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회사 탐방 인터뷰 - 미디어오리 / 1편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일해요.
프리랜서냐고요? 미디어오리입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것. 모든 직장인의 꿈이 아닐까요?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미디어오리의 팀원들은 각자의 근무시간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그러면서도 책임감을 잊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의 촘촘함을 유지하죠. 이렇게 일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본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 보기▶)
Q. 미디어오리를 소개해주세요.
혜련 : ‘미디어 인큐베이터 오리’는 미디어 인큐베이터로서 창업 초기 단계의 팀들을 발굴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 멘토링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분야에 특수한 인큐베이터가 없어서 저희가 그 일을 하려고 합니다.
Q. 특별히 직원들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각자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혜련 : 저는 미디어오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강혜련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인터브이’(미디어오리의 숏다큐 콘텐츠)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오리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에요. 우리가 모두 사실 그렇겠지만 미디어오리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그려내고 상상하는 일을 해야 되는데 이게 제 핵심업무예요.
아인 : 저는 여기에서 미디어 전략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요. 미디어오리가 미디어 셀과 비즈니스 셀 두 개로 나뉘어 있거든요. 저는 미디어 셀을 총괄하는 역할이고 미디어오리가 가장 주력해서 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인터브이와 연관된 행사들을 기획합니다. 그다음에 전반적으로 미디어오리의 미디어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 : 저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홍정기고요. 미디어 셀 리더인 아인 님을 도와서 홍보물을 만들고 소셜미디어나 브런치 같은 각종 채널을 통해서 미디어오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지현 : 저는 비즈니스 전략 매니저 김지현이라고 하고요. 저는 미디어오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관련된 비즈니스 전략을 주로 고민하는 사람이고, 조금 더 세부적으로는 계약 제반 사항이라든지 이런 크고 작은, 사소한 것들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인 : 저는 인턴으로 일하게 된 윤서인이고요. 이제 제 역할에 대해 천천히 알아보는 중입니다. 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 ‘유쓰망고’라는 고등학생 인턴을 연결해주는 프로젝트로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Q. 미디어오리와 함께 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혜련 : 저는 2016년, 흔히 말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태동기’ 당시에 ‘코리아 엑스포제(Korea Expose)’라는 스타트업에서 편집장을 하고 있었고 나리 님은 그 회사에 투자하는 ‘메디아티’의 영상 전략 팀장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거기서 처음 인연이 닿았는데 2018년쯤 되니까 그 상승세가 약간 하락하면서 많은 사람이 뿔뿔이 흩어졌어요. 근데 나리 님은 그때 ‘메디아티가 했던 것을 다시 모아서 훨씬 더 잘하고 싶다, 그리고 훨씬 더 젠더 감수성이 높고 따뜻한 시각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미디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죠. 그중에 하나가 저고, 2019년에 거의 첫 직원으로 미디어 오리에 조인하게 됐어요.
아인 : 저는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 미디어 업계에 대해 궁금해하며 한국에 들어왔는데 우연히 미디어오리의 공고를 보게 됐어요. 그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여기에 이렇게 있네요.(웃음)
제가 여기에서 같이 일하게 된 어떤 결심이나 계기는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팀원들, 그리고 나리 님의 좋은 사내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인 것 같아요. 여기에 있으면 이곳이 굉장히 열려 있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거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돼요. 그리고 제 생각이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이 제가 여기에 계속 있을 수 있게 된 동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현 : 저도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지인이 공고를 보여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입사하게 됐어요. 제가 학부 때부터 갖고 있었던 굉장히 추상적인 목표 중의 하나가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창작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그런 판을 마련해 주고 싶다.’ 이런 거였어요. 분야는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조금 다른 미디어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디어오리가 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 게 미디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주고 도와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 큰 시각이 일치해서 지금까지 여기 미디어 오리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혜련 님은 미디어오리 브런치 글인 ‘대표 비전 내꺼 만들기’에서 비전을 동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미디어오리는 이것을 잘하고 있는 조직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모든 구성원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게 될 수 있을까요?
혜련 : 수많은 회의(웃음). 일단 나리 님이 저희를 체계적으로 신뢰하세요. 그리고 그 ‘신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세요. 그래서 우리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거죠.
미디어오리 자율 근무제는 계약서에 명시된 근무 시간을 매주 스스로 관리하는 거예요. 꼭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출퇴근 시간에 관한 규정도 없거든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나리 님이 직원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신뢰를 계속 체계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뭔가 동기화하려는 노력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미디어오리는 의사소통을 되게 잘하는 조직인 것 같아요.
Q. 미디어오리는 조직문화에 장점이 많다고 계속 말하는데 그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미디어오리를 가장 잘 드러내는) 조직 문화는 무엇인가요?
아인 : 아무래도 자율 근무제죠. 그게 저희가 일하는 방식을 굉장히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형태예요. 저희 사내 문화 용어 중에 ‘공을 쥐다’라는 말이 있어요. 공을 쥔 사람이 주도권을 잡는다, 그래서 그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는 사람을 공을 쥐는 사람이라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내가 공을 쥔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일을 설계하고, 그 일을 함께할 팀원들을 모으는 동력이 되게 중요해요. 그런데 그 동력이 사무실에 9시부터 6시까지 모여있어서 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각자 가장 업무 효율이 높은 시간, 그 시간을 존중받으면서 저희가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렇게 일하면서 저희 자신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도를 많이 인지하게 돼서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효율적으로 될 수 있을까를 계속 같이 고민하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있죠.
