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안은 나무

by 한천군작가

1.

바람

그것은 훔쳐온 것

남아 있음이 슬퍼

나무가 훔쳐다 둔 것


2.

낙엽

그것은 버림받은 영혼

남아 있음이 슬퍼

몸서리치는 아픔으로

나무는

버림받은 마음만 안았다


3.

쓸쓸함의 언덕

고뇌의 몸부림

잔잔한 잔영으로

다가서는 인영에게

하나의 바람을

오늘도 어김없이 훔쳐다 둔다

겨울 안은 나무가...



여행을 하다 보면 간혹 앞마당에 걸어 놓은 솥에서 모락 거리는 훈김을 볼 때가 있다.

나도 저 훈김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타오르면서도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피어오르는 훈김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느리게 느리게를 되뇌지만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그래도 노력한다. 느리게 살게 해 달라고 소망하면서, 주어진 시간만큼만 살아갈 것이기에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시간을 조금 더 나누어 주고 싶다.

네 번의 계절이 따로따로이듯 그 색 역시 다르기에 첫 번째는 조금 따뜻하게, 두 번째는 조금 시원하게,

세 번째는 조금 붉게, 네 번째는 조금 차갑게 그렇게 조금씩으로 표현하며 느리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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