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회사 탐방 인터뷰 - 미디어 오리 / 2편 : 김나리 대표
*본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보기▶)
낯선 곳에 가도 내가 집처럼 느끼는 공간이 하나 있다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모든 미디어 플레이어들에게 열려있는 미디어 업계의 '집'이 되고자 하는 팀이 있습니다. 다양한 미디어 실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꿈꾸는 미디어오리의 창업자 김나리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Q. 회사 소개 먼저 부탁합니다. 어떤 일을 하세요?
미디어오리는 미디어 창업을 하려는 분들을 돕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가장 좋을 거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창업하는 관점에서 도우려는, 그리고 미디어 창업 생태계 자체를 만들고 생태계의 허브가 되려고 노력하는 조직입니다.
Q. 미디어 인큐베이팅이란 무엇인가요?
사실 미디어 인큐베이팅*이라는 개념 자체가 되게 낯설잖아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개념이기도 하고, 또 미디어 인큐베이터 오리라고 검색을 하면 오리 부화기 같은 게 나왔었어요.(웃음)
저는 이전에 미디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일을 했어요.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 안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투자를 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프로세스가 짧게 진행되죠. 투자했기 때문에 관계는 오래 이어지지만, 프로세스 자체는 반년 정도로 진행되는 것이 많아요.
반면 인큐베이터는 투자하지는 않는데 기본적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나중에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죠. 인큐베이터들은 관계를 좀 오래 가져가는 게 특징이에요. 한국에서 보통 인큐베이터라고 하면 보육센터라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쓰죠. 미디어오리는 약간 다른 속성이 있긴 합니다. 저희는 공간 제공은 하지 않고 있어요.
*인큐베이팅: 창업 혹은 각종 프로젝트에 필요한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공간 등을 제공하는 일로, 액셀러레이팅과 유사하면서도 구분되는 개념.
Q. 창업하는 과정에서 초기 직원들은 어떻게 구성하였나요?
침 발라 놓은 사람이 있었어요.(웃음) 그게 바로 혜련 님이에요. 제가 다니던 전 회사에서 투자한 회사가 외신 언론사였는데 거기 편집장이었어요. 원래 외신기자였죠. 그런데 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혜련 님을 꾀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이름을 지어 드렸죠.
Q. 그럼 혜련 님은 원래 글을 쓰는 기자였는데 지금은 영상을 제작하는 건가요?
네, 전에 있던 회사에서 영상 관련 교육을 했는데 거기에서 혜련 님을 처음 만났어요. 그때 교육 대상이 창업 초기의 닷페이스, 긱블, 그리고 혜련 님이 소속돼 있던 ‘코리아 엑스포제(KOREA EXPOSE)’, 제가 되게 사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어요. 혜련 님은 사실 그때에는 영상 담당이 아니어서 안 들어도 되는데 교육에 들어왔어요.
제가 회사를 퇴사하고 처음 한 일도 사람들을 모아서 워크숍을 다시 연 거였는데 그 워크숍에 혜련 님이 왔죠. 그런데 천재인 거예요.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영상을 보고 “이런 사람이 영상을 해야 하는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혜련 님한테도 '당신은 영상하고 살아야겠다'라고 그 당시에 이야기했죠. 저는 뭐로 창업을 하건 혜련 님을 꾀려고 했는데 근데 하필, 영상을 또 잘하니까 이분한테 영상을 맡기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미디어오리에서 인터브이를 맡긴 거죠.
Q. 어떤 비전으로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우선 시작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봤어요. 새로운 실험을 하는 사람들이 가진 에너지는 엄청나요. 다만 그걸 혼자 시작하기는 어려워요.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생태계 자체도 필요하고, 단순하게 돈도 필요하고 아니면 이걸 함께 도전하고 있다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교육, 사업 초창기 운영, 팀 빌딩, 콘텐츠 방향 등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그중에서 일부를 내가 잘할 수 있고 그걸 할 때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 거죠. 하지만 결국엔 즐거워서 하게 되었어요. 회사 사람들도 다 그게 좋아서 왔고요.
Q. 인큐베이팅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아직은 테스트 단계예요. 내부 논의를 통해 합의된 가장 중요한 관점을 말씀드릴게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는 팀'을 뽑으려고 해요.
꼭 주제 면에서 지속 가능함을 지향하는 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팀 자체가 얼마나, 속된 말로 얼마나 존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한다는 관점에서는 금세 인기를 일으킬만한 미디어에 초기 단계에 빨리 투자해서 키우고, 엑싯*을 해서 빨리 수익을 벌어들이는 게 유의미할 수도 있어요.
