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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Mar 08. 2018

My World, '마몽드(Mamonde)'

브랜드 플래너의 프로젝트 썰 #4. 마몽드 컨셉 플래닝 (2012)

산소같은 여자


나는 이 광고 카피를 알고 있었지만, 이 브랜드가 마몽드 인줄은 몰랐다. 

아 이게 마몽드였어? 이영애가 모델이었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듯, 옛날 이야기에 잠시 떠들석 했었다.




'마몽드' 하면 무엇부터 떠오를까? 

지금의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 50대 각 세대별로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으리라.

그만큼 마몽드의 역사는 깊다. 90년대 초반에 출시한 마몽드는 여타 다른 화장품과는 달리 '마몽드'의 이름처럼 당당한 여성상을 표방하며 출시 했다. 


*'마몽드(Mamonde)'는 프랑스어로, '나의 세계(My World)'란 뜻이다.


'이영애'를 모델로 사회에 진출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보여준 마몽드 (출처:광고정보센터(adic))


마몽드의 예전 광고들을 죽 돌아보며 나는 다시 이때의 느낌을 되살리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에센스(essence)가 있었는데, 왜 이야기 하지 못했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단순했지만 복잡했다. 마몽드는 여성과 그리고 꽃 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두가지 키워드를 엮는 것이 숙제였다.



여성과 꽃, 그리고 기능적인 베네핏(benefit).

단순하게 생각하면 여성과 꽃 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테다. '꽃처럼 아름다운 여성' '꽃처럼 행복한 여성'. 하지만 이게 맞나? 정말 행복해? '여자라서 행복해요' 라는 말이 정말 여자들에겐 행복하게 들릴까?


'여자는 참 행복한 존재예요' 라고 규정해 버리는 것이 나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굉장히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말이 아니던가! 여자면 행복해야해? 왜? 여자라서 행복한 이유가 현실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데 말이다. 정말 소비자가 공감할 워딩인가?




'어디서부터 꽃이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꽃은 꽃잎만 보는 거 아니야? 

그런데 꽃은 실제로는 씨앗에서부터 시작해서 줄기도 있고, 잎도 있고 그 꽃을 틔우기 위해 엄청 노력하고 온갖 환경에도 다 버텨내서 피어낸 게 꽃인거잖아.'


꽃의 본질을 바라보니 꽃은 정말 꽃만 있는게 아니었다. 다른 의미로, 꽃은 여성들과 닮은 점이 정말 많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여성은 헤쳐나가는 강인한 정신력과 지혜를 가졌다. 꽃이 비바람을 다 이겨내고 '꽃잎'을 피우듯이.

그리고 여성은 인류 근원의 에너지를 품고 있기도 하다. 마치 꽃이 씨앗을 품고, 씨앗에서 시작되듯이.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나니, 나는 그제서야 꽃과 여성에 대해 이해가 되었고 납득이 갔다. 그래, 그런 시각이라면 여성들도 마몽드를 '오래된' 브랜드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 강인한 에너지'로 인식하지 않을까. 마치 본인들이 지닌 내면의 에너지처럼.


프로젝트 이후, 결과물이 적용되었던 브랜드 페이지. 현재는 다른 모습이다. (출처 : 마몽드 홈페이지 캡처)


마몽드는 지금도 꽃의 지혜, 여성의 지혜를 이야기하며 꽃잎 뿐만 아니라 꽃이 담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제품으로 담아내고, 많은 여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광고의 이미지는 여성보다는 '꽃'에 초점에 맞춰지긴 했지만 본질은 잊지 않고 있다. 참 고마운 브랜드.





마몽드는 '페미니즘' 브랜드는 아니지만,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왠지 마몽드와 그리고 마몽드가 지향하는 여성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여자니깐, 여자라서' 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 말은 여성 소비자가 결코 좋아하지 않을거라 생각했고, 나조차도 납득가지 않으니 소비자에게는 당연히 외면받을 것이라 생각하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브랜드에서도 '여자니깐' 이란 문장보다 여성과 꽃의 내면의 힘을 바라보고 브랜드를 가꾸어 나가는 것 같아 참 다행이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마몽드를 두고 '여성스럽다' 고 말하는 것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가지 않을까.


여자들은 생각보다 강인하다. 꽃들이 생각보다 강인하게 자라나듯이. 

굳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생명력을 전하는 존재이다. 꽃이 다른 꽃을 피어내듯이.


20주년을 넘어 이제 30주년을 바라보는 마몽드가 계속해서 자신만의 세상을 잘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생명력을 전하는 진정한 여성과 꽃의 브랜드로.




*마몽드의 꽃과 여성의 이야기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www.mamonde.com/kr/ko/brand/mamonde-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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