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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만년필 Jul 31. 2024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 (하)

미국산 감성 발라더 Richard Marx

드림팀(Dream Team)

데뷔 후 두장의 앨범으로 보여준,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성공 비결은, 누가 뭐래도 송라이팅(Songwriting, 작사&작곡), 보컬, 연주 등 음악 전반에 걸친 출중한 본인의 능력이 그 바탕일 것이다.


그런데, 굳이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한다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준, 또 하나의 비결이 있기는 하다.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 (상)에서 언급했다시피,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케니 로저스(Kenny Rogers),

데이비드 포스터(David Foster) 등의 슈퍼스타들과 함께 곡작업을 하는 등, 가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이미 대단한 인맥을 소유했음이 분명하다.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앨범에서—곡은 모두 본인이 썼지만, 팝음악에 어느 정도 친숙한 사람이면, 이름만 들어도 감탄할만한, 명연주자들의 이름을 우리는 만나게 된다.


무명(?)의 신인가수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앨범을 위해 모인 연주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면, 마치 올림픽 농구경기를 위해 NBA 슈퍼스타들이 모였던 것처럼, 드림팀(Dream Team)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각 악기별 최고의 연주자들이다.


정말 많은, 모든 이름을 나열할 수가 없어서, 뮤지션 자체만으로도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이름들 몇몇만, 그리고 지면관계상 리처드 막스(Richard Marx)가 대중의 주목 속에 있었던, 네 번째 앨범 [Paid Vacation]까지 만을 언급하겠다.


베이스(Bass) :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

기타 (Guitar) :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조 월시(Joe Walsh)

드럼 (Drums) : 제프 포카로(Jeff Porcaro), 토미 리(Tommy Lee)

색소폰 (Saxophone) : 데이브 코즈(Dave Koz)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연주자들인가에 대해선 따로 검색을 해보길 추천드린다.

2005년의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 (*이미지 출처 : Wikipedia)

이들이 누구인지, 또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어떤 앨범, 어떤 곡에서 각각 연주했는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가장 먼저 언급을 해야 하는, 인물은 베이스 연주자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다.


그는 오래전부터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등 정상급 뮤지션들의 세션연주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 보다 더 큰 이름의 베이스 연주자를 필자는 알지 못한다.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데뷔앨범 [Richard Marx]부터 꾸준히 베이스연주자로 참여했다. 특히 세 번째 앨범 [Rush Street]에서 가장 많은 곡에 참여했다.

아래가 [앨범명] / <곡명>이다.

[Richard Marx] (1987) / <Don’t Mean Nothing>, <Endless Summer Nights>

[Rush Street] (1991) / <Keep Coming Back>, <Take This Heart>, <Hands in Your Pocket>, <Your World>

[Paid Vacation] (1994) / <Now and Forever>

2017년 공연 중인 스티브 루카서 (Steve Lukather)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다음은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다.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는 전설의 록밴드 토토(Toto)의 리드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이다. 1977년에 결성된, 토토(Toto)의 원조 멤버이자, 여전히 토토(Toto) 소속이다.

아래는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가 참여한 리처드 막스의 [앨범명] / <곡명>이다.

[Richard Marx] (1987) / <Should've Know Better>

[Repeat Offender] [1989] / <Nothin' You Can Do About It>

[Rush Street] (1991) / <Playing with Fire>, <Street of Pain>, <I Get No Sleep>

1986년 하와이 호놀룰루 블레이스델 아레나에서, 토토 공연 중인 제프 포카로(Jeff Porcaro)(우)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앨범에 연주자로 참여한, 또 한 명의 토토(Toto)의 멤버가 있다. 드러머 제프 포카로(Jeff Porcaro).

