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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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나타나는 경련, 무의식적으로 짓는 불안한 표정,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 등 조금이라도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없애야 한다. 무언가를 감추려는 행위로 간주되어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 그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나의 질문과 대문
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신의 표정을 하루에 몇 번이나 살펴보나요? 아침, 저녁으로 세수할 때, 중간중간 화장실 다녀오고 나서 잠깐, 스치듯 나의 표정을 마주합니다. 제대로 보는 것이 쑥스럽기도 해서 거울 밖으로 얼른 표정을 사라지게 하고요.
이렇게 거울 속에 비친 내 표정을 살피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요? 표정 속에서 나의 이야기가 엿보이고, 그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 흘러나옵니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슬픔, 두려움, 분노, 기쁨, 만족, 편안함 등 다양한 감정이 나의 얼굴에 머물다 갑니다.
왜 이렇게 나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 익숙지 않을까요?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그렇게 서툴까요?
불편한 감정이 얼굴에 내려앉았을 때 나는 어떻게 나를 돌보고 있었나 자문해 봅니다. 상처받고, 아픔이 있는 그 순간에 나는 눈물을 흘리곤 했지요. 그때마다 다른 사람이 볼까 봐 얼른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아버렸습니다. 빨간 눈을 들키기 싫어 찬물에 연거푸 얼굴을 세차게 씻어내기도 했고요.
이제는 어렴풋이 압니다. 눈물을 흘려도 괜찮고, 이 시간 또한 지나갈 것을 확신하지요. 물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다는 한 문장이 불편했던 감정조차도 돌봄이 필요했다는 것으로 이해했고요. 눈물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나의 속도대로 흘려보내는 것이었어요.
요즘 내 표정에 가장 자주 찾아드는 것은 고요함입니다. 고요한 표정으로 나에게 조용한 시간을 주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이 표정은 나 자신과 연결하는 시간입니다. 물론 깨우침이 있을 때마다 신비로운 표정도 짓고요. 웃는 얼굴이 거울에 비치면, 몸과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덩달아 밝아지는 것을 보며 내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요.
이렇게 표정은 나의 이야기입니다. 나를 돌보고, 나를 챙기고, 나를 책임지는 시간의 기록이고요. 나는 나의 감정을 확인하고, 그때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립니다. 필요하면 불편함을 떨치기 위해 가볍게 스트레칭도 하고, 깊은 호흡으로 일그러진 감정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나의 표정을 편안하게 여기며, 나는 나를 자유롭게 탐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