혜련 : 저는 한 가지 더 붙이자면 우리나라 근무 환경에서 상식적이라고 생각되는 걸 하나도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가 되게 좋아요. 예를 들어서 병가 제도. 한국에는 일반적으로 아파서 침대에서 못 나올 때까지는 일하자 이런 압박이 있잖아요. 그런 걸 깨부수고 우리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함께해요.
그리고 채용 과정에서도 우리는 ‘이건 그냥 사람을 뽑기 위한 체크리스트. 빨리 공고 내고 사람인에 올리자’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기획으로 보거든요. 그래서 각 채용 포지션에 ‘공을 쥐는’ 사람이 있고 그 담당자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해요.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닿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고민을 계속해요.
Q. 자율근무제도하에서 일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지현 : 자율 근무제가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는데 처음엔 사실 자율 근무제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율 근무제가 됐죠. 처음에 한 3개월가량 재택근무를 하고 회의도 비대면으로 했어요. 근데 그렇게 오랫동안 비대면으로 운영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구멍이 생기는 걸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저희가 찾은 방법은 각자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되 오프라인에서 꼭 만나는 시간을 정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지금 저희는 월요일에 한 주를 시작하는 회의는 꼭 만나서 해요. 그리고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직접 만나서 에너지를 주고받아야 효율이 더 높을 것 같은 회의는 만나서 오프라인으로 하는 식으로 저희만의 방법들, 접점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정기 : 또 주기적으로 회고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우리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자율적으로 일을 맡길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을 하고 나서 한 달이든 분기든 이번 근무 형태는 어땠는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바꿔야 할 건 없는지, 불만 사항이 있는지, 좋은 건 없는지 이런 것들을 같이 이야기를 정기적으로 많이 나누고 있어요.
그래서 자율근무제가 내 마음대로 자율적으로 시간을 정하는 것을 넘어서 내 의견을 통해서 근무 제도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지금 거치고 있어요.
자율근무제의 좋은 점은 병원이나 은행을 가야 할 때 ‘오전에 빨리 갔다 오고 오늘 11시 반부터 몇 시간까지 일하자’ 이런 식으로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단점은..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침대에 눕고 싶은 때가 있어서.. 그래서 좀 더 의도적으로 요새는 사무실에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웃음)
지현 : 자율적인 환경에서 오는 책임감도 매우 큰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그 책임감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것이고 지금 저희가 이만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각 팀원이 자기가 맡은, ‘공을 쥔’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채로 진행해서 여기까지 운영이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Q. 어디에서 일하는 걸 가장 선호하세요?
아인 : 저는 개인적으로 때마다 달라요. 예를 들어 사무실에 나가서 같이 북적거리고, 누가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한마디를 듣고, 의논을 하고 싶을 때는 사무실에 있는 게 효율도 좋아요. 제가 온전히 혼자서 집중해서 어떤 기획안을 작성하거나 혼자서 긴 호흡으로 뭔가를 생각해내야 할 때는 집에서 일하는 게 좋죠.
Q. 미디어오리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가요?
아인 : 일단 미디어오리에서는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면서 팀으로 운영되는 일들을 많이 해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지원하고 다른 팀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취할 텐데 어떤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한 경험이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사회에서가 아니어도, 대학교에서 동아리나 대외 활동을 했어도 충분해요.
그리고 자신을 스스로 알리는 것을 즐거워하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협업을 많이 하므로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또 미디어 오리 사내 문화의 지향점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접하는 데에 두려움이 크게 없고 즐겨하는 분이 미디어오리에 오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혜련 :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대부분 팀들이 그렇듯 미디어 오리에게 영상이라는 매체는 정말 핵심적인 매체예요. 저희는 오리지널 숏 다큐 미디어인 ‘인터브이’를 제작하기도 하고 컨설팅이나 외주 제작, 또 비즈니스 사업을 운영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분이 필름 메이커로 합류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미디어 오리의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현 : 미디어오리는 늘 미디어 업계에서 활동하시는 플레이어들의 네트워킹 허브가 되려고 해요. 그래서 미디어오리를 중심으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이 모였으면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진행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아카데미’가 가장 단기적인 목표인데. 교육 프로그램도 있고, 펠로우십이라는, 앞으로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예비 종사자들에게 미디어 업계라는 것은 이런 데라고 소개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다 원활하게 진행이 돼서 조금 더 많은 미디어 플레이어들한테 미디어오리라는 집 같은, 허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혜련 : 올해는 미디어오리가 바깥으로 꿈틀거리듯이 시작하는 해예요.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내부 사내 문화를 잡고, 팀 빌딩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내공이 쌓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현 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 내공을 기반으로 미디어 업계의 하나의 집, 허브가 될 수 있는 그런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미디어오리의 팀원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저 자유롭게 일하는 것만이 아니라 본인이 맡은 일에 엄청난 책임감과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만큼 미디어오리가 단단한 조직이라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요?
‘미디어인싸’가 되고 싶으신 분들, ‘미디어인싸’인 분들, 모두 미디어오리를 찾아주세요!
인터뷰를 영상으로도 만나 보세요. (바로 보기▶)
2편에서는 미디어오리 김나리 대표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여일삶 이수진, 김진영 에디터 / 편집 : 구아정, 김지영
영상 촬영 및 편집 :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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