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목으로 뭘 보는 것일까?
바닥을 부여잡고 긴 목을 빼고는
나에게 아직도 봄이냐고 묻는다.
하얀 꽃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았는데
내려보는 나와 눈 맞춤하는 너는
봄이라는 이름의 작은 아이였다.
누구에게는 천덕꾸러기일지라도
나에게 너는 아지랑이 같은 꽃이구나
아련한 그리움의 봄이었구나.
꽃말 :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
봄이면 그 향긋한 향기가 온 집안을 돌아다니고 구수한 된장 내음도 덩달아 신이 났는지 함께 뜀박질을 하는 밥상이 참 좋다. 물론 쑥 향기 가득한 된장국도 좋지만 왠지 냉잇국은 그 향기에 한 번 반하고 그 아삭함에 또 한번 반하게 된다. 하지만 누구 한 사람 들여다보지 않는 집 앞 텃밭의 천덕꾸러기 냉이꽃.
하얀 꽃이 옹기종기 모여서 피었는데 그 예쁜 꽃을 함께 천덕꾸러기로 바라보던 농부의 눈에도 따스한 손길로 한번 어루만지게 만드는 하얀 꽃. 하지만 이 꽃의 꽃말이 이토록 아름다운가 하며 다시 보게 되는 내 모든 것을 드릴께요는 사랑스럽게 다시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드는 꽃이다.
누구는 이 꽃으로 프러포즈를 했다고 하더라.라는 기사를 보며 참 로맨틱하다 라고 생각을 했었다. 언젠가 투명한 코팅지에 곱게 펴서 살짝 눌러 코팅을 하여 챆장에 숨겨둔 냉이꽃을 찾아봐야겠다. 시월이 오면 주려고 몰래 넣어둔 하얀 꽃이 색이 바래 지는 않았을까? 색이 좀 바래면 또 어때! 그런다고 꽃이 가진 속 뜻이 함께 퇴색되는 것도 아닌데 하며 나는 큰 책장을 이리저리 뒤적거리겠지.
냉이꽃이 하얗게 자북 자북 피었다. 골목길은 너무도 환하고 따뜻하다.
(…) 그러나 진달래꽃은 벌써 져 버린 지 오래다.
몽실언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