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져 버린 기억 속에 꼭 붙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토록 기억 속의 나를 애잔하게 만드는가? 불완전한 것이라도 남겨두려고 애쓸수록 흩어져버린다. 어쩌면 놓아두고 싶었을지 모르겠다. 그때의 나는 잘 몰랐다. 너를, 그리고 나를. 어떤 마음으로 걷기를 즐겼는지조차 남겨져있지 않다. 뼈라도 씹는 기분으로 꼭 붙들고 싶은 것은 그 시절 내가 그토록 잠겼던 생각과 감정들이다. 자기 침묵에 빠진 시간은 기억의 한 조각도 남겨두지 않았고, 지금의 열렬한 의지로 그나마 기억을 꾸려간다. 이마저도 글을 쓰면서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나에 대해 잘 몰랐다. 나는 나를 붙잩아볼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막막하고, 세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