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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나우 Mar 22. 2023

집에 가고 있나 봐

집에 가고 있나 봐

             

날개 없는 물고기가

반짝이는 태양 가까이

솟구쳐 날아가고 있어


갈 수도 없는 길을

물살을 거슬러 거슬러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단단하고 뾰족한 돌멩이들이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떼 지은 물고기들의 

넋 나간 몸짓과 (달리) 경쾌한 소리

파닥파닥 파닥 파라락


살점이 찢기고 뜯기고 

뼈만 남을 때까지 의식을 잃어도

아직은 꽤 쓸만한 꼬리로 싱싱하게 돌을 밟고 건너


거슬리는 게 많아도 

거기까진 이 길 뿐이라

거슬려도

거슬러 가는 거야


손뼉 쳐 주고 물 한 잔 건네는 관중 하나 없어도

목숨을 건 거야

그 물고기는 원래 그렇대


티끌만 한 개미가

볼펜 똥보다 더 작은 발을

발발발 바삐 움직여


전부

집에 가고 있나 봐




글쓰는 오늘 Season 10 우리들의 글루스 II

'입에 착-붙는 시 쓰기'

마지막 글을 씁니다


입에 착 붙진 않지만 ^^;;
오랜만에 글루스 덕분에 시를 써봤습니다.
볼펜 똥보다 작은 발을 가진 개미에 대해서 좀 더 쓰고 싶었지만 
어쩐지 주인공은 연어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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