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by 한천군작가

다락방 같은 곳이 필요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나를 숨기고 싶었다. 그리고 온전하게 혼자이고 싶을 때 숨고 싶은 곳이 하나쯤 있었더라면 이 순간 그곳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60촉 백열등의 밝은 불빛 사이로 흐릿하게 보였던 유년의 다락방은 공포와 편안함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었다. 오롯하게 혼자이길 바랄 때면 나무 계단을 올라 숨었으니까. 하지만 다락방은 어둠이라는 것으로 우리 형제들에게는 공포의 장소였다. 그곳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할 거라는 생각을 떨치질 못했으니까. 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그곳은 아늑했다. 여름이 지나면 선풍기가 한쪽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 옆으로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종이 박스들과 두툼한 먼지를 덮어쓰고 숨죽이며 숨어 있는 낡은 책들과 어릴 적 내가 타고 놀았을법한 바퀴 달린 말도 있었다. 한쪽 먼지를 쓸어내고 그 자리를 아지트로 삼았었던 그 다락방이 그립다.


나는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 다락방이 필요하다. 슬퍼서 너무 슬퍼서 흐르는 눈물이 아닌 그 자리가 허전해서 오는 좌절감 같은 변화에 흐르는 눈물을 감추고 싶었다. 흐느끼는 내 어깨를 감싸 안은 것은 알랙산더의 털북숭이 팔이었다. 나의 시선은 그의 팔에서 그의 젖은 눈에서 멈추었다. 절대 아닐 거야를 속으로 말하면서도 어쩐지 따뜻한 그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 평소의 까칠 대마왕 알랙산더가 아닌 함께 자란 형처럼 느껴진 것은 그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따뜻했다.


병실 문으로 미끄러지듯 나가는 씽의 마지막 모습을 우리는 그렇게 말없이 흐느끼며 바라보며 어쩌면 우리도 저렇게 사람들의 곁을 떠나가겠지 하는 연민이 섞인 눈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눈물을 숨기기라도 하려는 듯 알랙산더는 나를 강하게 안았고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고 있다. 지금 가슴에서. 까칠 대마왕은 더 이상 까칠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도 어색했을까? 아니면 나의 굳은 몸을 의식한 것일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떨어지는 것을 나는 다시 안으며 그의 어깨를 그리고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내 눈에 흐르는 눈물까지 무시하며 오로지 그를 위로하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이 그의 어깨를 젖게 만들면서 그렇게 한 동안 우리는 눈물을 흘렸다.


인생이 끝나면 우리는 빈 손으로 간다

중국 속담


며칠 전 밤 싱은 책을 보는 나에게 나침반을 내밀며 "가져"라고 하며 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말했다.

"중국 속담에 인생이 끝나면 우리는 빈 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어. 이 나침반은 나의 아버지가 준 선물이야. 그런데 너 주는 거야"

"아버지가 준거면 귀중한 건데 왜 나를 줘?"

"넌 긴 여행을 할 운명이니까."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자기 침대로 돌아갔던 싱이 이젠 더 이상 그곳에 없다. 내 손에 들려진 낡은 나침반 만이 아지 따뜻하게 만 저질뿐이다. 자신의 삶이 끝이 난다는 것을 알았을까? 죽음이 가까이 오면 안다고 하더니 그도 그랬을까?

나는 여전히 나침반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정말 긴 여행을 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떤 여행이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 4대 발명 가운데 하나인 지남침(指南針, 나침반)
한비자(韓非子)에서는 '사남(司南)'이라는 지남 기구를 언급하고 있다. 천연 자석을 갈아 국자 모양으로 만든 사남은 남북을 가리키는 자침의 성질을 이용하여 점을 치거나 풍수 지형을 살필 때 사용하였으므로 최초의 지남침이라 할 수 있다.
주욱(朱彧)의 『평주가담(萍州可談)』에서는 "야간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해를 보면서 항해했고, 흐린 날에는 지남침으로 항해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