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질문에 한참 생각을 더합니다. 답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 자체를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순간이 나의 인식을 통해 해석되는데.. 같은 것이 오히려 기적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질문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을 만든 분께 양해를 구하고요. 이 질문은 오히려 다른 사람과 차이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깊은 사유를 일으켜서 좋습니다. 타인과 비교, 타인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이것을 답하기 위한 질문일까요? 그럼 제가 다시 질문을 해볼게요.
"내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오히려 질문을 받았군요. 내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라.. 내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부터 살펴야겠군요. 사실 내가 어설프게 차지하고 있는 자리까지 세어보면 20개쯤은 될 것 같은데요. 이 자리마다 그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 벌써 골치가 아파요. 그리고 중요한 자리가 아닌 것도 있거든요.
-그럼, 자신에게 중요한 자리는 무엇인가요? 그 자리에서 반드시 내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선명한 곳! 그곳 말이죠.
아, 머리가 조금 아프네요.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인걸요. 내가 반드시 나로 있어야 하는 곳. 그 자리를 묻는 것이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런 자리는 내가 맺는 관계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곳인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요. 생각났어요. 어제저녁에 딸아이와 산책하러 나갔어요. 낮에 일하러 갈 때는 한껏 멋을 부리고 가지만, 저녁이 되면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화장 무게까지 모조리 덜어내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걷거든요. 어쩌면 하루 중 가장 빈약한 모습일지 몰라요. 그런 저에게, 딸아이가 "엄마, 엄마는 왜 이렇게 예뻐?" 이러는 거예요. 내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도, 나를 예쁘게 봐주는 사람. 그런 관계 속에 있을 때, 나는 딸아이에게 분명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되죠.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딸아이의 따뜻한 사람 말이에요. 외적인 모습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딸아이가 엄마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나도 그 아이를 사랑 가득하게 바라본다는 것을 말하는 거예요. 우리는 그렇게 그 자리에 따뜻함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어요. 그 자리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거죠.
-오늘 다른 사람과 다른 점 찾는 것에 문제 제기를 했어요. 생각을 탐색하는 내가 어제의 나보다 조금은 달라진 것 같은데요?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선명한 이유를 찾아보면서 말이죠. 네, 그래요. 나는 나로부터 달라지는 것을 치열하게 살펴보는 점이 더욱 특별해지는 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대화가 꽤 어렵게 느껴졌지만, 마음은 홀가분하네요.
기분이 어때요?
네, 질문을 했는데, 오히려 질문을 답하는 구조가 되어 조금 헷갈리긴 했어요. 하지만, 서로 질문과 대답을 하는 구조 속에 머무는 시간이 성장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내일 또 대화 나누기로 해요. 고마워요.
-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늘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