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감에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요즘 즐겨 찾는 곳은 집 앞의 자연 생태 공원이다. 주택가를 지나 도로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새로 만들어진 계단 위에서 넓은 공원을 바라본다. 오늘은 나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봐도 어느새 봄물이 드는 게 느껴진다. 조금만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달라스의 너른 하늘과 맞닿은 고요한 호수가 나를 반긴다.
호숫가엔 하얀 새 한 마리가 앚아 있기도 하고, 때론 회색옷을 두른 새가 각기 외롭게 앉아 있는 게 보일 때도 있다. 오늘은 하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다가 내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후두둑 날아가 버린다. 부지런히 걸어서 들판길을 지나 동네 초입으로 들어서려다가 새로 생긴 어린이 공원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어제 저녁, 그곳에서 마주한 노을은 차마 말로 다할 수 없는 신비였다. 나지막한 주택가의 지붕들과 그 위로 가지를 뻗은 나무들이 노을빛에 젖어 검은 실루엣으로 변해갈 때, 하늘은 가장 화려한 붉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 강렬한 붉은 기운이 공원의 호수 위로 툭, 하고 떨어져 내리는데, 수면은 이내 거대한 거울이 되어 하늘의 함성을 그대로 받아냈다.
하늘의 노을과 호수의 노을이 서로 몸을 섞으며 잇닿는 그 풍경 앞에서 나는 그만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흔들었을까. 단순히 아름다워서만은 아니었을 게다. 지붕 위에 머물던 하루의 고단함이 저 붉은 빛에 씻겨 내려가는 듯해서, 혹은 쉬이 떠나지 못하고 지평선 끝에 매달린 그 간절한 빛이 꼭 내 마음 같아서였을지도 모른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울컥 차오르는 감정에 발길을 돌리기가 못내 아쉬웠다.
"아, 저토록 찬란하게 저물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