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이 부른 노래는...
죽도록 보고 싶은데 참는다.
왜냐고?
널 보고 나면 살아야겠다는 이유가 생길 거 같아서...
매일 아침 다짐을 하듯이 그렇게 말을 하였다. 그리고 도둑고양이처럼 그 사람의 사진들을 훔쳐보았다. 그런 내 모습을 나도 모르게 보게 되면 놀라서 노트북을 닫아 버렸다. 유년의 시절 맘에 드는 여자아이를 뒤에서 따라가다 돌아보면 담벼락 뒤에 숨어버렸을 때처럼 들킨 것 같은 마음처럼 숨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길게 한 숨을 쉬고 힘겨운 하루를 또 시작을 한다.
살아야겠다는 이유가 생길까 겁이 났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갈망한다. 살고 싶다. 그리고 보고 싶다. 이것이 진정한 속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모든 것을 거부하려는 철없는 아이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투정을 부리 듯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이틀을 꼬빡 잠들었을 때 현실처럼 또렷하게 말을 하였기에 나는 살고 싶다를 외치며 긴 잠에서 깨어났었다. 나도 나 자신에게 놀라버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을 때 이것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였구나 하며 첫 번째 목표가 생겼다.
걷자. 걸어보자였다.
“갈까?”
“어딜?”
그리고 씩 웃는 싱의 미소에서 우리는 언어가 필요치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약 3Km를 걸어가면 담배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첫 걷기가 싱과 함께 고작 담배를 사기 위해서 라는 생각을 하니 씁쓸했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하며 걸었다.
오랜만에 담배를 입에 물고 길에 들이마셨다. 연기가 패에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느낌이 진하게 느껴졌고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것이 처음 답배를 배울 때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런 모습을 신기하고 또 재미있다는 듯 싱이 바라보며 다시 가자라고 한다. 2Km 정도를 더 걸어가면 술을 살 수가 있었다. 참고로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가족 내력이라고 해야 할까. 아버지께서는 보리밭 옆을 지나 만 가도 얼굴이 빨개지신다고 했다. 나 역시 술을 못 마신다. 주류상엘 드른 이유는 싱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몇 번을 안된다고 말을 하였지만 싱은 그 말들을 무시하고 먼저 걸어가 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갔다. 무슨 술인지 모르지만 싱은 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손에 들려진 한병의 술을 모두 마셔 버렸다. 물론 나 역시 그의 곁을 걸으며 몇 개비의 담배를 피웠지만 그가 걱정이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혼자 가야겠다 라고 다집을 하였다. 뒤에 안 사실인데 싱에게 술은 독약과도 같은 것이라고 들었다. 그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심한 죄책감을 느꼈다. 그 죄책감은 훗날 나의 눈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약간 붉어진 얼굴의 싱은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를 불렀고 우리는 병원 앞 공원에서 하늘을 보며 나란히 누워 그가 부르는 노래에 나도 모르게 허밍과도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노랫가락은 슬프게 들렸다. 이 역시 뒤에 알았지만 등려군의 하일군재래(何日君再來)였다. 그댄 언제 다시 오시나요 라는 노래라는 것을 알았다.
오늘은 그가 무척 그립다.
마지막 밤에도 그는 창가에 기대어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내 기억에는...
아름다운 꽃은 언제까지나 피어 있지 못하고
멋진 경치도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지 못하죠
시름이 쌓이니 눈썹에 웃음이 사라지고
눈물이 흐르니 그리움이 다가오네요
오늘 밤 떠나고 나면
언제나 그대 다시 오시려나
이 잔 다 비우고
안주 좀 드세요
인생에 몇 번이나 취할 수 있겠으며
즐기지 않으면 무슨 소용 있겠어요
어서어서 어서
이 잔 비우고 다시 이야기 나눠요!
오늘 밤 떠나고 나면
언제나 그대 다시 오시려나..
양관첩 이별가는 그만 부르고
백옥잔을 다시 들어요
은근히 속삭이며
그대 품을 어루만지며 파고들어요
오늘 밤 떠나고 나면
언제나 그대 다시 오시려나
이 잔 다 비우고
안주 좀 드세요
인생에 몇 번이나 취할 수 있겠으며
즐기지 않으면 무슨 소용 있겠어요
아이, 다시 한 잔 마셔요
다 비우세요
오늘 밤 떠나고 나면
언제나 그대 다시 오시려나
鄧麗君의 何日君再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