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가슴속 까지도 침범하려는 바람에
움츠려지는 몸뚱아리는
소용없음에도 옷깃을 세우며 싸웁니다.
시리도록 가슴 아픈 바람이 붑니다.
앙상하리 만치 허전한 가지들은
제 살을 도려, 도려내어 바닥에 놓고
시린 바람은 그 살을 날리고 있습니다.
눈물이 흐를 것 같은 바람이 슬픕니다.
촛불을 키려 해도 힘없는 성냥
이내 싸늘히 식어 죽어 버리고
초라한 몸뚱아리는 검게 그을리고 부러집니다.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초라한 몸뚱아리들을 날리고
모든 움츠리는 것들을 스치고 지나가고도
여전히 공허함 잉태한 바람이 붑니다
가장 큰 고통은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얼마나 많은 고통으로 흔들려야 하는가?
살아가며 저기 저 흔들리는 바람보다 흔들리는 나무가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나이를 많이도 먹었구나 한다.
하지만 그 가녀린 생체기는 약 없이도 아물어가는 것을 보고 또 다른 상처가 생기겠구나 한다.
그래도 아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오늘도 그 흔들리는 바람을 잡으려 한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