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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Mar 04. 2018

해리포터 촬영지를 찾아서.

스튜디오 말고, '진짜' 촬영지를 가 보았다. 10년 전인 2008년,


이 여행기는 무려 10년 전 이야기로, 당시 배경을 이야기해 주자면

나에게 지도란 여행책이거나 미리 인쇄해 놓은 종이, 혹은 그 지역 사람들이 다 였다.

왜냐고? 당시 스마트폰이 없었다. 이제 막 '전화 기능이 있는 아이팟' 이 나와서 놀라움 그 자체였던 시절이라고나 할까.


해리포터 덕후.. 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도 해리포터 영화를 찾는 '마니아' 쯤 되는 나에게 영국에 거주 했으니, 해리포터 촬영지를 찾아가보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으랴. 엥?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가지 왜 굳이 촬영지를 가냐고?

왜냐면 그땐 스튜디오가 없었으니깐!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생겨서 얼마나 원통하던지. (그때 이미 난 한국에 있었다.)


해리포터는 영국 전역을 다니며 다양한 로케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 모든 것을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 여건상 패스한 곳도 있었고 (뉴카슬에서 퀴디치 경기장 보고 싶었지만 동행인이 있어 그것때문에 그곳을 들르자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거긴 줄 몰랐다가 나중에 찾아보니 거기가 거기더라 한 곳도 있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었다. 아.. 실시간 검색이여)


그래도 1년도 채 되지 않은 연수기간 동안 찾아다녀본 해리포터 촬영지. 몇군데 되지 않지만 이제라도 자랑좀 해볼까 한다. 그리고 영국을 여행할 일이 있다면 + 당신이 해리포터 덕후라면, 실제 촬영지를 찾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글로스터 대성당 (Gloucester Cathedral)


해리포터 촬영지라고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중 하나인 '글로스터 대성당'. 글로스터는 원래 그렇게 유명한 데가 아닌데 대성당 때문에 이 지역자체가 유명한데 + 해리포터 촬영지로 선정 되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게 된 곳이다.


영국하면 런던 +옥스포드 정도 관광하고 마는데, 나는 사실 런던은 그냥 2-3일 정도 보고 근교로 나가보라고 하고 싶다. 근교가 훠월씨인더 기대하는 '영국' 모습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스터 대성당 외관 일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글로스터 대성당은 해리포터 총 7편 중에서 3편에나 등장 했을 정도로 로케 비중을 많이 차지 했다고 한다. 1편인 마법사의 돌, 2편 비밀의 방 그리고 4편 혼혈 왕자까지. 아마 그 이후로는 해리가 학교보다는 학교 밖에서 벌린 일들이 많아서 (.. ) 글로스터 대성당은 영화 속에서 사라진게 아닐까 싶다.


글로스터 대성당은 호그와트 학교 중에서도 '복도' 담당이었는데, 다음은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글로스터 대성당 내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막상 보면은 뭐 되게 없다. 엥? 이게 끝? 이런 기분이랄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 곳이 그 곳이 맞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같은 복도는 아닌듯 하지만 (.. )


그리고 또 다른 글로스터 대성당 X 해리포터


글로스터 대성당 내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여기도 해리포터에서 나온 곳인데,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기억하기로는, 저기를 지나갈때 누군가가? 아님 어딘가에서? 해리포터를 촬영한 곳이라고 해서 사진을 냅다 찍었었는데 누가 말해줬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같이 갔던 홈스맘이었나.


