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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May 17. 2018

1편보다 더 진~한 '데드풀 2'

영화 보기 전에 읽고 가세요. '데드풀 2' 스포 없는 리뷰


1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말은 불문율과도 같다. 웬만한 시리즈가 아니고서야 1편의 재미와 기대를 깨버리는 건 쉽지 않다. 데드풀 2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시사가 끝난 후, 내가 팔로우한 영화 페이지에서는 1편보다는 재미는 덜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마치 '킹스맨: 골든 서클' 같은 느낌이었다는데, 나는 그 평을 보고 안심했다. 나는 '킹스맨: 골든 서클'도 1편 못지않게 엄청 재밌게 봤다.


이번 데드풀 2는 1편과는 조금 다르다. 결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후에 찾아보니 감독이 달랐다.)

1편은 내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정도였다. 폭력성, 잔인성, 욕설, 성적 농담 등등 모든 면에서 줄타기하듯 아슬아슬했지만 이 정도야 뭐, 하며 피식하고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2편은 달랐다. 모든 면에서 수위가 더 세졌다. 더 폭력적이고, 더 잔인하고, 더 상스럽다. 그럼에도 데드풀 2가 정말 좋았던 건 (그렇다. 난 이번 데드풀도 너무 좋았다!) 영화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쏘아대는 유머들 때문이다. 그 유머들을 '줍줍' 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그래서 데드풀은 온갖 잡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데드풀의 원래 캐릭터를 아는 것 말고도, 온갖 히어로의 별명이나 영화들을 알고 있다면 10분에 한 번씩은 피식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히어로물이 익숙지 않다면 그야말로 '노잼'이 되는 영화다. 데드풀 1을 안 봤다면 그저 그런 B급 액션 무비가 될 것이다.


그래서 '데드풀(Deadpool)'이 뭔데?

''데드풀' 이란 이름조차 생소하다. 데드풀의 특성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재생능력 (힐링팩터)'을 가진 슈퍼 히어로다. 그래서 그는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팔다리가 잘려나가도 다시 자라난다. 엑스맨의 '울버린'의 능력이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 '데드풀'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데드풀과 울버린을 많이 비교하기도 하고, 데드풀 1에서도 울버린(휴 잭맨)이 언급되며, 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도 데드풀이 나오긴 나온다.)


*데드풀과 울버린의 관계는 이십 세기 폭스에서도 설명을 하고 있다. 아래 블로그를 참고해보자.


데드풀은 원래,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돈 받고 사람을 죽여준다)이었다. 그는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지만, 한편으로는 열렬하게 사랑할 줄 아는 쏘- 스윗 & 로맨틱 가이 이기도하다. 하지만 암에 걸리자, 그는 사랑하는 연인(바네사)을 떠나 병을 치료해준다고 하는 어느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이 실험으로 그는 '힐링 팩터'를 가지게 되지만, 암세포 또한 무한 재생되어 아보카도(!) 같은 피부를 가지게 된다. 잘생긴 외모(!!)를 되찾고, 복수하기 위해 실험실 수장과도 같은 '프란시스'의 행방을 쫓고, 마침내 그와 결투를 벌이게 된다.


음. 이렇게만 보면 이게 왜 재밌어? 싶다. 하지만 꼭 봐라. 데드풀의 캐릭터 자체가 깨발랄 X 잔망미가 넘쳐흘러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칼질보다 '입'으로 싸우는 게 훨씬 많다고나 할까. 입담으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퀼(스타로드)과 맞먹는다.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말싸움 한번 붙여보고 싶다.)


데드풀의 이런 액션이 너무 좋다. 사랑스러워.


'데드풀'은 그가 속한 용병단의 클럽(펍)에 싸움 내기가 있는데, 누가 죽고 살 것인지 내기를 거는 보드가 있다. 그 보드를 '데드풀(Deadpool)'이라 부른다. 윌슨은 그 보드를 보고 자신의 별명을 '데드풀'로 정한다.


