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무한도전> "웨딩 싱어즈"의 마지막 이야기는 인생이 마냥 동화 같지는 않다는 것을,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기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가끔은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축복받고 행복해야만 할 또 다른 인생의 시작점이 누군가에게는 말 못 할 아픔이고, 슬픔이라는 또 다른 현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말 못 할 아픔들을 저마다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서로 만나기 힘든 한 커플,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서로를 위한 마음이 이루어낸 이야기 하나.
딸을 위해서 예식장을 만들어준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이야기 하나.
말 못 할 아픔을 가슴에 담고 또 다른 사랑을 축하하기 위해 혼주석에 홀로 앉아주는 언니의 이야기 하나.
결혼식 전 심하게 다친 아버지. 마냥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버지를 위한 딸의 배려. 그 마음이 담긴 이야기.
한 시간 반도 못 되는 시간으로 이들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었기에 깊은 속내까지 들여다볼 순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아픔의 이야기들. 차마 이 부족한 글로는 적어내기가 미안할 정도.
무한도전은 이들의 아픔을 담담히 그려내며 그들의 아픔에 사랑을 덧칠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인생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아픔을 드러내어 보여주기보다는 담담히 이야기하고 그 위에 행복한 일을 선물하는 것.
현실이 동화처럼 아름답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그 현실의 아픔에도 행복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고, 새로운 꿈을 하나쯤 갖고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픔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무한도전이 가진 힘이고, 어쩌면 서슬이 퍼런 칼처럼 매서운 이 세상에서 아직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온기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이들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일들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오래 그렇게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