 기록하는 앨범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앨범들이 약간의 시차를 두며 하나씩 차례로 일 년 내내 발표되며, 주목받고 싶었던 무명의 신인가수에게, 1987년은 극한의 격전지만 같았을 것이다.


1980년에 첫 앨범을 발표하여, 이제 거의 45년 경력이 된, 아일랜드 록밴드 유투(U2).

그들을 대표하는 명곡이 많지만 딱 한곡만 꼽으라고 하면 대략 <With or Without You>로 좁혀질 것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곡이 수록된, 그들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이자, 지금도 여전히 유투(U2) 최고의 앨범으로 꼽히는 명반 [The Joshua Tree]1987년 3월 9일에 발매되었다.

유투(U2)의 [The Joshua Tree](좌)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Whitney] (우) 앨범 커버

다음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이다.

<Saving All My Love for You>, <Greatest Love of All> 등의 주옥같은 노래를 담아, 3곡의 빌보드 싱글 1위를 포함, 4곡이 Top10을 기록했던 1985년의 데뷔앨범 [Whitney Houston].


그 후, 2년 만에, <I Wanna Dance with Somebody (Who Loves Me)>, <Didn’t We Almost Have It All> 등을 수록하여, 전작을 뛰어넘는 4곡의 빌보드 싱글 1위를 포함, 5곡이 Top10을 기록한,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두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Whitney]1987년 6월 2일에 발매되었다.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데뷔 앨범이자, 그들 최고의 앨범이자, 미국 내 1,800만 장의 판매로, 미국 앨범 판매량 역대 7위에 해당하는, [Appetite for Destruction]1987년 7월 2일에 발매되었고,

1987년 발매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데뷔 앨범 [Appetite for Destrucion] 커버 (*이미지 출처 : Wikipedia)

영국 록밴드 데프 레파드(Def Leppard). 

그들의 유일한 빌보드 싱글 1위 곡 <Love Bites>가  수록된, 그들 네 번째 정규앨범이자, 미국 내 1,200만 장의 판매를 기록해, 미국 음반판매량 앨범 역대 40위에 해당하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 최고의 앨범 [Hysteria]1987년 8월 3일에 발매되었다.


1977년에 나온 영화, 'Saturday Night Fever(토요일밤의 열기)'는 전 세계에 디스코 광풍을 몰고 왔다. 그것에는 <Stayin' Alive>, <Night Fever>, <How Deep is Your Love) 비지스(Bee Gees)의 음악들이 절대적이었다. [Saturday Night Fever Soundtrack(토요일밤의 열기)] 앨범은 1,6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지금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으로 기록되어 있다.


10년 만에 비슷한 현상이 재현되었다.

영화 'Dirty Dancing(더티 댄싱)'이 다시 한번 춤과 음악의 열풍을 일으켰다. 영화의 음악을 담은 음반 [Dirty Dancing Soundtrack(더티 댄싱 사운드트랙)]은, 사운드트랙으로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4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이 음반이 1987년 8월 4일에 발매되었다.

더티댄싱 사운드트랙(좌)와 마이클 잭슨의 [Bad] 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Wikipedia)

 

1982년 앨범 [Thriller]로, 지금도 여전히 기네스북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팝음악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과 그 안에 담긴 놀라운 음악과 춤으로 전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그래서 전 지구인이 오매불망 기다렸던 '팝의 황제(King of Pop)'의 새 앨범. 그것이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해가 1987년이었다. 그 앨범 [Bad] 1987년 8월 31일에 발매되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수많은 앨범 중에, 음악관계자들이 최고로 꼽는 앨범은 아마 1984년 앨범 [Born in the U.S.A.] 일 것이다. 1,700만 장이란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고, 앨범에 담은 메시지 또한 강렬하여 명반으로도 꼽힌다. 그런 앨범을 냈던 슈퍼스타의 새 앨범을 당시 팬들은 또 얼마나 기다렸겠는가? 그 앨범 [Tunnel of Love]1987년 10월 2일에 발매되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 ( Bruce Springsteen)의 [Tunnel of Love](좌)와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Faith](우)


<Wake Me Up Before You Go-Go>,

<Careless Whisper>,

<Last Christmas> 등 짧은 활동 기간에도, 꽤나 많은 히트곡을 쏟아냈던 영국 팝 듀오 왬!(Wham!).

그 인기절정의 밴드를 1986년에 해체한 후, 이제 솔로가수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데뷔앨범 [Faith]1987년 10월 30일에 나왔다.


이 정도 환경이면, 1987년의 한가운데(6월 15일)에, 음반을 발표한 신인가수의 데뷔앨범이 스포트라이트에서 살짝 밀려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고 할 수 있겠다.


1987년 1위들

매주 토요일마다 순위를 발표하는 빌보드에서 앨범차트 1위를 위해선, 산술적으로 1년에 52번의 기회가 있다. 위에 언급된 앨범들이 1987년에 리처드 막스(Richar Marx)의 데뷔 앨범 [Richard Marx]가 1위로 가는 길을 막아섰다. 리처드 막스(Richard Marx)가 데뷔앨범을 발표한 날이 6월 15일인데, 그즈음의 빌보드 앨범 차트(Billboard 200)를 살펴보겠다.


1987년 3월 9일에 발매되었던, 유투(U2)[The Joshua Tree]가 4월 25일에 1위에 올랐고, 6월 20일까지 9주 동안 1위를 했다.


다음으로 1위를 이어받은 것은, 1987년 6월 2일에 발매된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앨범 [Whitney]였다. 이 앨범은 6월 27일에 처음으로 1위를 기록한 후, 9월 5일까지 무려 11주 동안 1위를 지켰고, 2주를 건너뛴, 9월 26일에 1위에 오른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Bad]가 10월 31일까지 6주간 1위를 기록했다.


다시 한주를 건너뛴, 1987년 11월 14일부터 이듬해인 1988년 1월 9일까지 9주간 [Dirty Dancing Soundtrack(더티 댄싱 사운드트랙)]이 1위를 차지했다(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 [Faith]에게 1위를 내주었던, [Dirty Dancing Soundtrack(더티 댄싱 사운드트랙)]은 1988년 3월 12일부터 5월 7일까지 다시 9주간 1위를 더하여, 총 18주 1위를 했다.)


※ 건너뛰었다고 표현한 3주의 공백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주(9월 12일~19일)는 영화 '라 밤바(La Bamba)'의 사운드트랙이고, 1주(11월 7일)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Tunnel of Love]가 가져갔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1987년의 저 틈바구니 속에서, 수록곡으로 1곡의 1위를 포함한 4곡의 Top 10을 기록하고, 앨범을 차트 8위에 올려놓은 신인 가수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데뷔 앨범은 꽤나 선전한 것으로 인정하게 된다—잘 살아남았다.

1989년 발매한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두 번째 앨범 [Repeat Offender]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데뷔앨범을 발표한 지 2년이 지난 1989년,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자신의 두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Repeat Offender]를 발표했다. 데뷔 앨범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였을 테고, 그 덕분에 음악팬들에게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Right Here Waiting> 이란 명곡이 수록되었다. 이 앨범으로는 빌보드 앨범 차트(Billboard 200) 1위에도 올랐다이것은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유일한 1위 앨범이기도 하다.


*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Richard Marx) (하)에서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 (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