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지막 질문: 내 생각은 나의 것인가?

천 자의 생각 20

by 최형주

당신의 종교는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 질문에, 절반의 한국인들은 자신이 무교라고 대답한다. 특히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무교의 비율은 올라가는데, 18-29세의 경우 70% 수준으로 아주 높다. 1 이러한 설문조사에서, 혹은 일상에서 ‘종교’라고 말할 때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 예배나 기도 혹은 명상 등의 일정한 절차를 가진 의례, 교리가 기록된 경전, 그리고 그것들을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의미에서 종교. 그렇지만 이는 협소한 정의로서의 종교다.


만약 당신이 인도나 네팔 등지에 방문했을 때 누군가가 당신의 종교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한다면, 무교라고 대답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종교란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즉 삶을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더 넓은 정의로서의 종교다. 그렇기에 나는 종교가 없다,라는 말은, 나는 규칙 없이 개와 돼지처럼 본능에만 이끌려 살아간다,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생각해 보자. 당신의 종교는 무엇입니까?


한국인의 종교는 유교다. 한국인은 유교적 질서를 내면화한 채 살아간다. 앞선 질문에서 무교라도 답변한 사람들도 유교적 무교인이며, 기독교나 불교라 대답한 사람들도 (한국식) 유교적 기독교인 혹은 불교인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결혼, 가족, 가문에 대한 것이다. 기독교 문화권과의 인식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정리해 표로 한 번 만들어 보았다. 2~6

한국과 유사하게 유교 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녀가 없다면 가족으로 보지 않는다는 비율이 6-70% 수준이다. 또한 동성 부부와 자녀가 가족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과반의 부정, 입양한 아이가 가족인지에 대해서 30% 수준의 부정을 나타낸다. ‘자녀가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매우 그렇다라고 답하는 비중이, 한중일은 85~90% 이지만 그 외 국가에서는 60-70% 수준이라는 다른 설문조사도 존재한다. 7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최형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과학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바이오 공정 연구를 합니다. 삶을 천천히 되새기기 위해 글을 씁니다. 책, 일상, 때로는 복잡하고 불편한 생각들까지도 써 봅니다.

6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