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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사람을 별과 같다고 하는 이유

by 앤나우





얘들아, 왜 너희들을 빛나는 별과 같다고 하는 줄 알아?
너네처럼 예쁜 아이들에게
지구 같다, 목성 같다, 수성 같은 OO아,라고 말하진 않잖아.
왜 그럴까?





별과 행성의 큰 가장 큰 차이를 묻는 내 질문에 야무고 대답 잘하는 D가 번쩍 손을 든다.


-음, 별은 스스로 빛나고 열을 내는데,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요.


세상에, 역시 똑똑한 아이구나 감탄하면서 원하는 대답이 나와서 사탕 뽑기 기회를 준다.








겨울방학 '이야기 어머니' 프로그램 중 하나인 겨울방학 특강수업 풍경이다. 하기 전까진 귀찮고 준비하고 챙길 것도 많아 망설여지는데 아이들과 소통하고 만나는 이런 시간이 귀하고 좋다는 걸 이미 체험했기에 나는 또 제일 먼저 한다고 손을 들었다. 어쩔 수 없다. 급한 성미, 먼저 나가는 손, ㅋㅋㅋㅋ

빠른 실행력이 없으면서도 현장감을 즐기고 아이들과 소통하길 좋아하는 내 성격을 탓해야지!

덕분에 오늘은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겠다~!!

(*생각과 결정은 빠른데 막상 닥치면 벼락치기, 하루살이가 내 인생 루틴처럼 산다;;; 삼일 전도 아니고 이틀 전에만 준비했어도 조금 더 여유로울 텐데 늘 하루 전날 후다닥 준비를 하느라 더 정신없다. 모든 게 이미 머릿속에 있으니까, 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 때문에 아아악, 여러 번 비명을 지른다.)


오늘 아침 영글음 작가님께 받은 글도


서두르지 않으면 재능은 멀리까지 갈 수 있다. -게리 베이너척-


이런 글이었는데, 나는 상황 속에서 매 순간 살짝 조금만 더 서두르고 대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여하튼, 모처럼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며 책 이야기를 해주고 자기가 쓴 걸 발표하고 나누고 오늘은 실패하긴 했지만 실험(?)까지 해본 시간은 도전 자체만으로 또 즐거웠다. 1학년부터 6학년, 거기에 곧 중학생이 될 졸업생 학생도 참여해 줘서 다양한 연령끼리, 각기 저마다 다른 성향, 성격끼리 학교 도서관에서 모인다는 건 즐겁고 짜릿한 일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만 좋았나? ㅎㅎㅎ



나는 두 권의 책을 준비했다.


Glow

달로 날아간 생쥐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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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우와 달로 날아간 생쥐 암스트롱




큰 아이가 한 달에 한 번씩 가는 천문대 수업 덕에 나도 달과 별, 우주에 관심이 많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들과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늘 마주하고 보고 있지만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사실 같은 걸 좀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 앞에서 잘난 척을 할 수도 있는 이야기 같은 거. ㅋㅋㅋ


예를 들면 달이 보이지 않는 상태는 (New Moon)이라고 하는데 햇빛이 달의 뒷면을 비춰서 앞면은 전혀 빛나지 않고 우리 눈에도 달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달이 없느냐? 달은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


지구를 27일이라는 시간 동안 한 바퀴 돌면서 여덟 개 각기 다른 모양을 보이긴 하지만 언제나 둥근 형태 그대로, 하늘에 떠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잠시 기다리면 이내 가느다란 손톱 모양 초승달로 우리 눈앞에 희미한 형태를 보인다. 이제 달이 하는 일은? 달은 이때부터 서서히 커지고 부풀어 오르는 일을 한다.

달이 차고 있는 거다.


눈앞이 깜깜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우리 마음속 믿음이나 희망 역시 달과 같이 처음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하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서서히 '달이 차는 걸' 들여다보면서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도 꿈이 자라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좀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아직도 어른이인 내 마음에도 그러길 바란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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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잘 못 만들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도전!





별과 달을 못 보고 사는 요즘이다. 오죽하면 신호등도 아래 땅 속에 박아둘 정도로 사람들은 다들 땅만 보고 살아간다. 잠깐만 고개를 들어보면 늘 그 자리에서 (조금씩 이동하긴 하지만/ 붙박이처럼 보이는 북극성을 제외하곤) 별은 빛나고 있는데 말이다. 수백 년 인간이 갈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 '북극성 polaris'처럼 아이들 삶에 바른 지침, 길잡이 같은 사람, 좋은 항해의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주 많을 필요도 없다. 쏟아지듯 무수한 별을 보는 경험보다(물론 이런 경험을 하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빛나는 단 한 개의 별을 보고 품는 것도 귀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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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상권은 중요합니다. 눈 빼꼼이 나온게 접니닷 ㅋㅋ





얘들아, 너네 한 명 한 명은 모두 처럼 귀하게 빛나는 존재야.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때에 따라서 중성자별처럼 밀도가 어마어마한 물체로 변하기도 하지. 어떤 형태, 무엇으로 변할지는 아무도 몰라.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을 낼 수 있어. 마음속에 각자의 힘 속에 저마다 다른 을 낼 수 있는 힘이 있어.


우리를 가두는 말과 억압에 너무 주눅 들지 말고, 이 긴긴 겨울 방학 동안 가끔 하늘도 올려보고 빛나는 별도 바라보면서 꿈을 꿔보자!




#별과우주

#우주가가두기엔어마어마한

#아이들

#성장하는아이들

#글로우

#달로날아간생쥐암스트롱

#몹시쓸모있는글쓰기










*Glow 글로우 ·노엘리아 곤살레스 글 ·사라 보카치니 메도스 그림 | FiKA주니어 (피카 지식 그림책 02)

*암스트롱 달로 날아간 생쥐 ·토르벤 쿨만 글/그림 | 책과 콩나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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