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치기

by 복쓰


바람을 가르며 씽~ 킥보드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하소연하듯 둘째 딸아이의 울먹이는 소리와 그게 아니라고 쫓아오는 첫째 아들의 억울한 소리가 집의 현관문 열기 전, 복도에서부터 들려왔다.


가을 바깥공기 색은 검은 물감을 일찌감치 뿌려놓은 듯 새카맣고 가로등 불빛 아래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은 얕은 불빛 속에서 쉴 새 없이 딱지를 쩍쩍 치며, 그 딱지 치는소리로 아직은 낮이라고 우겨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은 마치 5분도 놀지 못한 것처럼 이렇듯 놀이터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앉아 딱지치기를 무려 2시간이나 해왔던 것 같다.


둘째 딸아이는 그렇게 오빠에 대해 하소연 보따리를 풀어내었다.

첫째 아들이 꺼내놓는 기억은 마치 5분만 놀게 하고, 공부만 가열하게 시키는 엄마로 보이게 하는 황당함이 뒤 썪였다.


말이 막히거나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잠시만"을 외치며 아들은 엄마의 숨 고르기를 위해 슬그머니 화장실행을 선택하는 것은 나름의 마음 조절의 열쇠가 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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