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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n 16. 2016

그리운 꽃의 書 -33-금새우란

그늘에 봄이 오고
남도의 봄 내음에 묻은
잘록한 허리
긴 목
노란 꽃이 아름다웁다.

싸늘히 식은 겨울
밝아오는 햇살에
얼굴 부비적
몰래 고개 내 미는
작은 그늘 꽃

누가 볼까 수줍은
옷차림으로
겨우내 푸름의 긴치마
닫고 있던 마음을
봄빛으로 물들이는 꽃

어여쁘구나
고요하구나
진실된 언어의 몸부림으로
사월 하늘 바라보는
노란 금 새우

네 모습에
밝은 살이 돋고
가는 길을 돌아와
널 안아 보듬지만
간직할 수는 없구나

넌 
너의 자리에서
난 
나의 자리에서
그렇게 아름다우니....



* 속 명/새우란
분포지/제주도. 남부 지방의 산지 숲 속 그늘
개화기/4~5월
결실기/7월 (삭과)
용 도/관상용
특 징/다년생 초본으로 높이 50cm 내외
꽃 색/자주색. 백색. 담자색 총상 화서를 이룬다. 
노란색으로 피는 금새우란, 자주색으로 피는 새우란 등 
여러 색으로 꽃이 핀다 

어떤 이들의 일탈은 어떤 형태일까? 나에게 일탈은 단순하게도 며칠의 낚시 혹은 산행이 전부 인 게 어쩌면 참 단순하게도 살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며칠의 낚시도 그렇고 산행도 그렇다. 뭐가 다를까? 평범한 사람들에게 며칠의 낚시란 꿈에 그리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산행 역시 그렇다고 한다. 자유로운 직업 덕에 장거리 낚시를 가끔 계획 없이 옷가지를 넣은 작은 가방과 낚시가방 그리고 낚시에 필요한 소모품이 든 가방을 들고 공항으로 향한다. 그리고 서투른 일어를 써 가며 혹은 번역 어플을 이용하며 현지에서 배를 타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민숙에 짐을 풀고 배를 타고 낚시를 나간다. 그리고 이러 날을 며칠 반복하면 일탈은 끝이 난다.

산행도 그렇다. 낚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간단한 배낭 그리고 카메라가 전부다. 그리고는 무작정 시외버를 탄다. 차를 외 안 가지고 가냐는 지인들의 말에 나는 "한눈 좀 팔라고 그런다."라고 말을 한다. 어떤?이라고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면 미소 지으며 운전하면 못 보는 것들을 보려고 버스 혹은 기차를 이용한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산을 만나면 산에 난 주름 같은 길들을 마다하고 아느 순간 길이 없는 곳을 이리저리 방황을 한다. 혹 여기에 예쁜 꽃이 있지 않을까 하며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만나는 야생화는 나의 끈적한 땀을 식혀주고 그제야 물 한 모금에 편안하게 그 녀석을 바라볼 수 있다. 나에게 주어진 편안한 일탈.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환하게 웃게 만드는 꽃과 풍경이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기에 충분하다.


금새우란 사진 출처 : 제주야생화 http://cafe.daum.net/orumi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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