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등대지기 Apr 26. 2024

[職四] 직장인이여 꿈을 꾸시라 II

직장인의 사계- 봄[내 삶을 끌어주는 10가지 모습]

    봄은 늘 차가움의 끝자락에 언제 왔는지 모르게 은근슬쩍 다가옵니다. 모든 생명이 생동하기 시작하고 봄비라도 올라치면 봄이 오는 소리가 온 세상을 뒤흔들지요. 그렇게 봄은 왔건만 내 마음의 봄은 늘 오지 않는 것이 직장인의 맘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사계절이 모두 혹독한 겨울처럼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제 몸은 이미 봄의 생명력과 여름의 뜨거운 볕과 가을의 청량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질 겁니다. 계절은 끊임없이 순환하건만 마음의 계절은 순환을 멈춰버리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를 오랜 시간 동안 찾으려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어 보기도 하다가 전편에서 말씀드렸던 세미나를 통해 저만의 봄을 맞았으니 여러 분도 꿈 한 번 품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그놈의 꿈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사전에서 찾았더니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옵니다.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제가 얘기하는 꿈은 2번의 꿈입니다. 그럼 제가 작년 6월경 2박 3일간의 산통을 겪고 출산한 '10년 내에 이루고 싶은 꿈 10가지'를, 10년 뒤로 미리 가서 이루었다 가정하고 정리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드디어 내 꿈의 사업인 Memento Mori 사업을 시작했다. 

 때로는 마음속 깊이, 때로는 노트 한 켠에 늘 자리 잡아 왔던 Memento Mori 사업에 대하여 정식 오픈을 진지하게 고민해 오다 드디어 사업화했다. 기존에 운영해 오던 정보 공유 형태의 사이트에 상업적 기능을 추가하였다. 자서전 대행만을 해 왔던 사이트에서 '죽음을 통해 삶을 재조명하는'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고, 삶의 성찰을 돕는 유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도착지를 앞에 두고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현재를 사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추가로 회사의 서비스 분야를 확장하려고 행복한 고민 중에 있다.

비전 : 나는 사람들이 미소를 머금고 홀가분하게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다. 

       CFO (Chief Final-Outing Officer)


2.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하여 작가에 데뷔했다. 

 근본도 없고 능력도 부족한 작가지만 누가 뭐래도 이제 브런치에서는 작가다.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뭔가 대견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글에 반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글을 쓰는데 힘은 들지만 정신력이 소진되기보다 오히려 고양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적긴 하지만 급여 외에도 소득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3년여간 열심히 직장생활과 작가로서의 생활을 병행했다. 드디어 내 이름으로 된 책도 한 권 출간했다. ‘직장인의 사계’라는 제목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느꼈던 애환과 깨달음을 4계절이라는 인생을 닮은 주기에 녹여냈다. 

비전 : 나는 나의 글을 통해 방황하는 직장인들에게 등대처럼 한 줄기 빛이 된다.


3. 아버지, 어머니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어린 시절 집을 떠나 오랜 시간 힘들게 고생만 하신 아버지의 역사를 내 손으로 기록했다. 아버지가 경험하신 소중한 내용들을 우리 가족들과 다른 누군가가 배울 수 있도록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이라는 책의 형태로 기록물을 남겼다. 내 사업의 한 축인 자서전 서비스의 최초 고객이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아버지 자서전 작업을 끝내고 나니 옆에서 질투의 눈빛을 보내는 이여사님이 맘에 걸려 어머니 자서전 ‘배움을 사랑하는 소녀’도 뒤늦게 완성했다. 아직까지도 소녀 같은 이여사님의 예쁜 사진을 표지로 만들어 드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이 작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느끼지 못할 분에 넘치는 행복을 느꼈다. 

늘 부모님께서는 다 주고도 미안해하셨고 작은 일에도 고맙다고 하셨다. 부모님과의 허락된 시간 동안 두 분을 자주 뵙고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부디 두 분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비전 : 나는 부모님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실 수 있도록

자주 그분들과의 추억에 함께한다.


