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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형주 Mar 12. 2022

엔드오브타임 - 과학이 알아낸 우주의 모든 것에 대하여

브라이언 그린

총평: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행성과 항성, 태양계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생명체의 탄생과 예술, 언어, 종교의 출현, 그리고 종국에 우주가 어떻게 종말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즉, 우주의 탄생부터 종말까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이론을 총망라하여 설명해준다. 한 책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이 10의 100제곱 넓어질 것이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인간은, 지구는, 이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언제 어떻게 종말을 맞이할까. 사람들은 언제나 이러한 것들을 궁금해하고 알기 위해 노력해왔다. 과거의 인간들은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세상을 탐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종교나 신화에게 진리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몇백 년 전까지는 지구 이외에 대해 아는 것조차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모두들 ‘천상의 일에 대해서는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하며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 후 수백 년이 지나고 기술의 발전, 과학적 방법론의 탄생, 천재의 발견 등 수많은 변화로 인해 지금은 어느 정도 우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모든 것들을 잘 다듬어 멋들어진 코스 요리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 년 전, 공간이 맹렬하게 팽창하기 시작했을 때 균일한 인플라톤장으로 채워져 있던 미세 영역에서 에너지가 분해되어 밀어내는 중력이 작동을 멈췄고, 그 일대의 공간이 입자로 채워지면서 가장 단순한 원자핵이 합성되기 시작했다. 그 후 양자 요동에 의해 이 영역의 밀도가 주변보다 조금 높아졌고, 입자들이 강한 중력에 이끌려 서서히 한 곳으로 뭉치면서 별, 행성, 위성 등 다양한 천체들이 탄생했다. 별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핵융합 반응과 (드물긴 하지만) 별들 사이의 충돌을 통해 무거운 원자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한창 형성되고 있는 (적어도 한 개 이상의 ) 행성에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행성에 안착한 원소들은 분자 진화론에 입각하여 점점 더 복잡한 분자로 진화하다가 마침내 자기 복제가 가능한 분자가 탄생했고, 무작위로 일어난 변이가 복제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갔다. 이들 중에는 정보와 에너지를 추출하고, 저장하고, 전파할 수 있는 분자 (원시 생명체)가 있었는데, 오랜 진화를 거치면서 구조가 점차 정교해지다가 드디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생명체가 등장했다.
 이 모든 여정은 입자와 장, 물리 법칙, 그리고 초기 조건이라는 네 개의 단어로 요약된다.
- <엔드오브타임>, P443-444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


1장. 영원함의 매력 -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너머

2장. 시간의 언어 - 과거와 미래, 그리고 변화

3장. 기원과 엔트로피 - 창조에서 구조체로

4장. 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

5장. 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

6장. 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

7장. 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神聖)으로

8장. 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9장. 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

10장. 시간의 황혼 - 양자, 개연성, 그리고 영원

11장. 존재의 고귀함 - 마음, 물질, 그리고 의미

1-4장에서는 우주와 행성, 항성, 태양계, 지구, 생명체의 탄생에 대해서 다룬다. 5-8장에서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생명체 - 인간 - 에 대해서, 그들의 업적 - 언어, 예술, 종교 등 - 에 대해서 다룬다. 9-10장에서는 예상되는 우주의 종말, ‘엔드오브타임’에 대해서 다루며 11장에서는 인간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이 다루는 많은 내용 중 인상 깊게 읽은 파트 두 부분에 대해서 말해보려 한다.

5장에서는 입자와 의식에 대해서 말한다. 이 장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물질은 의식을 창출할 수 있는가?

2) 자율적인 의식은 두뇌와 몸을 구성하는 물질에 물리법칙이 적용된 결과에 불과한가?

우리는 자연의 기본 법칙을 실제로 볼 수 없기에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내 몸을 내 생각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전역학이나 양자역학 모두 결정론인지 확률론인지의 차이만 있을 뿐 자유의지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 인간은 물리법칙을 조금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9-10장에서는 우주의 종말에 대해서 다룬다.

우주는 언제 종말을 맞이할까. 우주의 종말은 무슨 의미일까? 빅뱅은 시간과 공간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과학적 이론과 설명으로 500페이지가 채워져 있는 책이 아니다. 과학책이지만 철학책 같기도 하고, 역사책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소위 ‘힐링’ 서적 같기도 하다. 5-8장에서 인류의 산물에 대해 다루는 것처럼 인문학적인 이야기도 다수 들어 있다. 과학적 지식 또한 친절하게 많은 비유와 예시를 통해 간략화해서 설명한다. 만약 과학에 대해 잘 몰라 이 책을 읽는 것이 꺼려진다고 해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1년이 걸려도 좋다. 세상이 10의 100제곱 정도 넓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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