세 번째 앨범 [Rush Street]에 처음 참여했지만, 다수의 음악을 연주했고, 한곡이지만 네 번째 앨범 [Paid Vacation]에도 참여했다. 두곡 세곡

[Rush Street] (1991) / <Hands in Your Pocket>, <Calling You>, <Superstar>, <Chains Around My Heart>

[Paid Vacation] (1994)/ <One Man>


안타까운 사실 하나는,

[Paid Vacation] 앨범은 1994년 2월에 발매되었는데, 제프 포카로(Jeff Porcaro)는 1992년 8월 5일에 심근경색으로 38세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Paid Vacation]의 열두 번째 트랙 <One Man>제프 포카로(Jeff Porcaro)의 유작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더 많은 앨범 더 많은 곡에 참여했을 것인데 아쉽다.

2019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연주하는 조 월시(Joe Walsh) (*이미지 출처 : Wikipedia)

조 월시(Joe Walsh)는 우리나라 팬들도 너무나 사랑하는 곡 <Hotel California>로 유명한 밴드 이글스(Eagles)의 기타리스트다.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데뷔 앨범에서 첫 번째로 싱글 발매된, 그래서 거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Don't Mean Nothin'>에서 리듬 기타와 기타 솔로를 연주했다.


데이브 코즈(Dave Koz)는 대중음악계에서 크게 이름이 알려진, 많지 않은 색소폰 연주자인데, 리처드 막스(Richard Marx) 초창기 앨범에 연주되는 색소폰 연주는, 거의 데이브 코즈(Dave Koz)가 연주했다고 보면 되겠다.

참여한 앨범과 음악이다.

[Richard Marx] (1987) / <Endless Summer Nights>, <Remember Manhattan>, <Heaven Only Knows>

[Repeat Offender] [1989] / <Real World>, <That Was Lulu>


특히나, 세 번째 앨범 [Rush Street]에서 유명 뮤지션들의 세션연주가 참여가 두드러진다.

한때 배우 파멜라 앤더슨(Pamela Anderson)의 남편으로 더 유명했던, 헤비메탈 밴드 머틀리 크루(Motley Crue)의 드러머 토미 리(Tommy Lee)가 아홉 번째 트랙 <Streets of Pain>에서 드럼을,

2012년의 토미 리(Tommy Lee)(좌)와 2009년의 빌리 조엘(Billy Joel)(우) (*이미지 출처 : Wikipedia)

그 유명한 피아노맨 빌리 조엘(Billy Joel)이 열 번째 트랙 <I Get No Sleep>에서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런 유명 뮤지션들의 참여는 단 한곡이나 한 장의 앨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이었데, 리처드 막스(Richard Marx)가 가진 인맥의 힘이 그 바탕이 아니었나 싶다. 그들의 연주가 더 풍성하고 수준 높은 사운드를 더하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가족 친화

또 다른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만의 특이점 하나는 앨범 크레디트에 유독 가족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신시아 로즈(Cynthia Rhodes)는,

'제너두(Xanadu)',

'플래시 댄스(Flashdance)',

'더티 댄싱(Dirty Dancing)' 등

시대를 대표할 만한, 걸출한 음악영화에 출연했던, 가수이자, 배우이자, 댄서였다. 그리고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첫 번째 배우자였는데, 결혼 전 연인일 때부터, 다수의 앨범과 곡에 백보컬로 참여했다.

참여했던 앨범과 곡명이다.

[Richard Marx] (1987) / <Rhythm of Life>

[Repeat Offender] [1989] / <Satisfied>, <Heart on the Line>, <Wait for the Sunrise>


신시아 로즈(Cynthia Rhodes)(좌)(*이미지 출처 : IMDb)와 루스 막스(Ruth Marx)(우)(*이미지 출처: Chicago Sun-Times)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양친이 모두 음악가였다.

어머니 루스 막스(Ruth Marx)는, 큰 인기를 누린 대중가수는 아니었지만, 전직 가수였고, 아버지 딕 막스(Dick Marx)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작곡, 편곡을 하던 재즈 뮤지션이었다. 이들은 각자의 재능으로 아들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앨범에 직접 참여했다.