글로스터는 대성당 말고도 마을 자체가 크지 않아서 그냥 유유자적 걸어다니면 원데이트립으로도 충분한 동네다. 나는 글로스터와 같은 지역인 코츠월드에 머물렀기에, 운좋게도 30분? 정도 거리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다. 심지어 나는 이 곳이 해리포터 어쩌구 인줄도 몰랐다. 영국에서 처음 맞는 뱅크 홀리데이라 홈스맘이 글로스터에 가자고 제안을 했던 것인데 가보니 저기가 해리포터 촬영지였던 것이다. 영국오길 정말 잘했어 라고 느낀 첫 순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글로스터대성당은 해리포터 촬영지 말고도 스테인드 글라스가 예쁘기로 유명한 곳이니 창문도 놓치지 말고 꼭 보자. 보고나면 해리포터 촬영지보다 그 영롱한 빛들이 더 오래 기억된다.


글로스터 대성당 내부 일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2. 옥스포드 크라이스트처치 (Christ Church, Oxford)


글로스터와 쌍벽을 이루는 해리포터의 촬영지는 '옥스포드' 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런던만큼이나 많이 가는 연수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한국 학생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곳.

옥스포드는 '옥스포드 대학교'로도 유명하지만, 해리포터 촬영 이후로는 촬영지로 더 많이 유명해진 듯도 하다.


옥스포드는 내가 살던 '챌튼험(Cheltenham)'과 가까운 도시 중 하나였고, 또 런던만큼이나 유명한 곳이기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쇼핑도 하고 싶었고.. (내가 살던 동네는 촌동네라 매장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아침 일찍 움직인 덕에 나는 크라이스트처치를 여유롭게 다닐 수 있었고, 심지어 해리포터 촬영 장소 오픈 전에 도착한 터라 기다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내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내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이곳은 그 유명한 호그와트의 대연회장이라고 아마 전시즌에 걸쳐서 다 나오지 않았나 싶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 속 대연회장의 모습은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긴데, 그건 CG 라고 한다. 실제 장소는 그리 크지 않지만 고고한 분위기에 압도 당할 정도로 굉장히 웅장하다.


그리고 내가 이곳을 방문 한 이유는 해리포터 말고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앨리스의 아버지, 루이스 캐럴이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의 교수로 재직 하면서, 당시 학장의 딸인 '앨리스'를 위해 들려준 이야기가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 내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창문 한 쪽에 이렇게 앨리스와 그 상징이 스테인드 글라스로 새겨져 있다. 이 곳에 오면 사람들이 해리포터 촬영지에 정신 팔려서 이 예쁜 창문은 보지 못하고 돌아가서 아쉽다고 친절한 경비 아저씨가 알려주었다. 난 이미 알고 있었지만 :) 그리고 입구에는 루이스캘럴 작가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는 것도.


여유롭게 관람(?)을 끝내고 나오니 이미 이 곳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아마 조금이라도 늦게 왔다면, 저런 사진은 건지지 못했을 거다.

이 곳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해리포터와 교감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테니.



+) 옥스포드에 또 다른 해리포터 촬영지로 '보들리안 도서관(Bodleian Library)'이 있다. 나는 버스 막차 시간 때문에 투어는 하지 못하고 이렇게 밖에서만 보고 왔다. 솔직히 또 올줄 알았다. ..

 

보들리안 도서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 크라이스트 처치 바로 근처에 아주 예쁜 앨리스 기념샵이 있다. 한국말을 귀엽게 하시던 사장님이었는데 아직도 그 사장님이려나.

사고 싶은 것 잔뜩이었으나 다 포기하고 앨리스 책 한권 사왔다. 앨리스 숍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3. 런던 킹스 크로스역 (King's Cross Station)


런던 여행 가면 한번쯤 들르게 된다는 그곳, 바로 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이 있는 킹스 크로스 역이다. 사실 촬영지는 킹스크로스역 탑승장이라 티켓팅을 해야만 볼 수 있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다른 곳에 포토 존을 마련해 두었다. 지금은 목도리도 날려주는 분도 있다던데 (.. ) 10년 전엔 그냥 알아서 포즈 취하고 찍었어야 했다.


킹스크로스 역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이.. 이게 정말 다... 다.. 저기서 알아서 포즈 취하고 찍으면 되는데, 'Platform 9 3/4'만 봐도 심쿵 하는건 어쩔수 없더라. 다시봐도 가슴이 떨리네.


