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고 엄격하고 정밀하고 잔인하고 가차 없이 알고 싶

자라투스트라

by 복쓰

439쪽

내 정신의 양심은 내가 한 가지만을 알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조금도 알지 못하기를 바란다. 그 모든 어설픈 정신, 흐릿하고 떠다니고 몽상적인 것은 나로 하여금 구역질 나게 한다.

나의 정직함이 끝나는 곳에서 나는 장님이 되고 또 장님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내가 알고자 하는 경우라면 나는 정직하고자 한다. 냉정하고 엄격하고 정밀하고 잔인하고 가차 없어지려고 한다.


질문과 대답

냉정하고 엄격하고 정밀하고 잔인하고 가차 없이 알고 싶은 것은?


내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내 마음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허둥지둥, 우왕좌왕하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끄러워지는 순간이 있으면 안 되는 줄 알았고요. 화를 내서도 안 되는 줄 알았어요. 나는 절대로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일까요? 주변 사람들이 조금만 감정을 드러내도 편하지 않았습니다. 쫓기듯, 혹은 홀로 된 듯 그 상황을 견디고 있는 나였습니다. 나는 꽤 흐리멍덩했었어요.

학교에서도 배운 기억이 없고, 우리 부모님께서도 묻지 않으셨지요.


"지금 어때?"


지금 나는 나에게도 묻고, 아이들에게도 묻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그 마음에 함께 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다 문득 발견했어요. "지쳤다고..."아이의 글 속에서 만난 마음이 반갑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어요. 나 자신의 마음도 어쩌지 못했는데, 마음이 정밀하게 느껴졌으니까요.


"지친 네 마음에 내가 함께 해도 될까?"

"내가 너의 마음에 조금 머물러도 될까?"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를 바라봅니다. 냉정하고 엄격하고 정밀하고 잔인하고 가차 없이 알고 싶습니다. 지금 아이가 느끼는 그 감정의 진짜 모습을 말이에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그 마음을 조심조심 함께 풀어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냉정한 마음과 엄격한 손놀림으로 정밀하게 관찰하고, 어떨 때는 가차 없이 상황을 들여다봐야겠지요.


지친 아이에게 위로가 되고 싶고, 어릴 적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내 안의 작은 아이에게도 함께 그 위로를 전해봅니다.


"괜찮아. 니 마음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중요해.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것보다 말이야. 너니까. 너라서. 나는 지금 너랑 함께 있거든. 내가 너를 보듯, 너도 너를 보렴. 뜨거운 것이 솟아오르니? 마음껏 꺼내봐. 괜찮아...정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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