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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Mar 28. 2018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이 영화를.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세요. 싸웠을 때 화해 대신 봐도 좋을 영화 5편.


늘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대하거나, 혹은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늘 그 곳에 있을 거란 믿음이 있고, 여기에서만큼은 내 민낯을 드러내고, 편하게 있고 싶은 마음 때문일테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혼자 10년 정도 살아보니 빈집에 들어가기 보다는 누군가가 있는 집이 그리워졌고, 맘껏 울때도 혼자 울기보다는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특히 배달 음식 시켜 먹을때 더더욱 필요했다. (왜 1인분은 배달이 안되는 것인가!)

물론, 배달음식을 먹기 위해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오해금물), 혼자여서 못하는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때가 많다. 


머리로는 알지만 본능이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회사 다닐 때는 업무적인 스트레스와 긴장 때문에 집에와서는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밖에서는 남들 부탁 다 들어주면서 정작 집에서는 내 부탁 들어주라고 떼쓰는 때가 더 많았다. 가장 소중하게 대해야 할 사람은 정작 여기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반성의 의미로 (.. )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이건 나를 위한 메세지이기도 하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길 추천하는 오늘의 로맨스 영화 다섯편. 싸웠는데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기는 괜히 존심 상할 때, 이 영화를 보자고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다음에 내가 써먹어야지)



Edited by Movie Saver.

#소중한사람 #함께해요 #로맨스영화 #영화추천 #무비세이버

 



1. 안녕, 헤이즐 (The Fault in Our Stars, 2014)



'안녕, 헤이즐'을 보고 나면, 이들도 이토록 사랑하는데 나는 왜 뭐가 모자라서 치열하지 못했던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암'이라는 흔치 않은 병에 걸린 두 10대는 세상에 대한 불만도 많고, 타인에 대한 시선 또한 곱지 않다. 그럴 수 밖에. 자신은 이러한데, 왜 남들은 멀쩡한가. 이런 생각을 당연히 가지지 않을까.

하지만 능글맞은 어거스터스(남주) 덕에 헤이즐(여주)은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그 과정이 꽤나 풋풋해서 십대란 이렇지 라며 절로 흐뭇해진다.


영화가 흐를 수록, 두 주인공의 사랑 또한 무르익어간다.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할 만큼,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의지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 라는 굉장히 시적인 제목이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이것을 '안녕, 헤이즐'로 바꾸어 버렸다. '안녕'의 이중적 의미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시적인 제목이지만, 나는 원제가 훨씬 마음에 든다. 10대, 특히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사랑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괜히 이 별들을 탓하고 싶어지게 되니깐.

 

영화를 보고나면, 아픈 곳 하나 없이 멀쩡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적어도 별들을 탓할 일은 없으니깐. 작은 것에서부터 서로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2. 원데이 (One Day, 2011)



갓띵작.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세번봐야 하는 영화. 나의 인생영화 TOP10에 드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당장 달려가 꼬옥 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영화다.


제목의 '원데이'는 1년 중 7월 15일이다. 그리고 매해 7월 15일에 벌어지는 그들의 사건을 보여준다. 대학교 동창에서, 베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그들의 관계를 20년 동안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평범한 하루지만, 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되는 7월 15일. 더 많은 설명은 스포가 되니깐 더 말하지 않겠다. 이건 그냥 봐야 하는 명작.


개인적으로는 앤 해서웨이의 매력이 가장 잘 나타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20대의 '너드'한 앤 해서웨이부터 미모포텐 터지는 앤해서웨이, 그리고 중후한 매력까지. 가장 다채롭고, 개성있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당신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두 손 꼭 잡고 함께 보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이 다시는 못 올 순간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말이다. 



3. 러브&드럭스 (Love And Other Drugs, 2010)



... 그렇다. 또 앤해서웨이다. 앤 해서웨이의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그녀가 나왔던 로맨스 영화 한, 두편을 보고 난후 너무 재밌고 취향 저격이라 그녀의 필모를 훑으며 로맨스 영화를 다 찾아 봤다. 아직 '송 원'은 못봤지만, 평은 낮아도 나랑은 잘 맞을 거라 예상한다.


여튼, 러브&드럭스는 포스터 때문에 사실 걸렀던 영화다. (포스터 만든놈 나와..) 아니, 그렇지 않은가. 이미지만 보면 그냥 B급 코미디 같아 보인다. 킬링타임용으로 뭐 볼거 없을까 찾다가, 앤 해서웨이니깐 ~ 라며 봤던 영화였는데, 세상에나. 이건 정말 포스터가 잘못한 영화다.


