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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오리 Jul 28. 2020

대표 비전 내꺼 만들기

'뉴'미디어 창업기 (3)


미디어오리가 만드는 숏다큐 미디어 <인터브이>. https://www.instagram.com/interv_media/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인터뷰 미디어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 인터브이 만드려고 미디어오리 만들었어요.


라고 밝게 웃는 김나리를 보면 요즘도 가슴이 찡하다. 


한 미디어 회사의 대표는 콘텐츠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미디어 사업 때문에 그 콘텐츠를 못 만들게 된다.


이런 것이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닐까. 돈 벌랴, 운영하랴, 공인인증서 배우랴. 콘텐츠 만들 시간이 어디 있니. 


이러한 상황 때문에 (덕분에) 나는 김나리가 어렴풋이 구상한 인터브이라는 ‘공’을 갖고 와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우리들의 머리 속에 있는 애매한 단어들이 (적어도 우리에게는) 구체적인 비전으로 ‘동기화’되어야 했다.


2019년 4월부터 첫 인터브이 영상이 유튜브에 방영된 12월까지 나는 무턱대고 4개 가량의 단편 다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옥탑방에 사는 대학생. 

폴더 정리 잘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닭 800여 마리 키우는 농민.

온난화 때문에 출산을 꺼려하는 여성. 


인터뷰이 선정 기준은 간단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 호기심을 끄는 사람’이면 충분했다. 

기획, 촬영, 편집 방식과 방향은 온전히 제작자인 나의 자유였다. 


처음에는 나에게 주어진 이 자유가 무섭고 애매하고 불안했다. 


“보이지 않는 인터뷰어, 보이는 인터뷰이.” 
“인터뷰이에 대한 애정이 중심이 되어야 해요.” 
“이 영상은 인터뷰이가 안보이고 혜련님만 보여요.” 


2019년 초반에 이런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나는 “아, 이 난해한 상황 어쩔” 하면서도 김나리 대표에게 고마웠다. 그는 ‘마감’과 ‘생산성’에 집착하지 않았다. 인터브이의 정체성과 가치를 알아가는 초창기 단계에서 날짜와 숫자에 연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전적으로 ‘나’라는 창작자를 키우고 싶어했고, 내가 나를 꼼꼼히 알아가야 인터브이라는 미디어가 내 손에서 아름답게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감각이 제작자의 시각, 콘텐츠의 방향에 어떤 영양분을 줄까? 

제작자가 느꼈던 깊은 감정들이 시청자에게 전달되어 교감을 이룰 때에 콘텐츠는 어떤 힘을 갖게 될까?

 ‘인터뷰이에 대한 애정’이라는 기틀이 인터브이라는 미디어에게 왜 중요할까?


미디어의 첫 기틀을 다져가는 단계에서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가자. 불안감을 끌어안자. 끊임없이 다짐했다. 이 단계만 6개월, 1년, 그 이상이 걸릴수도 있었다. 미디어 수익성에 대한 포부는 당분간 접어둬야 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김나리는 첫 영상이 제대로 나오기까지 1년 정도 예상했다고 한다.… 호호, 8개월 밖에 안 걸렸다 ^^)


‘동기화’하는 데에 지름길은 없었다. 우리 안에 꿈틀거리는 감각들을 믿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텔레그램 메시지와 회의들을 통해

인터브이라는 미디어는 천천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강혜련


▶ 인터브이 콘텐츠 '온난화의 아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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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다큐로 미디어 만들기>

미디어오리의 오리지널 미디어 '인터브이'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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