4. 죽기 전에 처음으로 성대하게 죽었다. 첫 사전 장례식을 하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살아있는 동안 좋아하는 사람들과 치르는 나의 사전 장례식은 사람들 초대 준비만으로도 행복했고, 온 과정을 통해 뜨거운 감정이 솟아오름을 느꼈다. 따뜻한 여름날 바닷가 펜션에 모여 낮에는 테니스 치고 수영하며 같이 놀고 밤에는 춤을 곁들인  바비큐 파티를 했다. 조르바의 기괴한 춤처럼, 우리는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마구 흔들어 댔다. 마치 생명이 마지막 바스러져갈 때의 떨림인 양 혼신의 힘을 다해 정말 미친 듯이 그렇게 서로 전율하며 나의 죽음을 축하했다. 

바다, 테니스, 떨림, 내 삶을 닮은 영화를 곁들인 나의 첫 번째 장례식을 2박 3일간 성대하게 치렀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10년 후 두 번째 장례식은 어떻게 치를지 벌써부터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샘솟아 행복하다.

비전 : 나는 선물 받은 내 삶을 좋은 이들과 아낌없이 즐기다 돌아간다.


5. 직장에서 내 이름으로 된 프로젝트를 만들어 냈다.  

 회사를 떠나고 싶어서 찾았던 꿈벗 49기 모임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더 분발한 결과 경영개선 분야에서 나름 회사에서 인정을 받았다. 특히 ’23년에서 ’26년까지 진행한 사업부 손익개선 프로젝트에서는 그 계획의 치밀함과 거침없는 실행 속도로 인하여 지금까지도 그룹에 회자되는 하나의 성공스토리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함께한 팀원들이 고생한 스토리는 ‘두렵다고 관둘 수는 없다’라는 책으로 출간하여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비전 : 나는 조직에서 내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늘 기대 이상으로 봉사한다. 


6. 2030년에 드디어 현금자산이 100억 원이 되었다.

 내가 늘 소망하던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다. 인세, 사업소득, 직장소득까지 꾸준히 모았더니 내가 목표한 액수를 목표한 시간에 달성하게 되었다. 이제 직장생활을 더 하기에는 나 자신의 일이 너무 많고 바쁘다.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시시가 왔다. 와이프에게 30년 치 월급으로 30억 원을 일시불로 주고는 잔액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궁극적인 꿈,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일', '세상을 밝히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등대' 재단을 만들어 '나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내가 그랬듯, 현실에 치이고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꿈벗 동기분들께 열정페이를 부탁드리면 좀 더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으리라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비전 : 나는 내게 잠시 머물다 가는 돈을 향기 나는 돈으로 변환시켜 세상에 다시 보낸다.


7. 그동안 고생한 나 자신에 대한 선물로 한 달간의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신 지인들과 가족들을 모시고 천천히 항해하는 커다란 배에 몸을 실은 채로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다. 아침에 명상하고 모닝 테니스 치고, 남는 시간에는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을 갖고 나서는 수영장에서 몸과 마음을 녹이곤 했다. 저녁이면 지인들과 파티를 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별을 보며 소곤소곤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때로는 혼자 고요하게 새까만 밤바다를 보며 영감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다에 떠 있어서 그런지 아이디어가 마구 솟아올라 손이 아플 정도로 노트에 써 내려간다. 신이 내 몸을 빌려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 내셨다. 직장 생활할 때는 느낄 수 없는 이 상쾌한 머리의 회전은 내게 언제나 잠재된 능력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내 몸 어디에서 도대체 이렇게 많은 아이디어와 기운이 샘솟아 나는지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비전 : 좋아하는 이들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 아니더냐!

      나는 좋아하는 이들을, 좋아하는 곳을, 좋아하는 일을 자주 접한다.

 

8. 자서전 '쉽지는 않았지만 늘 앞으로 나아간'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내가 살아온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그간 만난 좋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서전을 썼다. 이 자서전에서 한 번은 꼭 이야기로 풀고 싶었던 가슴속 깊은 곳의 응어리들을 모두 지면 위에 거침없이 쏟아 냈다. 특히 내가 살아오면서 실수했던 분들에게는 아직 못다 한 사과를 책이라는 형태를 빌어서 전했다.

