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산길에서 만난 거미에게 배우다

by 석운 김동찬

기다리는 마음


거미줄.jpg

기다리는 마음


설악산

흘림골 산길을 걸었다

오색약수까지 길은 멀기만 한데

비는 부슬부슬

안개는 자옥


큰비 만나기 전

빨리 가야 할 터인데

땅만 보고 걷다

고개 들어보니

허공을 가로지른 거미집


뭐 그리 급해

귓가에 들려오는

거미의 속삭임

비가 와도 안개가 껴도

난 기다리고 있지

언젠가는 날 찾아올

귀한 손님을


행여 거미줄 다칠까

조심스레

옆 걸음으로 지나가며

거미에게 배운

기다리는 마음


오색약수 남은 길이

한결 가벼웠다.


2014. 6월 아내와 같이 흘림골에서 오색약수까지 걸으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와 시인 바이런