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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형주 Mar 21. 2022

데미안 -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

헤르만 헤세

(Title: Geopoliticus Child Watching the Birth of the New Man' (Salvador Dalí, 1943))


총평: 난해하고 구체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출판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오며 많이 읽히고 사랑받은 이유는 그러한 표현으로 밖에 묘사할 수 없는 젊은 시절의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라는 주제가 보편적인 수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단 한 가지만 나는 할 수 없었다. 내 앞에 어둡게 숨겨진 목표를 끌어내어 내 앞 어딘가에 그려내는 일, 교수나 판사, 의사나 예술가가 될 것이며, 그러자면 얼마나 걸리고, 그것이 어떤 장점을 가질 것인지 정확하게 아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려내는 일, 그것을 할 수 없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문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문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아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이 책 작가인 헤르만 헤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두 전쟁을 모두 겪었다. 그리고 그 시대를 거치며 많은 책들을 써냈다.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데미안>, 그리고 <유리알 유희>까지. 이 책들은 헤르만 헤세가 다른 나이에, 다른 상황과 다른 시대에서 저술한 책들이지만 주제는 같다.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라는 주제. 같은 주제인 만큼 헤르만 헤세의 책들은 서로서로 어딘가 닮아있다. 전혀 다른 책들이라기보다, 한 가지 책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처럼.

이 책 <데미안>은 1919년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1차 대전을 겪은 독일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청년 운동의 성경’이라고 불렸다. 청년이 주인공이며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점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큰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된다. 성경 속의 상징들이 다수 나오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 묘사에 치중하여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사랑한 이유는 그러한 표현으로 밖에 묘사할 수 없는 젊은 시절의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라는 주제가 보편적인 수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어떤 책이 인생 책이 되기 위해서 책의 모든 페이지와 특징이 독자와  맞아야  필요는 없다.   소절,   줄의 문장이  심금을 울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마치 여행지의  음식점으로 인해  여행지가 기억에 남고 사랑스러워지는 것처럼. <데미안> 많은 은유와 숨겨진 요소들에 대해 샅샅이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천천히 읽으며 나에게 와닿는 문장과 구절을 찾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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