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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희 Sep 16. 2015

당신이 그랬지.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 마법의 가을은 지나갔지

새벽 공기가 코끝이 내려앉아 냉기를 뿜어대던 날이었다.  문득 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때에 느껴지던 싸늘함이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시지 않는다.


"사랑하는데. 사랑해?"

"아니. 사랑하니까 사랑해."


처음이었다. 당신의 손끝은 차가웠고 그 손을 마주 잡을 때에 은은한 차가움이 미지근한 따뜻함으로 변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당신을 만나고야 알았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내딛는 발걸음이 위태로워 무심코 건네었던 내 손이 당신의 마음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것도.


내 사진기를 바라보며 자연스레 미소 짓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은 했지만 결국 그 미소를 보지 못할 거라는 건 알지 못했다. 그렇게 끝나야 했음을 알지 못하였다.


그날은 아침부터 먹먹한 하루였다.

괜스레 엄마와 자존심을 세우고 티격 댔고

물을 마시려다 손끝에서 미끄러진 컵은 허벅지와 발등. 발바닥을 휘감았다.


괜히 기분이 나빠 아침을 거르고 옷을 대충 걸쳐 입고 털레털레, 비척거리며 집을 나섰지.


첫 키스.  그리고 확인.

세상이 빙글 돌더니 나를 붙잡고 뒤흔들던 반향. 서로의 호흡. 언뜩보이던 당신의 속눈썹 끝자락. 그 미미한 떨림.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

어딜 돌아다녀도 올올히 새겨진 흔적들.


"사랑하고, 사랑해."

"사랑하는데 사랑하면 안돼."


"사랑하고, 사랑해"

"그럼. 사랑하니까 가서 사랑해."


어디서부터 잘못이었을까.

아니. 그 전에 나의 욕심이었나. 한낱 꿈과 같은 이야기인가. 내가 이기적이었나


어떻게든 사랑하기에.

사랑을 찾아 떠나라 나비처럼 날아가기를

내 향기를 잊지 말기를 바라며 바람에 실어 보내고


결국.

하나는 둘로. 둘은 셋으로.

그리고 결국 하나로


열병과도 같았던 가을은.

여름과는 달리 차가움만 남기고

낙엽처럼 바스러져갔다.



***

적당히 취했을무렵 끄적거리는 주절거림의 글.

알코올은 청소년의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내가 먹어봐서 알아요.


그리고 해쉬태그 (딸꾹)

#음주는궁상을싣고 #미스터그니쉬 #딸꾹 #막걸리먹고싶다 #노상이라도깔까 #하이트맥주맛쓰레기 #소주의첨가물이맥주를맛나게만들어요 #죄송합니다여러분 #이래뵈도아직멀쩡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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