이제 지구 별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내가 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숙제를 또 하나 해치웠다. 속이 후련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숙제를 마치다 보면 언젠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좋은 향을 풍기며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미소가 떠오른다. 

비전 : 내 미천한 기록도 바로 한 발 뒤의 이에게는 한 줄기 도움의 빛이 될 수 있나니.

      나는 내 삶을 기록하고 성찰하고 정리하여 세상에 공유한다. 

 

9. 아내와 둘만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신혼여행 이후로 항상 누군가와 같이 여행을 다녔는데 벼르고 벼르다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가까운 곳으로 가려했으나 아내가 늘 가고 싶어 했던 ‘캐나다’로 다녀왔다. 비록 일주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 간의 깊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애환을 이해할 수 있는  민족대동단결의 위대한 장면으로 기록되었다. 늘 성향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표현의 방식이나 온도, 색감이 다소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인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음에 놀랐다. 역시 사람은 노력하기 나름이다. 이번 시간을 통해 좀 더 깊은 동지애를 느끼게 되었다. 내 지구별 소풍동무인 아내가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늘 건강했으면 좋겠다. 꼭 먼 곳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둘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비전 : 나는 내 지구별 동무인 아내와의 정기적 소풍을 통해 지구 평화를 지킨다. 

 

10. 그리스 산토리니섬 '레드비치(Red Beach)'에서 온몸으로 태양을 받아냈다.

 붉은 화산암 절벽의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누드비치인 ‘레드비치’에 다녀왔다. 뜨거운 백사장과 작렬하는 태양 아래 태어났던 모습 그대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 몸으로 내 속의 모든 잡스러운 것들을 다 태워 버린다는 마음으로 온몸을 맡겼다. 낡은 배속 장기와 복잡한 머릿속, 마음속 그늘을 모두 끄집어내어 뜨거운 태양열로 지글지글 지졌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묻은 때를 모두 씻어내는 맘으로 바닷물에 해파리처럼 오랫동안 떠다녔다. 저녁에는 들큼한 독주로 뱃속까지 깔끔하게 소독을 끝내고 나니 무릉도원이 예 아니면 어디 있을 쏘냐. 잠자리에 들 때면 온몸에 남아있는 위대한 태양의 손자국과 창자를 훑고 가는 독주의 알싸한 발자국이 몸 전체를 영감으로 전율케 했다. 그동안 고생했다며 신은 그렇게 내 몸을 치유해 주셨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정신이 아득하고 온몸이 짜릿하다. 

비전 : 나는 신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가끔은 발가벗고 일광욕을 한다. 




  제가 10년 후로 가서 그려본 이미 이루었다고 가정하고 써본 10가지 꿈들입니다. 


  자 이제 저는 꿈을 실현시키러 떠나야 합니다. 10년 후에 10가지 모두를 이루려면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하루하루가 모이면 삶이 되듯,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며 맡은 바 소임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꿈은 저 멀리 있지 않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곁에 모습을 드러낼 거예요. 인간의 위대한 능력은 실존하지 않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 시스템과 종교 등 세상을 이루는 근간을 만들어 냈지요. 저도 제 꿈들을 믿습니다. 제 안의 위대한 능력이 꿈을 이루도록 자신을 채찍질해 줄 것이고 끌어줄 테니까요. 저는 그저 제 마음의 소리를 듣고 따르면 됩니다. 


  오늘도 꿈이 제게 자신에게 오라 하네요. 아스라이 보일 듯 말 듯 선명하진 않지만 그래도 멀리서나마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꿈이 어딘가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그러니 저와 같이 꿈을 꿔 보시지요. 어차피 공짜입니다. 꿈을 알아가는 과정에서의 성장은 덤이구요. 이미 이룬 꿈도 있네요. 이렇게 브런치에 작가로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자서전 관련된 부분도 올해 안에 착수하려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늘 제 곁에서 제가 엉뚱한 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앞으로 10년간의 제 삶의 바로미터가 바로 제 10대 풍광입니다.


  10년 후에는 다시 또 10년 안에 이룰 꿈을 다시 꾸어 볼 겁니다. 더 위대하고 더 '나'스러운 꿈들로 그 후의 10년을 채우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작가의 이전글 [職四] 직장인이여 꿈을 꾸시라 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