尺牘(척독) -3-恭賀新禧(공하신희)

글 벗님들과 댓님들께.

by 한천군작가

한 줄을 쓰며 벗을 떠 올리고

다음 줄에서 안부를 물으며

달력 한 장을 뜯어내 던

긴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달빛에서 벗의 글을 만나고

별빛으로 댓님의 글을 만나며

나의 노트는 빼곡하게

별빛이 들어앉았다.


수 없이 많은 그리움을 토하고

수많은 이야기를 토하여도

그것을 오롯이 나의 품에만 안기에는

너무도 큰 바람들이었다.


다시 한 줄을 쓰며 벗을 떠 올린다

봄꽃 같은 벗의 글들을 읽는다.

가을비 같은 촉촉한 댓님들의

마음을 다시 읽어 간다.



恭賀新禧 [공하신희];공손한 마음으로 신년(己丑)을 맞이하여 복(福) 많이 받으십시오.

처음 한 해는 글 쓰기에 바빠 벗을 사귀지 못하였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나의 글 보다 벗의 글을 더 소중히 여기며 읽기를 시작하였다.

결국 거대한 도서관에 홀로 맨바닥에 앉아 수 없이 많은 책을 읽고 있다는 착각과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곳의 사계는 그렇게 흘러갔다.

사계절 모두 꽃이 되어 피고 있는 곳,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이곳은 행복한 글 읽기가 가능한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도서관이 되어 있었다.

많은 꽃을 선물하였고 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알려준 내 소중한 공간 브런치...


글을 쓰는 것은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었다.

한 줄의 글로도 우리는 함께 울어주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매일 태어나고 수없이 많은 장르의 글이 자라는 곳이 이 곳이다.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

예쁜 그림을 보며 그 아래 쓰인 글을 보며 미소를 짓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글로서 다시 만날 수 있으며

소원이었던 세상의 미술관을 선물해 주는 고마운 님들이 계시고, 여행을 하며 꼭 가봐야지 했던 아름다운 도서관을 이곳에 모셔오시는 님, 세상에는 얼마나 좋은 책이 많은지를 다시 일깨워주는 고마운 님들이 이곳의 주인이며 나는 그 고마운 님들께 새해인사를 한다.

丁酉年 새해에는 모든 벗님들과 댓님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고 건강한 한 해,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 소원 성취하실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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