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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이와 받는 이의 마음

_ 감정의 간극을 헤아리는 것에서 시작되는 진심

by 형준

비단 선물이나 물건뿐만 아니라 가볍게 건네는 말 한마디, 문자 한 통에도 보내는 이와 받는 이가 존재한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간극을 보내는 이는 때로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좋은 의도, 악의적인 의도와 별개로 의미는 포장되거나 변질되기 마련이다.


주로 보내는 이에 속해왔던 나는 그걸 몰랐다.


감정 표현에 거리낌이 없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위한다는 이유로 표현해 왔던 나만의 방식으로 포장된 사랑과 관심.

마음속에 떠오르는 현재의 감정과 생각만으로 보내는 문자와 선물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이기심이 동반되어 전달된다. 대뜸 다가온 상대방의 방법으로 둘러싸인 이름 모를 감정의 복합체를 바라보는 받는 이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본인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 한 상대방이 괜스레 미웠겠다. 때로는 짜증도 났겠다.


우연찮은 계기로 되돌아본 나만의 표현방식.

카톡 대화 내용들과 선물내역을 올려보고, 평상시 대화방식을 생각해 보고,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28살이 된 나와 20살의 나는 많이 달라졌음에도, 어른스러워지기 위해 생각 없이 행동하지 않고 말을 내뱉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깨닫는다.


진심이란 무엇일까 생각에 잠겨본다.


보내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가 기분 좋게 경험할 대화와 기억들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해 본다.


감정의 간극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함을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포장된 나만의 표현을 한 번 더 열어 확인하는 번거로움 정도는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다짐하며 오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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