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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그런 가능성에 매달려 봐야 기대라는 자가 중독에 걸려 고통스러울 뿐이다.
나의 질문과 대답
기대에 중독된 적이 있나요?
네. 내가 맡은 일은 무조건 잘될 거라는 기대를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은 실수에도 용납이 안되었고, 자신을 탓하는 시간이 빈번해졌어요. 기대에 중독된 것이지요.
막연한 기대는 절대적인 믿음으로 나를 몰아갔습니다.
잘하면, 잘될 수밖에 없다.
잘하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요. 심지어는 동료들에게 기대의 방향으로 시선을 주면서 괴로운 날이 늘어만 갔어요.
실수를 할 때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었지만, 그 정체를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는 내가 부족하고, 잘못되었다고 여겼지요. 나는 나를 한참이나 가치의 조건으로 평가하고 있었어요. 이 세상 가장 내편인 나조차도 무엇을 잘해야, 돋보여야 나를 인정한 안타까운 시간 속에 살았지요. 초단위로 일을 하며, 아픈지도 모르며 일에 매달렸지만, 무기력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차지했어요. 심지어 재미가 없고, 심심했어요. 바쁜데도 말이죠.
나는 나를 아끼고, 괜찮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요. 기대 중독에서 빠져나왔어요. 있는 그대로 나를 아끼고, 매 순간 부정적인 것이라도 내 느낌을 소중히 대하면서 가능했어요.
나는 나를 제대로 존중하기로 했어요. 나를 돌봐주기로 마음을 먹은 뒤로, 막연한 기대는 있는 그대로 나를 보게 했어요. 이제는 기대하기보다는 상황을 헤쳐가는 나에게 초점을 두고 응원과 사랑을 보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렇게 선명한 초점으로 내가 살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