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말ㅡ엄마 옷

by 복쓰

아이가 엄마 티셔츠를 입고, 촐래촐래 방을 다닙니다.


딸그닥 설거지 소리가 쉴 틈 없이 온 집을 채우고 있던 중에 엄마는 이마에 송송 맺힌 땀 몇 줄기가 부엌 바닥에 닿기 전에 서둘러 닦아내다 아이와 눈이 마주쳤어요.


엄마는 양 손에 쥐어진 그릇에서 물기가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제야 온몸을 아이에게 향해요.


"아이야, 엄마 옷은 왜 입었어?"


"엄마 옷은 쏙쏙 빨아들이거든."


엄마는 엄마 옷이 마치 청소기라도 되었나 혼자 생각을 하다가, 아이에게 이유를 물어봐요.


"엄마 옷은 내가 흘린 땀을 쏙쏙 빨아들여주거든.

그리고 오빠 때문에 내가 울었을 때, 눈물을 쏙쏙 빨아들여주기도 해."


"진짜? 너 옷은 어떤데?"


"커다란 엄마 옷은 땀도, 눈물도 금방 없어지는 것 같아. 속상해서 울었을 때, 내 옷은 울면 울수록 내 몸에 달라붙고 답답해져. 그러면 더 속상해져. 아참, 엄마 옷을 입고 달리면, 놀이터 저 끝까지 가도 시원해지는 것도 있어. 내 옷은 땀나도 자꾸 더 붙어."


아이에게서 눈물도, 땀도 쏙쏙 사라지게 해주는 커다란 엄마 옷은 두 팔로 아이를 정성껏 안아주기도 하네요.


저녁 내내 설거지에만 눈길을 주던 엄마는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로 엄마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던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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