'데드풀' 외에도 다른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1편은 꼭 봐야 한다. 2편에 1편의 주조연들이 거의 그대로 나오니깐. 윌슨의 베프, 장님 할머니, 히어로가 되고 싶은 택시 운전사, 그리고 엑스맨 까지도. 아, 엑스맨은 기존의 엑스맨들은 아니다. 아니 나오긴 하는데(!!), 뉴 뮤턴트가 출연하니 미래의 엑스맨 시리즈를 위해서라도 봐 두면 좋다.


데드풀 1편부터 주연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장님할머니. 데드풀이 윌슨으로 돌아왔을 때 기대는 곳이다.


*기존 엑스맨 시리즈 중에서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추천한다. 그리고 '엑스맨 탄생: 울버린'도 봐 두자.




모든 것을 넘나드는 유니버스 파괴범

데드풀이 재미있는 이유는 마치 내가 영화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니, 데드풀이 진짜 현실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데드풀'은 잔망미와 비글미가 넘쳐흐르는 캐릭터인데 이런 특징을 살려주는 게 바로 영화와 현실의 경계선을 붕괴한다는 점이다.


데드풀은 싸우다가도 갑자기 귓속말을 한다. 극장의 관객들을 바라보며.

관객들에게 설명해주는 친절한 풀씨


그리고 수많은 캐릭터의 별칭들을 시의 적절하게 언급하는데 어차피 동일 세계관이니 마블의 캐릭터*가 나오는 건 이해하는데 그 외 다른 영화들을 비유하는 장면들이 있어 마치 데드풀이 나와 같은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풀씨도 그 영화 봤어? 나도 봤는데!)


더 웃긴 건, 갑자기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오기도 한다는 거다. 데드풀을 연기한 사람이 '라이언 레이놀즈'이니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아니, 진짜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온다는 거다.** 데드풀과 마블, 그리고 영화 세계까지 넘나드는 건 이해하겠는데 영화에서 진짜 배우가 나오면 어쩌자는 건지.


이 모든 것들이 훅 하고 들어오니 생각할 틈도 없이 빵 하고 터지게 된다. 머리로 이해하려면 무(無) 맥락에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인데, 워낙 빠르게 치고 빠져서 아는 이름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영화가 더 재밌어진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봤다며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블랙 위도우, 덩치(헐크, big guy), 윈터솔저 등의 캐릭터가 데드풀의 캐릭터들의 특징과 연결하여 언급된다.

그리고 '케이블'역을 연기한 조슈 브롤린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이다.

이 아저씨는 '케이블'과 '타노스'를 넘나든다. 공통점이라면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것 (.. )


** 라이언 레이놀즈는 캐나다 출신의 배우이고, 극 중 '웨이드 윌슨' 역시 캐나다 출신의 특수부대다. 그리고 그는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에 출연했지만.... ... 그는 데드풀이 잘 어울린다.



인류애가 넘쳐흐르는 러블리 히어로



잔인하고 폭력적인걸 잘 보지 못하는 내가 데드풀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데드풀이 '쏘- 스윗 가이'라는 점이다. 사랑을 할 줄 알고 (그의 연인, 바네사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그는 여기까지 왔다.) 또 가족을 소중히 한다는 점이다. (데드풀 2는 가족영화가 맞다.)

그리고 온갖 욕설이 오고 가고 총질과 칼질이 난무하지만, 그 속에서도 항상 그의 '입담'이 존재한다. 정말 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데드풀 2'가 더욱 좋았던 것은 온갖 차별들을 대놓고 깐다는 점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차별부터 인종차별까지. 특히 '엑스맨'이 굉장히 차별적인 이름이라며, 자신의 팀 이름은 '엑스포스'라고 한다. 원래 차별은 차별받지 않는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은 법인지라, '엑스맨'을 대놓고 디스 해줘서 참 고마웠다. 나는 엑스맨이 전부 다 남자도 아닌데, 왜 엑스맨인지 늘 궁금했었다.


