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구남친에게서 온 카톡은 절대 아니였고, 동생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종종 늦은 시간 나에게 카톡을 보내지만 시차가 1시간이라도 나에게는 한밤중이기 때문에 답장을 못할 때도 많다. 아침에 일어나서 왜그러냐고 대답을 하니 엄마랑 커플 버즈 케이스를 사려고 하는데 뭐가 예쁜지 봐달라고 하려했지만 이미 샀으니 필요없다고 했다.
엄마가 '버즈케이스'가 왜 필요한지 정말 궁금했다.
"엄마가 버즈 케이스가 왜 필요하지?"
"엄마가 갖고싶다고해서 내가 사줬어"
사실 더 자세한 내용이 오고 갔지만 뭐 결론은 이것이다.
나는 왜 엄마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갖고싶어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편리함을 추구하고, 추세라면 소유하고 싶은것이 당연할 텐데 말이다.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 지금 소비와 트랜드를 이끄는 MZ세대가 언제가는 지겠지. 그리고 또 다른 세대가 올 것이다. 그러면 왕성한 소비활동과 마케팅, 넘치는 아이디어로 한 시대를 이끌었던 늙은 MZ세대들을 위한 또다른 시스템이나 소비마케팅은 따라오게 될까? 한 때 주름잡던 청춘을 보낸 4050세대들에게 맞는 버즈 케이스는 왜 뜨지 못할까?
대놓고 그것을 마케팅하지도 않는다.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주 소비계층이 아니기 때문에. 그럼 우리가 나이들면 우리에게 맞는 트랜디함은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걸까? 모두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등산복만 입은 MZ 세대가 되어버리고 마는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나의 10대 우상이었던 얼짱들도 아직은 여전히 얼짱이기 때문에.
그건 우리가 정말 나이가 들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니까.
하지만 괜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버즈를 갖고싶어했구나, 엄마에게 어울리는 버즈 케이스는 어디에 있을까 내심 엄마는 또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