하.. 포스터... (눙물)


제목이나 포스터보다 훨씬, 몇만배는 훨씬 더 좋은 영화다. 그렇고 그런 섹스코미디 영화가 아니였어!!! 아, 물론 남주(제이크 질렌한)가 화이자 비아그라를 파는 영업맨이고, 영화 초반에는 개그가 있지만 그건 그냥 정말 요소일 뿐이다.


"난 우리가 되고 싶어"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매기는 파킨슨병 환자로 그녀 역시 바람둥이 제이미(제이크 질렌한)만큼이나 그냥 가벼운 사랑을 할 뿐이다. 하지만, 둘은 모든 환경들을 다 이겨내고 '우리'가 되어간다. 가벼운 만남만을 추구하던 제이미는 매기에게 '사랑해'라고 말할 줄 알게 되고, 매기는 자신의 병을 더이상 생각치 않고 가슴을 따른다.


초반과는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개그 요소는 빠지게 되면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는 후반에 담겨 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 커플을 보자. 모든 것을 다 이겨내고 난 사랑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커플도 이토록 사랑하는데 어려운 것 하나 없는 나는 뭐라고 이렇게 어려워 할까. 내 사랑에 물리적 장애나 고통 따위는 없는데 말이다. 그러니 어려워 말자. 말할 수 있을 때 실컷 말하자.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4. 지금 만나러 갑니다 (いま、会いにゆきます, Be With You, 2004)



현재 소지섭, 손예진 주연으로 리메이크 된 영화로 다시한번 이슈 되고 있는 영화, 일본원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다. 


이 영화는 커플의 영화라기 보다는 '가족'의 소중함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아무래도 두 남녀 주인공의 관계가 부부인데다, 또 아들이 나오기 때문에 '가족'에 대해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된다.


영화를 본 것은 꽤 오래전이었다. 한창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빠져있을 때 봤던 영화였는데, 어릴 때 봤는데도 너무너무 슬퍼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본다면 아마 눈이 퉁퉁 부어 있겠지.... 지금 개봉한 국내판도 휴지 없이 절대 볼 수 없는 영화라고 하던데, 원작을 얼마나 잘 리메이크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면서도 사실 배우가 막 끌리지는 않아서 .... 나중에 시간 되면 볼 영화로 미뤄놨다.


약간의 판타지 요소가 있는 로맨스 영화라서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비와 함께 나타났다가 비와 함께 사라지는 여자 주인공) 그래도 가족이라는 것, 엄마의 존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를 볼때도 나의 감정선은 남주보다도 아이에게 더 맞춰졌던 것 같다. 아 저 아이가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얼마나 슬플까 계속 거정하며 봤던 영화.


항상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항상 그 자리에 있지는 않을 터.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사람 -특히 가족-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영화였다. 

+) 영화 속 예쁜 해바라기 밭은 두 부자(父子)의 행복만큼이나 반짝반짝 거려 아름답다. 



5.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ただ、君を愛してる, Heavenly Forest, 2006)



위에서 소개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볼 즈음에 봤던 영화였을 거다. 미야자키 아오이의 필모를 훑어보다, 또 노다메 칸타빌레의 '센빠이'로 알게된 타마키 히로시의 필모도 훑어보며 찾아보던 중에 발견했던 영화.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그/그녀의 영화를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감정선은 위의 영화와 비슷한다. 일본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슬픈 느낌. 애잔한 느낌이랄까.


시즈루(미야자키 아오이)는 성장하면 죽는 병에 걸려 성장이 멈춘 채로 있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성숙한 사람은 시즈루이다. 마코토(타마키 히로시)를 좋아하면서도 그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왜냐면,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깐. (마코토 바보 ㅜㅜ) 

하지만 시즈루도 여자이기에, 그에게서 사랑받고 싶어 성숙해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마코토도 드디어,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를 만나러 뉴욕으로 가지만 끝내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나서, (과장 조금 보태서) 오열 했다. 아니 뭐 이렇게 슬픈 영화가 다 있어. 일본의 슬프다는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슬픈 영화지 않을까. 스포(.. 미리 말하면 재미 없으니깐)는 하기 싫으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지만, 진짜 너무너무 슬프다. 각오하고 봐야할 영화. 위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보다 훨씬 슬픈 영화다. 그러니깐, 당신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잘하자. 나중에 후회말고.





드디어 서로를 알아본 두 남녀 @원데이


지금, 그 순간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시간들이 있다. 그게 가족이든, 연인이든, 나 자신이든 말이다. 그러니 지체하지 말고 사랑하자. 사랑한다고 말하자. 소중한 사람은 늘 옆에 있지 않다. 소중한 사람의 빈자리는 무한히도 클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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