'데드풀 2'는 개봉 전부터 '가족 영화'라는 걸 강조해왔다. 왜, 어째서 가족 영화라는 걸까. 보고 나니 이해했다. 맞다. 이 영화는 정확하게 '가족 영화'였다. 심지어 나는 눈물도 찔끔 나더라.

'데드풀 1'이 로맨스 영화였다는 걸 생각해 본다면, '데드풀 2'가 어떤 가족영화일지 상상될 것이다.


이 얼마나 훈훈한(!) 장면인가. 우정이 넘쳐 흐르는 풀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쿠키영상

MCU 덕분에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을 기다리는 올바른 현상이 생겨났다. (엔딩 크레딧 또한 영화의 일부이다. 영화의 러닝 타임에는 엔딩 크레딧을 포함한다.)


이번 데드풀 2에서도 쿠키가 있는데, 무려 2편이나 있다. 아니 4편인가?

4편 같은 2편이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다.


영화가 끝난 후, 거의 바로 영상 하나가 올라오고 조금 더 기다리다 보면 영상 하나가 나온다. 그리고 꼭 끝까지 봐야 한다. 누군가가 나온다는 정도의 정보는 들었던 터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기에 놀라기보다는 '역시!'라는 감탄이 나왔다. 하지만 마지막 쿠키는 진짜 그렇게 될진 몰랐다. 육성 웃음이 터졌다.



한국의 데드풀, 황석희 번역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오역 대파티(..)로 영화를 N차 관람하게 만든 사태가 벌어 졌는데, 아쉽게도 이번 '데드풀 2'는 한 번만 봐도 될 듯하다. (하지만 또 보고 싶다!) 오프닝부터 센스 있는 자막으로 이 영화의 기대감이 1000%로 상승했다. 그리고 데드풀 2편의 아주 중요한 키워드인 '가족'의 번역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심정이다.


황석희 번역가는 '데드풀 2' 번역을 위해 욕설 잘하는 사람을 공고하기 까지 했다. 황석희 번역가는 진짜 한국의 데드풀이 맞다.


+) 황석희 번역가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이모지' 자막을 넣는 번역의 신세계를 보여주었으며, '킬러의 보디가드'에서는 '어머니'의 다양한 호칭들을 일깨우게 해주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았던 번역은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F**K YOU'의 수화를 '지.랄.하.지.마.세.요' 라고 글자 수를 맞춰 번역했던 것. 그 외 영화 '로건', '콜 바이 마이 네임', '캐롤', '인사이드 르윈' 등 서정적인 작품들을 우리가 감동 100%를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황석희 번역가 덕분이다.





이것 말고도 데드풀 2가 재미있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어떤 포인트로 봐도 데드풀 2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영화다. 이번 OST는 셀린 디옹이고, 그녀의 노래뿐만 아니라 음악이 끝내준다. 킹스맨, 킬 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재미있게 봤다면 데드풀 역시 취향저격 영화가 될 거다.

아,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보태자면, 데드풀 2 감독은 영화 '존 윅',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제작했다. 마치 그동안 숨겨왔던 욕구를 대방출 한 느낌이다. (그동안 참느라 고생 많았어요. 감독님..)


까면 깔수록 신기함과 흥미가 가득한, 그리고 사랑이 넘쳐흐르는 가족 영화 '데드풀 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로 혼란스러워진 몸과 마음을 '데드풀 2'로 힐링하자. 머리가 복잡할 땐 생각 없이 때려 부수고 말도 안 되는 농에 하하하 웃는 게 최고다.




+덧) 근데 데드풀은 마블이야, 아니야?

가장 헷갈리는 부분, 데드풀은 마블인가 아닌가! (나만 헷갈린 거 아니지...?)

데드풀은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가 맞다. (뭐 이런 당연한 소리를..)

하지만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보면 마블에 걸쳐져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 배급사가 디즈니가 아닌 '이십세기폭스' 이기 때문이다. (엑스맨 시리즈 역시 이십세기폭스 제작이다)

하지만, 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의 마블 캐릭터 판권을 다시 회수하였으니, MCU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데드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그전에 MCU에서 엑스맨 캐릭터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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