리처드 막스의 어머니 루스 막스(Ruth Marx)

[Richard Marx] (1987) / <Rhythm of Life>

[Repeat Offender] (1989) / <Heart on the Line>

[Rush Street] (1991) / <Streets of Pain>

[Paid Vacation] (1994) / Whole World to Save


아버지 딕 막스(Dick Marx)는,

첫 번째 앨범 [Richard Marx]의 아홉 번째 트랙 <Rhythm of Life>에서 백보컬을,

두 번째 앨범 [Repeat Offender]의 열한 번째 트랙 <Wait for the Sunrise>에서 관악기를,

네 번째 앨범 [Paid Vacation]의 일곱 번째 트랙 <Now and Forever>에서 현악기를 편곡했다.


동시대 라이벌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그 누구든, 어느 정도의 유명세와 동시에, 싫든 좋든 누군가와의 비교가 시작된다. 특히나 음악평론가들은, 늘 아티스트의 비교대상을 찾고,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누군가들을 엮어,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것을 꽤나 즐기는 듯하다. 팬들도 이런 경쟁구도 형성에 참여하는 것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처럼, 마땅한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라이벌이 거론된다. 라이벌 구도의 양상도 다양하다. 비슷한 장르로, 성별로, 나이로, 인기의 정도로...


그렇다면,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라이벌은 누구였을까?


아티스트와 같은 시기를 겪지 않은 누군가가, 자료만으로 팝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면, 1963년생인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와는 나이가 같기도 하고, 활동 초반의 강력한 기세도 유사했고, 데뷔 앨범을 발매한 시기 또한 1987년으로 동일한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도 한 명의 라이벌이 아니었을까, 충분히 생각할 법하다.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데뷔 앨범 [Faith] (*이미지 출처 : Wikipedia)

그런데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훨씬 이전, 왬!(Wham!)의 활동과 유명세 덕분이었겠지만, 첫 솔로앨범 [Faith]를 발표했던, 당시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은 대중에게 신인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에 비하면 인지도나 영향력이 몇 배는 더 강력했다—실제로도 훨씬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 같다.


※ 두 번째 앨범부터는, 오히려 리처드 막스(Richard Marx)가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을 훌쩍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조지 마이클은 두 번째 솔로 앨범 [Listen Without Prejudice Vol.1] 이후로는 인상적인 음반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필자 혼자만의 의견일 수도 있으나, 오히려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가 라이벌로서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의 데뷔 앨범 [Glenn Medeiros] (*이미지 출처 : Wikipedia)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는 1970년 생이라, 리처드 막스(Richrd Marx)와는 7살 차이로 훨씬 어렸지만, 첫 앨범 발매시기는 1987년으로 같았다.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는 극도의 미성(美聲)이라, 약간의 허스키함까지 보이는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와는 음색은 완전히 달랐지만, 감성적인 발라드가 주를 이루는, 둘의 음악은 분위기가 유사했다. 거기다 두 사람 모두 잘생긴 미소년의 외모여서, 특히나 여성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녔었다—지금 우리나라로 치면, 김동률이나 성시경 정도의 위치가 아니었나 싶다.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도 나름 큰 인기를 누렸다.

첫 앨범의 타이틀 곡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조지 벤슨(George Benson)의 원곡이 해내지 못했던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고, 빌보드 싱글 차트(Billboard Hot 100) 13위에 까지 올라, 큰 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세 번째 앨범 [Glenn Medeiros](1990)—그때까지도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덜 알려졌다 싶었는지, 세 번째 앨범도 데뷔 앨범과 같은 아티스트본인의 이름을 앨범명으로 사용했다—으로 전성기를 누리는데, 바비 브라운(Bobby Brown)과 함께 노래한 <She Ain't Worth It>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Billboard Hot 100)에서 처음—유일하기도—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가벼운 라이벌 구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리처드 막스(Richard Marx)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나버린 느낌이다. 아무래도 결정타는 작곡능력을 포함한, 음악에 대한 재능이 아니었다 싶다. 주어지는 노래만 부르던 글렌 메데이로스(Glenn Medeiros)는 어느 순간 대중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지만, 다재다능한 음악적 재능을 지닌 리처드 막스(Richard Marx)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대중과 함께 했다.


* Rush Street - 리처드 막스(Richard Marx) (에필로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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