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의미

by 복쓰

전쟁터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나와 적인 대상을 격렬하게 무찌르는 장면이요?

혹은 그 전쟁 후에, 전투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끌어안고 승리를 만끽하는 장면?

패배로 인해 두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는 장면?


베토벤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머문 방은 전쟁터였습니다.

소리를 잃은 귀와 질병의 고통을 짊어진 채 위대한 교향곡을 완성하기 위한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을 테니까요.

물론 자신과의 싸움이지요.


그 싸움은 이겼을까요? 졌을까요?


베토벤의 <<마지막 방>> 그림을 보면, 그의 석고 흉상이 창가 구석에 커튼에 가린 채 놓여 있습니다. 그 흉상의 시선 또한 승리를 자축한다기보다는 구석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서있는데요.


그 방의 피아노 위에 악보와 종이들이 어지럽게 쌓여있는 장면은 마지막 연주를 하고 떠났을 베토벤의 부재를 더욱 선명하게 나타냅니다.


베토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들의 모습은 베토벤의 부재라기보다는 그의 존재가 시간의 제약 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전쟁터를 떠나는 위대한 예술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을까요? 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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