킹스크로스역은 해리포터가 아니더라도, 런던과 다른 도시를 이어주는 주요 승강장이다 보니 근교를 여행할 일이 있다면 아마 들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의 서울역과도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근처에는 영국 드라마 '셜록' 촬영지인 'speedy's'가 있고, 또 근처에는 셜록 뮤지엄이 있으니 겸사겸사 묶어서 구경하기 좋다. 참고로 스피디 샌드위치와 커피는 맛이 썩 있는 편은 아니라고 하지만, 가게 벽면엔 셜록 주인공들의 싸인과 사진들이 있다니 '관람' 값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5년전 찾아갔던 스피디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4.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Edinburgh, Scotland)


에딘버러는 해리포터가 태어난 곳으로, 조앤 K.롤링이 이 곳에서 해리포터를 집필 했다. 그녀가 종종 들러서 소설을 썼다는 카페가 있다 하여, 에딘버러 간김에 들르려 했으나! 이미 없어졌다는 소리에 굉장히 우울했었다.

그래도 에딘버러 페스티벌 기간에 들렀던 터라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에, 해리포터 전시회가 있다하여 그 곳을 들렀다.


그리고 나는 정말 그 곳에서 마법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해리포터의 촬영지는 아니지만, 해리포터 덕후들과 꼭 공유하고 싶은 10년전 이야기.

이 전시는 에딘버러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해리포터의 피규어부터 값비싼 아이템들이 전시중이었고, 모두 기증품으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고 심지어 무료 전시였다.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잠시 피규어 감상 시간이 있겠습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해리포터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헤르미온느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해그리드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스네이프 교수와 론 위즐리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시리우스 블랙의 수배 포스터. 실제 영화 속 장면처럼 움직인다!!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해리포터에게 보낸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해리포터 커버 이미지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감탄의 눈으로 전시를 보며, 사진 찍으며 정신 없이 보내고 있었는데 뭔가 수상한 (?) 기운의 한 남자가 있었고, 사람들이 그 사람 주변에 몰려들어 설명을 듣고 물어보고 했었다.


아. 긴가민가 긴가민가 (당시 나의 영어는 한없이 짧았고, 설마 아니겠지 라며 나를 부정했다)

작가의 전시회라고는 했지만 작가가 있다고는 안했잖아!!!!


작가님의 설명이 끝나자 나는 사태 파악이 되었다. 이분이 바로 그분. 해리포터 커버이미지를 그리신 클리프 라이트.

해리포터 삽화가 클리프 라이트 (C)guabba / 무단복제 및 불펌 금지

뒤늦게라도 사태파악하고 부탁 후에 사진 한장 건졌다. ... 어버버 거려서 팬이라고 말도 못했다. 엉엉.


그리고 나는 어디가서 자랑도 안하고 이제야 자랑을 해본다. 나 해리포터 삽화가님이랑 인사했어!!





10년 전에는 블로그도 안했고, 그나마 하던게 싸이였는데 나에게 컴퓨터가 없었기에 (영어공부하려고 노트북 안들고 갔었다.) 이런 글들은 쓸 엄두도 안났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쓰자니 뭔가 지난 일들을 다시 쓰는게 재미없어 보여 그냥 내 메모리에만 저장해 두었는데, 이렇게 다시 꺼내 보니 느낌이 다르다.


10년 전에 내가 봤던 그 곳들이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다시 간다면 저렇게 열심히 찾아다닐까 싶기도 하다.

1년이 안되는 시간 동안 해리포터를 따라 열심히도 잘 따라 다녔다. 그리고 스튜디오가 아닌 실제 촬영지를 가봤다는 나름의 자부심도 느껴지고.


이제 다음 런던 여행은 오로지 해리포터 스튜디오만을 노리고 갈 듯 하다. 그리고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들'도 보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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