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마의 한 걸음에 두 걸음으로 가야 할 거리를 맞추어나갔다. 이 아이가 네 살이었을 때 일이다. 비행시간 착오로,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비행기 편 공항에 5분 전에 도착했다.
돌이 되지 않은 작은 아이는 눈을 감은 채 양 팔을 아기띠에 고정하여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괜찮겠어요?'
종종걸음을 걷는 아이와 잠에 취한 아이, 거기에 여행용 가방은 돌덩이처럼 무겁게 그 자리에 있으려는 듯 끌려오지 않는 바퀴에 억지로 남은 한 손으로 굴려보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지나치지 못하고 고개를 들이밀며 눈빛으로 말해왔다. 엄마 얼굴보다 파묻힌 듯 끌려가는 엄마의 팔과 다리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사람들의 눈길은 두 아이와 커다란 가방에 멎어 있었다. 엄마는 꿈을 꾸는 듯한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눈을 깜박이며 조급하게 이곳을 헤쳐나갔다.
타야 할 비행기에 겨우 도착했다. 마치 큰 전쟁에서 승리한 여전사처럼 엄마의 두 어깨와 다리는 이 상황을 이겨냈음에 , 지정 좌석에 털썩 앉고 나서야 엄마가 된다는 것이 기가 막힌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에, 스스로를 안쓰러운 눈길로 지켜보았다.
여기 앉기 까지, 우리 엄마를 얼마나 불렀는지 모른다.
'엄마! 엄마! 와~ 나 갈 수 있겠지! 엄마! 다 왔어. 엄마! 비행기 탄다. 엄마!!!'
출장으로 서울에서 차로 먼저 내려간 남편은 집에 도착한 나에게 묻는다.
"괜찮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