저는 그보다는 결국에 오래 남을 이야기들, 오래 남을 콘텐츠들, 오래 남을 미디어들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엑싯: 창업자와 투자자는 이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중 상당수가 다시 창업 혹은 투자로 순환되는 구조다.
Q. 10대와 20대 중심의 영상교육 ‘오리콘 유스’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요?
메디아티에서 투자했던 회사 대표님들 보면 나이가 20대인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교육에는 20대 분들이 주로 오시잖아요. 반면 10대와의 접점은 정말 없었죠. 그러다 작년에 국제 앰네스티랑 혐오 표현 대항을 주제로 미디어 교육을 공동으로 진행했어요. 그때 10대와 20대를 나누어 두 번에 걸쳐 진행했는데 정말 특별했어요. 특히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 콘텐츠’가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이런 것이 계속되어야 하는구나 느꼈어요.
또한, 이 경험을 계기로 10대들이 금세 제 동료가 되거나 혹은 이미 우리의 동료라는 걸 체감했어요. 요즘에는 10대들을 만나 우리가 얻는 에너지가 많아요. 나이 차이를 떠나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도 저에게 큰 배움이기도 하고, 또 그들의 생각을 들으며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지금은 고등 인턴십, 거꾸로 캠퍼스와 함께 한 인턴십과 같이 10대 동료와 함께하는 접점들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Q. 기존 미디어 교육과 다른 ‘오리콘 유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오리콘 유스는 창업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미디어 교육과 접근 방식이 달라요. 오리콘 유스에서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콘텐츠의 타깃-우리의 미디어 비즈니스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을 깊숙이 정의하고, 그렇다면 우리 콘텐츠는 어때야 하는지 도출하고 그런 콘텐츠는 어떻게 잘 만들기까지 이야기해요. 마지막에는 미니 데모데이를 체험해볼 수 있어요.
Q. 브런치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인터뷰 매거진 ‘미디어 인싸’가 굉장히 인상적이더라고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전 직장 메디아티에서 영상 워크숍을 진행할 때 ‘영상인 힐링센터’라는 걸 만들었어요.
창업할 때도 이름을 따와서 영상 IN이라고 이름을 지었고요. 인은 인큐베이팅의 인과 인사이더의 인이라는 의미를 넣고요. ‘우리가 미디어 인싸가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요.
그러다 미디어오리로 이름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 인싸’가 되었어요. 그러면서 미디어에서 우리가 인싸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물론 미디어 판 안에서는 인싸인데 그 밖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요. ‘이 분 만나서 얘기 듣고 싶었는데’라는 덕심 어린 마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Q. 인큐베이팅, 워크숍 오리콘아, 컨설팅 등 다양한 방면의 사업 중 가장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 사업은 어느 쪽인가요?
미디어오리는 그 이전에 ‘영상IN’이라는 이름이었어요. 그게 원래 영상 콘텐츠 교육으로 시작한 사업이라서 여전히 ‘오리콘아(오리지널 콘텐츠 아카데미)’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아요. 코로나 영향으로 (중단되었다가) 작년 봄부터 다시 원활하게 진행했다가 지금은 개편 중이에요. 이 시대에 안전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돈은 대부분 컨설팅으로 벌고 있습니다. (웃음)
Q. 여태까지 미디어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데 느꼈던 어려움이 무엇인가요?
미디어 하겠다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따봉’을 되게 좋아해요. 우리가 만든 결과물에 사람들이 반응해 주면 아주 좋아요. 결국에는 누군가의 반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미디어 창업을 굉장히 많이 해요.
그런 반응이 적잖아요? 저는 그게 제일 어려워요.
돈은 벌면 돼요. 물론 돈 버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이 생각해야 하지만 반응이 없다는 건 당장 돈의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파리 날리는 식당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Q. 미디어오리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미디어오리를 창업한 가장 큰 목적은 인큐베이팅이에요. 창업 시작하려면 돈 필요해요. 아주 소액부터 시작해서 투자하고 싶습니다. 지금 개인 투자 조합 가입해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투자 프로세스도 배우고 있고요. 그전에 있던 회사에서도 관련된 일을 함께하기는 했지만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창업하는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투자 관계를 스스로 경험하고 몇 년 안에 첫 투자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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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3편에서 계속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이수진, 김진영 에디터 / 편집 : 구아정, 김지영
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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