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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쓰 Oct 09. 2024

사람을 판단한다는 말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안나 카레니나 188쪽>

과연 우리가 니콜라이 형에 대해 공정한 판단을 내렸던가? 혹은 지금이라도 그럴 수 있을까? 물론 누더기 같은 외투를 입고 술에 취한 형을 본 프로코피의 눈에는, 니콜라이 형이 멸시 멸시를 받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겠지. 그러나 나는 형의 다른 모습을 알아. 나는 형의 영혼을 알고, 내가 형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


사람을 판단한다는 말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말, 행동만으로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판단이라 하더라도,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요소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흘러나온 말은 짧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해석이 담겨 있기도 하다. 내가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또한 그 사람을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과정에서 부분을 전체로 간주하여 실수할 수 있다. 판단의 말이 자신에게서 흘러나올 때, 있는 그대로를 꺼내기 보다는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다. 듣는 사람의 반응에 따라 말의 덧붙임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사람을 단순한 평가로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존재인 사람을 공정하게 판단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반문이 생긴다.

수치로 드러난 것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 안쓰러운 일처럼 느껴진다. 그 사람의 복잡한 감정, 경험, 가치 등을 간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순간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노력만이 "인간다운 판단"이 이루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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